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 1분기 시중은행의 수익성과 생산성은 큰 폭으로 개선됐다. 직원 1인당 생산성은 하나은행이 가장 높았고, 국민은행은 영업력에서 선두를 달렸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4대(KB국민·신한·하나·우리) 시중은행에서 직원 한 명이 벌어들인 평균 충당금적립전이익(이하 충전이익)은 9450만원이다. 전년 동기(7275만원) 대비 29.9%(2175만원) 늘었다.
충전이익은 영업이익에서 판매·관리비 등 지출비용을 차감한 뒤 대손충당금을 제외하기 전의 금액을 말한다. 일회성 요인 등을 제외하고 순수 영업을 통해 벌어들인 이익으로 은행의 순수영업능력을 살필 수 있다.
은행원 1인당 충전이익은 분기 중 총 충전이익을 전체 직원 수로 나눠 계산한 수치로, 대표적인 생산성 지표로 쓰인다. 생산성이 좋아졌다는 의미는 인력 대비 수익 구조를 효율적으로 운용했다는 의미다.
4대 은행의 1분기 충전이익은 총 5조2724억원으로 1년 전(4조1769억원)보다 26.2%(1조955억원) 증가했다.
이 기간 은행 임직원 수는 5만4732명에서 5만3878명으로 1.6%(854명) 줄었다. 직원이 줄어 인건비 등 나가는 비용은 감소한 반면 실적은 늘면서 생산성은 개선됐다.
은행별로 보면 생산성 수위는 하나은행이 차지했다. 1분기 은행원 1인당 충전이익이 1억1100만원으로 전년 동기(7000만원) 대비 58.6%(4100만원) 불어났다. 1년간 증가 폭도 4대 은행 중 가장 컸다.
신한은행의 직원 1인당 충전이익은 같은 기간 8200만원에서 9100만원으로 11%(900만원) 늘었다. 이어 국민은행(7100만원→8900만원, 25.4%↑), 우리은행(6800만원→8700만원, 27.9%↑) 순이었다.
수익성과 영업능력 지표인 충전이익만 놓고 보면 국민은행이 4대 은행 가운데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올해 1분기 충전이익은 1조5029억원으로 전년 동기(1조2038억원) 대비 24.9%(2991억원) 불어났다.
같은 기간 하나은행의 충전이익은 8783억원에서 1조3522억원으로 54%(4739억원) 급증했다. 벌어들인 충전이익 자체는 국민은행에 못 미쳤으나 성장세는 더욱 매서운 모습이다. 이어 신한은행(1조1370억원→1조2339억원, 8.5%↑), 우리은행(9578억원→1조1834억원, 23.6%↑)이 뒤따랐다.
금융권 관계자는 “지난해 지속한 금리상승 영향으로 수익성과 생산성이 개선된 것”이라며 “금리 상승기가 막바지인 만큼 큰 성장세를 더 기대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신아일보] 문룡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