[현장] 2위로 내려앉은 교촌, 이태원 '치맥바'로 반등 기대
[현장] 2위로 내려앉은 교촌, 이태원 '치맥바'로 반등 기대
  • 박소연 기자
  • 승인 2023.06.07 17:0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넥스트 교촌' 위한 플래그십 스토어 '교촌필방' 출점
교촌 철학·현대적 감각 합친 특화매장…고객 스킨십 강화
교촌필방 출입구.[사진=박소연 기자]
교촌필방 출입구.[사진=박소연 기자]

치킨 프랜차이즈 업계 2위 교촌치킨이 ‘프리미엄’ 콘셉트의 특화 매장·신메뉴로 리브랜딩에 나선다. 경쟁이 치열한 국내 치킨시장에서 신(新)성장동력을 확보하고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시도로 풀이된다.

교촌치킨은 오는 8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에 ‘스피크이지(Speakeasy) 치맥 바’ 스타일의 플래그십 스토어 ‘교촌필방’을 오픈한다. 스피크이지는 숨겨진 공간이라는 뜻이다.

교촌필방은 교촌의 조리법인 붓질을 모티브로 한 120평 규모의 단층 매장이다. 필방은 붓을 만들어 파는 가게로 예술활동의 바탕이 되는 좋은 재료를 발굴하고 연구하던 공간이다.

공식 오픈에 앞서 7일 진행된 언론 초청 행사에서 진상범 교촌에프앤비 특수사업본부장은 “좋은 재료로 만든 소스를 정성이 깃든 붓질로 도포해 고유한 맛을 완성하는 교촌과 필방의 의미가 일맥상통한다”며 “교촌필방은 정직한 재료를 바탕으로 새로운 식문화를 제안하겠다는 창업주 권원강 회장의 경영철학과 교촌의 포부가 담긴 공간”이라고 설명했다.

교촌필방은 서울 핵심 상권이자 2030세대 고객과 외국인 관광객 유입이 기대되는 이태원에 터를 잡았다. 직접 가보니 일반적인 매장과 달리 출입구가 한눈에 들어오는 형태가 아니었다. ‘스피크이지’ 콘셉트에 맞게 간판도 없다. 커다란 벽처럼 생긴 입구 옆에 달린 붓을 당기면 문이 열린다. 이 붓은 무형문화재 박경수 명장의 작품이다.

내부로 들어가면 양옆으로 붓·한지 등 전통 소품이 진열된 벽이 있다. 중앙을 기준으로 왼쪽은 치맥(치킨+맥주) 공간, 오른쪽은 체험 공간이다.

매장은 △무형문화재 필장이 만든 붓 △옻칠 공예 작가가 직접 옻칠로 마감한 한지 벽 △폐비닐·폐트병을 재활용한 조명 △꿀·간장·마늘·오향 등 교촌의 주요 소스 재료를 담은 선반 디스플레이 △교촌 수제맥주 브랜드 문베어브루잉의 맥주병을 재활용한 미디어월 △크리에이터 라운지 ‘DJ 존(zone)’ △치마카세(특수부위+오마카세) 존 등으로 구성됐다.

DJ존과 맥주병을 재활용한 미디어월.[사진=박소연 기자]
DJ존과 맥주병을 재활용한 미디어월.[사진=박소연 기자]
매장 내부 인테리어.[사진=박소연]
매장 내부 인테리어.[사진=박소연]

외관부터 내부까지 치킨과 맥주를 판매하는 일반적인 음식점이 아닌 전시 공간이라는 느낌이 강했다. 특히 이색적인 분위기가 강한 이태원에서 붓·한지 등 전통적인 요소를 현대적 감각으로 풀어낸 인테리어가 두드러졌다.

교촌필방에서는 치킨 7종, 사이드 6종, 수제맥주 6종을 판매한다. 모두 교촌필방에서만 맛볼 수 있는 메뉴다.

이날 맛본 메뉴는 △수제맥주로 마리네이드한 ‘필방 스페셜 치킨’ △닭가슴살·채소·캐슈넛을 활용한 사천식 닭 볶음요리 ‘필방 궁보치킨’ △허브와 타바스코가 조화를 이루는 치킨윙 ‘본초치킨’ △그릴로 구운 가래떡에 특제 소스를 활용한 ‘꾸븐 떡볶이’ △수제 닭고기와 새우 소로 속을 채운 ‘필방 고추튀김’과 ‘닭근위 튀김’ 등이다.

교촌필방 메뉴들.[사진=박소연 기자]
교촌필방 메뉴들.[사진=박소연 기자]

필방 스페셜 치킨은 오징어 먹물과 홉을 반죽에 넣어 검은색을 띈다. 맛은 평범한 후라이드 치킨이었다. 필방 궁보치킨은 모든 재료가 작은 조각으로 손질돼 먹기 편했다. 사천식이라고 했지만 매운맛은 적고 짭짤한 맛이 훨씬 돋보였다. 본초치킨은 허브 향과 시큼한 타바스코 맛이 어우러져 독특했다. 

또한 꾸븐 떡볶이는 가래떡을 그릴에 구워 향은 구수했지만 맛에서는 약간 씁쓸함이 느껴졌다. 소스는 매콤하고 달달한 대중적인 맛이었다. 필방 고추튀김은 닭과 새우로 속을 채웠지만 느끼하지 않고 담백했다. 간도 짜지 않고 적당해 개인적으로 가장 입에 맞았다.

진상범 본부장은 “교촌필방은 새로운 치킨 문화를 선도할 교촌의 넥스트 스텝(Next Step)이자 심혈을 기울여 선보이는 신개념 플래그십 스토어”라며 “교촌필방을 통해 교촌의 철학과 새로운 식문화 경험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교촌필방이 플래그십 스토어를 첫 출점한 교촌의 1위 탈환에 힘을 실어줄 수 있을지 주목된다. 교촌치킨은 지난해 부진한 실적으로 2014년부터 지켜온 1위 자리를 bhc에게 뺏겼다. 교촌에프앤비는 지난해 매출 4989억원을 기록하며 전년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지만 영업이익은 29억원으로 90퍼센트(%) 급감했다.

한편 굽네치킨도 이달 중 서울 홍대입구역 인근에 플래그십 스토어 ‘굽네 플레이타운’을 오픈한다. 이곳은 치킨, 피자, 디저트 등을 판매한다. 굽네치킨은 굽네 플레이타운을 테스트베드로 신메뉴와 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baksy@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