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 지난해 104곳 사명 변경했다…30% '이미지 제고'
기업들, 지난해 104곳 사명 변경했다…30% '이미지 제고'
  • 장민제 기자
  • 승인 2023.06.07 0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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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환경·디지털 전환시대 맞아 간판변경…새로운 목표·비전 제시
중후장대서 사명변경 빈번…삼성·SK, 로고변화로 브랜드가치↑
국내 기업들이 이미지 쇄신과 새로운 목표를 위해 사명변경을 시도하고 있다. 사진은 기사와 관련없음.[이미지=아이클릭아트]
국내 기업들이 이미지 쇄신과 새로운 목표를 위해 사명변경을 시도하고 있다. 사진은 기사와 관련없음.[이미지=아이클릭아트]

국내 기업들이 최근 새로운 비전을 담은 간판으로 이미지 변신을 꾀하고 있다. 글로벌 트렌드와 경영환경 변화에 발맞춘 조치로 시대상에 맞게 사명과 로고 변경에 나섰다.

6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2022년 상호를 변경한 상장사는 총 104개사로 집계됐다. 전년대비 소폭 감소한 수치지만 최근 5년 중에선 두 번째로 많다.

사명은 쉽게 바꾸기 힘든 요소지만 기업들이 신기술과 트렌드, 사회의 변화에 발맞춰 사업구조를 재편하고 이미지 변신, 브랜드 가치를 높이려는 의도로 분석된다.

실제 상호변경 사유로 ‘회사 이미지 제고’가 29.9%(41개사)로 가장 많았고 ‘경영목적 및 전략 제고’가 27.7%(38개사)로 뒤를 이었다. 사명변경은 변화된 시장상황에 생존하기 위한 전략인 셈이다. 그 외 사명변경 사유는 ‘회사분할·합병’이 28개사(20.4%) △‘사업 다각화’ 28개사(20.4%) 순으로 나타났다.

사명변경은 비교적 규모가 작은 기업에서 빈번하게 이뤄진다. 지난해 유가증권시장(코스피)에선 21개사, 코스닥시장에서 83개사가 상호를 변경했다. 다만 대기업들도 기존 사명이 현재 시장상황과 맞지 않다면 새로운 간판으로 이미지 변신을 시도한다.

대표적으론 중후장대가 친환경, 디지털 전환 시대를 맞아 새 사명으로 간판을 바꿔달고 있다. 지난해 두산중공업은 ‘중공업’을 떼고 두산에너빌리티로 변신했다. 에너지(energy)와 가능성(ability)을 결합한 사명으로 친환경 사업에 도전하겠다는 의지가 담겼다. 포스코강판은 포스코스틸리온으로 사명 변경했다. 소비자에게 더욱 친숙하고 감성을 전달하는 따뜻한 철강재를 만들겠다는 비전이다. 최근 한화그룹은 인수를 마친 대우조선해양의 새 사명을 ‘한화오션’으로 확정했다.

그룹명을 바꾼 곳도 있었다. 현대중공업그룹은 출범 20년만인 지난해 말 HD현대로 그룹 명칭을 변경하고 새로운 기업이미지(CI)도 공개했다. 제조업 이미지에서 벗어나 친환경 미래선박과 해양모빌리티를 선도한다는 포부다.

기업들의 이 같은 이미지 변신은 사명뿐 아니라 로고 변경을 통해서도 추진된다. 특히 대기업 중 연혁이 긴 곳들은 일찌감치 글로벌 시장을 겨냥해 그룹명을 확정해놓고 브랜드 가치를 확장하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오랜 시간 사명에 쌓인 가치를 유지하면서 새로움을 주기 위함으로 삼성·SK 등이 대표적이다.

삼성은 1993년 고 이건희 회장의 신 경영선언 때 파란색의 오벌(타원형) 마크가 공개됐다. 이후 2015년부터 글로벌에서 ‘SAMSUNG’이라는 이름을 뚜렷하게 각인시키기 위해 ‘레터마크’만 사용 중이다. 올해 들어선 그동안 기업명을 숨겨왔던 일본에서 ‘SAMSUNG’을 전면에 내세워 눈길을 끌었다.

SK는 국제통화기금(IMF) 사태로 경영이 힘들던 1998년 그룹명칭을 ‘선경’에서 영문자 ‘SK’로 변경했다. 최태원 회장은 2003년 분식 회계 파문과 경영권 분쟁 등으로 고초를 겪은 뒤인 2005년 나비 형상의 ‘행복날개’를 심볼로 공개했다. 최근엔 행복날개의 색상을 확대하며 친환경·ESG 경영에 의지를 담았다.

jangstag@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