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직하고 균형감 있는 시선으로 청년 세대의 삶과 현실을 사려 깊게 그려온 소설가 김미월의 장 편소설 '여덟 번째 방' 개정판이 출간됐다.
6일 출판사 민음사에 따르면 ‘오늘의 작가 총서’ 시리즈로 출간된 '여덟 번째 방'은 지난 2010년 출간돼 2011년 신동엽문학상을 수상하며 “젊은 세대의 삶과 고뇌를 진중하게 탐구하면서도 절망에 사로잡 히지 않는 경쾌한 긍정의 세계관”을 그렸다는 평을 받았다.
이 작품은 한국 사회의 문제적 징후들을 예 리하게 감지해 현실감 있게 그려 내면서도 유머러스하고 친밀한 인물들을 통해 공감과 위로를 건네 온 김미월 작가의 강점과 매력이 가장 잘 드러나는 소설이다.
'여덟 번째 방'은 꿈을 찾기 위해 독립을 선언하고 집을 나온 스물다섯 살 복학생 청년 ‘영대’가 첫 자취방에 도착해 이삿짐을 정리하다, 전에 살던 사람이 남기고 간 여러 권의 노트를 발견하는 장면으로부터 시작된다.
노트는 이제 막 여덟 번째 방을 떠나는 서른 살 청년 ‘지영’이 처음 서울에 올라와 혼자 살게 됐던 스무 살 시절부터 거쳐 온 방들을 추억하며 쓴 글로 채워져 있다.
평생 꿈 없이 살아왔던 영대의 삶은 “나는 평범한 사람이다.”라는 첫 문장으로 시작되는 이 소설을 읽는 순간으로부터 새로운 국면을 마주한다.
지영의 이야기를 통해 자신의 과거를 돌아보고 현재를 회피하지 않으며 진짜 삶을 고민하기 시작한 것이다. 그렇게 영대와 지영은 오직 읽고 쓰는 행위만으로 한 번도 만난 적 없는 서로에게 든든한 편이 된다.
작가가 되고 싶은 지영에게 영대는 최초의 독자가, 미래가 막막한 영대에게 지영은 깊은 속내를 털어놓을 친구가 돼준다.
'여덟 번째 방'은 이들이 지나온 시간과 그 시간에 켜켜이 쌓인 이야기들로 마침내 우리 각자의 ‘여 덟 번째 방’을 돌아보게 한다. 특히 다른 어떤 이 야기보다도 읽는 사람으로 하여금 “바로 내 이야기”라고 말하게 만드는 특별한 힘이 있다.
나의 삶 을 돌아보고 ‘내 이야기’를 꺼낼 용기를 갖게 하는 힘. 우리의 평범함을 더 자주 이야기하게, 소중히 여기게 만드는 이 마법 같은 힘은 십수 년의 시간을 건너 다시 우리 앞에 도착한 '여덟 번째 방'이 건네는 따뜻한 응원이다.
[신아일보] 권나연 기자
kny0621@shinailbo.co.kr
저작권자 © 신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