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부 'MZ보드'·LX공사 '밀레니얼보드'·코레일 '주니어보드' 운영
젊은 직원-기관장 간담회선 '업무 비효율' 등 가감 없이 꼬집기도

조금은 딱딱하고 보수적일 것 같은 국토·교통 분야 공공 영역에서 '청년 직원 목소리 듣기'가 활발하다. 기존 문화와 방식을 강요하는 대신 적극적인 세대 간 소통으로 더 나은 방법을 찾으려는 움직임이다. 국토부와 국토부 산하 기관들은 새로운 아이디어와 도전적인 발상이 현실에서 꽃 피울 수 있도록 사내 청년 조직을 다양한 형태로 운영 중이다. 젊은 직원들과 기관장이 만나는 자리에선 기존 업무 수행 방식의 비효율을 꼬집는 날카로운 질문과 건의가 쏟아져 나오기도 한다.
6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원희룡 국토부 장관은 국토·교통 분야 공공기관 젊은 직원들의 고민과 애로사항을 듣고자 지난 5일 정부세청사에서 '산하 공공기관 청년 직원 소통미팅'을 열었다.
국가철도공단과 국토교통과학기술진흥원, 대한건설기계안전관리원 등 9개 공공기관이 운영 중인 청년조직에 속한 직원 총 18명이 원희룡 장관을 만나 업무환경 개선 등 건의 사항을 전했다.
청년 참석자들은 "공공기관에서 일하는 청년들의 희망과 자부심을 실현하기 위해 직원 개인의 열정을 이끌어낼 수 있도록 인센티브 제도 강화 등 업무환경이 개선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런 의견에 원 장관은 "청년 의견이 반영된 조직문화 개선을 통해 국토부 산하 기관 청년 직원들이 보람과 자신감을 가지고 일하는 '청년이 일하고 싶은 기관'으로 정착되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국토·교통 분야 공공기관들은 국토부를 중심으로 다양한 사내 청년 조직을 운영하고 있다. 젊은 직원들에게 기존 기관 문화와 업무 수 방식을 강요하기보다는 적극적인 소통을 통해 기관에 대한 이해를 돕는다는 취지다. 청년층이 가진 새로운 생각과 문화가 조직 안에서 긍정적으로 작용토록 한다는 목적도 있다.
국토부는 원희룡 장관 취임 후 작년 6월 말 'MZ(밀레니얼·Z)보드' 1기를 출범했다. 입사 1~3년 차 20·30대 직원들로 구성된 MZ보드는 정책 개선사항을 발굴하고 신규 정책을 제안한다. 조직 문화 혁신 활동에도 참여한다.
MZ보드는 출범 후 원 장관과 첫 만남에서 불필요한 보고서 축소와 퇴근 후 업무 연락 최소화, 도전할 권리 보장 등을 조직 혁신 과제로 제시했다. 정책적 개선이 필요한 문제로는 전세 사기와 층간소음, 불투명한 관리비 등을 언급했다.

국토 측량을 담당하는 한국국토정보공사(LX공사)는 젊은 직원들의 아이디어를 발굴하고 현장 목소리를 경영 전반에 반영하고자 2021년 1월 '밀레니얼보드'를 출범했다. 근무 기간 2년 이상이면서 만 35세 이하인 직원들이 모인 밀레니얼보드는 토론을 통해 아이디어를 도출하고 조직 선후배 간 소통이 원활하도록 돕는다.
밀레니얼보드 출범 당시 김정렬 LX공사 사장은 "조직문화의 혁신을 위해 우수인재 확보가 중요한 만큼 밀레니얼보드 활성화를 위해 아낌없이 지원하겠다"며 "여기서 제기된 혁신 아이디어와 목소리를 경영 전반에 잘 반영해 공사가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도록 힘과 지혜를 모아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철도공사(코레일)에는 2007년 시작해 올해로 16기를 맞은 청년 집단이 있다. 현재 전국 MZ세대 직원 340여 명이 참여하고 있는 '주니어보드'는 현장과 경영진을 잇는 소통 창구다. 지난달 3일 주니어보드 구성원 18명과 고준영 코레일 사장직무대행이 함께 한 간담회에선 현장 안전과 청렴문화, 인사제도 관련 얘기가 오갔다. 청년 직원들은 공공기관 혁신과 코레일이 처한 상황에 관한 민감한 질문도 쏟아냈다.
고준영 사장직무대행은 "직원들의 소소한 일상부터 심도 있는 경영 현안까지 함께 고민하게 된 뜻깊은 자리였다"며 "딱딱한 조직문화를 혁신하기 위해 젊은 직원의 참신한 목소리에 귀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이 밖에도 여러 국토부 산하 기관들이 '한국교통안전공단 혁신주니어보드'와 '국가철도공단 청춘이사회', '주택도시보증공사 청년이사회', '국토안전관리원 청렴주니어보드' 등 다양한 이름으로 청년 직원 소통 창구를 운영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