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분양' 두 달째 감소…"시장 회복 신호는 아냐"
'미분양' 두 달째 감소…"시장 회복 신호는 아냐"
  • 남정호 기자
  • 승인 2023.05.31 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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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 경기 개선보다는 신규 공급 물량 급감 영향
'준공 후 미분양' 여전히 증가세…양극화도 뚜렷
경기도 광주시 아파트 단지(*기사 특정 내용과 무관). (사진=신아일보 DB)
경기도 광주시 아파트 단지(*기사 특정 내용과 무관). (사진=신아일보 DB)

올해 4월까지 전국 공동주택 신규 분양 물량이 작년 동기 대비 50% 넘게 줄면서 미분양 주택 수가 두 달 연속 감소했다. 전문가들은 수도권을 중심으로 분양 시장이 일부 회복한 모습을 보이지만 여전히 입지와 가격 등에 따른 양극화가 뚜렷하고 준공 후 미분양 증가세가 여전하다며 시장 회복을 예단하기는 시기상조라고 입을 모은다.

31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 4월 말 기준 전국 미분양 주택 수는 7만1365호로 전월 7만2104호 대비 1% 줄었다. 3월에 이어 두 달째 감소세다.

전국 미분양 주택은 지난 2월 7만5438호로 2012년 11월 7만6319호 기록 후 10년 2개월 만에 최다로 늘었다. 2021년 9월 역대 최소인 1만3842호까지 감소한 후 오름세로 돌아섰고 이후 1년 4개월 만에 5.4배 급증했다. 특히 작년 9월부터 올해 1월까지는 매달 전월 대비 10% 넘는 증가율을 보였다.

최근 미분양 감소세는 1년 전과 비교해 급격히 줄어든 분양 물량이 영향을 미쳤다. 올해 1~4월 전국 공동주택 분양 물량은 3만9231호로 작년 동기 7만8894호 대비 50.3% 급감했다. 분양 물량이 줄면서 미분양으로 넘어오는 물량 역시 줄었다는 게 전문가들 분석이다.

여경희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규제지역 해제와 청약시장 규제 완화 이후 서울과 수도권 일부 지역에서 회복세가 눈에 띄는 부분이 있지만 전국적으로 온기가 돌진 못하는 모습"이라며 "분양 물량 자체가 많이 줄었기 때문에 미분양도 감소하는 건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말했다.

반대로 분양 물량이 증가한 지역에서는 미분양이 함께 늘어나는 모습을 보였다. 올해 들어 4월까지 경기 지역 분양 물량은 1년 전과 비교해 167.5% 늘었는데 4월 미분양 역시 전월보다 17.1% 증가했다.

전문가들은 분양시장 양극화 심화와 준공 후 미분양 증가세 등이 여전한 상황에서 본격적인 분양 시장 회복까지는 더 시간이 필요하다고 봤다. 악성 미분양으로 보는 준공 후 미분양은 지난 4월 말 기준 8716호로 2021년 6월 9008호 기록 후 1년 10개월 만에 가장 많다.

전문가들은 분양 물량이 늘어나고 시장에서 늘어난 물량을 소화하는 모습이 나타나야 분양시장이 본격적으로 회복할 것으로 전망했다.

여경희 수석연구원은 "미분양 감소세로 청약시장이 회복되고 있다고 보기엔 시장 양극화 심화나 준공 후 미분양 증가세 등이 여전해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박지민 월용청약연구소 대표도 "단기적으로 분양시장 회복 사이클은 탄 것 같지만 기존 미분양 물량을 털어내려면 단지별 계약 조건이 바뀌어야 한다"며 "시간은 더 걸리겠지만 현존하는 미분양들도 좋은 조건으로 계약 조건이 바뀌면 상승 시그널과 함께 해소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south@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