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반도체 수출, 글로벌 모바일·서버 수요 영향 많이 받아...다변화 필요"
"韓 반도체 수출, 글로벌 모바일·서버 수요 영향 많이 받아...다변화 필요"
  • 배태호 기자
  • 승인 2023.05.29 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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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모리 반도체 비중 높고, 비메모리도 모바일 편중...변동성 커"
(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국내 반도체 수출은 모바일과 서버 수요에 가장 큰 영향을 받는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와 함께 우리나라 반도체 경기 변동성은 일본이나 대만 등 경쟁국보다 커 이를 줄이기 위해서는 수요처 다변화 등 변화가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29일 한국은행 동향분석팀이 낸  '우리나라 반도체 수요구조의 특징 및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반도체 수출금액(전년동월대비)은 작년 8월 감소로 돌아선 뒤 작년 4분기 -24.5%(전년동기대비), 올해 1분기 -39.2%, 4월 말 -40.5% 등 큰 폭의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다.

품목별로는 메모리 반도체가 비메모리보다 더 큰 폭으로 감소했고, 지역별로는 중국, 베트남, 미국 등 주요 수출국 대부분에서 감소폭이 큰 상황으로 조사됐다.

이런 상황에서 이번 보고서는 한국 반도체 최종수요 구조는 모바일 비중이 44.0%로 가장 높고, 데이터센터에 사용되는 서버 수요가 미치는 영향이 20.6%로 두 번째라고 밝혔다.

우선 비메모리 반도체의 경우 모바일용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 스마트폰 수요 변화에 큰 영향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비메모리의 경우 미국과 중국 수요가 중요한데, 특히 중국의 경우 국내 기업의 스마트폰 시장점유율은 낮지만, 중국 내 제조업체들의 생산 과정에서 국산 메모리 반도체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는 설명이다. 

또 메모리 반도체는  글로벌 반도체 수요 중심이 'PC→모바일→서버' 순으로 변화하면서 우리나라 메모리 반도체 수출은 데이터센터 투자에 큰 영향을 받는다고 분석했다.

이와 함께 보고서는 글로벌 서버 시장에서 소수의 미국 빅테크 기업의 점유율이 높아 이들 기업 업황과 투자 집행이 국내 반도체 수요에 큰 영향을 미친다고 부연했다.

이런 국내 반도체 수요구조와 수요여건에 따라 국내 반도체 경기는 중국 스마트폰 소비와 미국 데이터센터 투자 회복 여부에 주로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고서는 내다봤다.

다만, 미국의 경우 스마트폰 소비가 팬데믹 기간 중 크게 늘었지만, 지난해부터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고금리 영향으로 당분간 판매가 크게 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대신 팬데믹 기간 중 과잉투자와 일상 회복에 따른 대면 소비 확대 등으로 단기적으로 위축된 미 데이터 센터 투자는 향후 경제의 디지털 전환, 인공지능(AI) 서비스 확대 등에 고성능 서버 중심으로 완만히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다.

반면 중국은 지난해 봉쇄조치 영향으로 스마트폰 소비가 상대적으로 부진했지만, 리오프닝(경제 재개) 이후 시차를 두고 점차 회복하면서 국내 반도체 경기의 부진 완화 요인이 될 것에 무게를 뒀다.  

한편 우리나라 반도체 경기 변동성은 경쟁국인 일본이나 대만보다 큰 만큼 비메모리 분야의 경쟁력 강화와 수요처 다변화 등을 통해 이를 줄여야 한다고 보고서는 덧붙였다. 

이규환 한국은행 동향분석팀 과장은 "국내 반도체 경기 변동성은 메모리 반도체 비중이 높은 데다 비메모리 반도체의 경우에도 모바일 의존도가 커 여타 국가보다 큰 것으로 판단된다"며 "일본이나 대만은 모바일 외에도 가전과 자동차 등에서 글로벌 비메모리 반도체 수요 비중이 커 변동성이 (한국보다) 작다"고 설명했다.

이에 보고서는 향후 상대적으로 가격 변동성이 작은 비메모리 분야의 경쟁력을 높이고, 성숙기에 접어든 모바일, 수요과점의 위험성이 높은 서버 중심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규환 과장은 "자동차, AI 등으로 수요처를 다변화함으로써 반도체 경기 진폭을 줄일 필요가 있고, 또 국내 반도체 수요의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미국과 중국간 갈등이 심화되고 있어, 이에 따른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한 정책적 대응도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bth77@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