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기업 우선 '지방 균형발전' 기여…지자체 연계모델 운영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대표 CSR(사회적책임) 활동 ‘중소기업 스마트공장 지원사업’이 3.0으로 진화한다. 삼성전자는 향후 3년 간 300억원을 투자해 600개 기업의 스마트공장 구축을 지원한다. 지역기업 우선지원 방식으로 지방 균형발전에 기여하고 지자체와 연계한 모델도 운영한다.
삼성전자는 24일 인공지능(AI)과 데이터 기술을 활용해 중소기업 제조 현장을 지능형 공장으로 고도화하는 ‘스마트공장 3.0 사업’을 본격 시작한다고 밝혔다.
삼성전자의 스마트공장 구축 사업은 중소기업들에게 제조 노하우와 성공 경험을 전수해 스마트공장으로 전환하고 경쟁력을 높일 수 있도록 돕는 사업이다. ‘같이 나누고 함께 성장하는 것이 세계 최고를 향한 길’이라는 이재용 회장의 ‘동행’ 철학에 따라 시작됐다.
삼성전자는 스마트공장 3.0을 통해 매년 100억원씩 3년간 총 300억원을 투자해 600개 중소기업에 스마트공장 구축·고도화를 지원한다.
삼성전자는 이미 삼성 스마트공장 사업에 참여해 기초적 데이터 기반 자동화 시스템을 갖춘 업체들을 대상으로 스마트공장 고도화를 추진한다. AI기술을 활용해 생산 데이터를 실시간 수집·분석, 현장의 문제점을 선제 대응하고 개선하는 '지능형 공장' 수준으로 새롭게 업그레이드한다.
‘지역 균형발전’도 스마트공장 3.0의 중요한 목표다. 이를 위해 삼성전자는 인구소멸 위험 지역에 있는 중소기업을 우선적으로 지원할 계획이다.
또 지역 중소기업의 생산성 향상과 매출 증가를 통해 지역 경제를 활성화하고 지역 인재의 취업 기회도 확대한다. 이를 통해 인구소멸의 위기에서 벗어나 지역이 다시 활기를 찾는 데 마중물 역할을 하겠다는 포부다. 아울러 전담 조직을 구성해 중소기업이 자체 역량으로 감당하기 어려운 지속가능경영(ESG) 강화도 돕는다. 안전한 작업환경 조성, 에너지 절감과 친환경 소재 활용을 통한 탄소배출 감소 등을 지원한다.
스마트공장 3.0에선 지자체와 스마트공장 지원을 받았던 수혜 기업까지 동참해 지역별 ‘자생적 지역 스마트공장 생태계’ 구축을 시도한다.
전라북도는 올해 도내 중소기업이 스마트공장 구축에 적극 참여할 수 있도록 지역 내 신청 기업이 자체 부담해야 할 비용을 일부 지원한다. 내년부터는 삼성 스마트공장과 별도로 전북형 스마트공장 프로젝트를 시작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이 사업은 더 많은 지역 기업이 스마트공장을 구축할 수 있도록 전북도가 자체 실시하는 사업이다.
삼성전자 스마트공장 사업에 참여했던 전라북도 소재 중소기업 대표들도 지역 스마트공장 사업에 힘을 보탠다. 이들은 지난 3월 자발적으로 모여 ‘민간 멘토단(삼성 스마트 CEO포럼)’을 출범시켰다. 멘토단은 스마트공장 사업성과를 홍보하고 성공 경험을 공유해 지역내 중소기업들이 스마트공장 사업에 참여하고 성공적으로 제조 현장을 개선할 수 있도록 도울 예정이다.
김관영 전북도지사는 “삼성의 상생형 스마트공장 구축 지원사업은 이미 성과가 입증됐다”며 “전북형 스마트공장 지원사업은 삼성의 상생형 지원사업을 통해 성과를 거둔 제조 중소기업이 스스로 혁신의 선두에 합류하고, 성장의 결실을 함께 나누는 사업”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지자체와 수혜 기업이 주도적으로 나서 스마트공장 생태계를 활성화하는 사례가 전국 다른 지자체에도 확산해 국토 균형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적극 협력할 계획이다.
◇ 삼성 대표 CSR ‘스마트공장’… 8년간 3000여개 중소기업 지원
삼성전자는 2015년 경북도내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스마트공장 사업을 시작해 2016년부터는 전국으로 확대했다. 지난해까지 8년간 스마트공장 사업을 통해 전국 중소기업 총 3000여곳에 스마트공장 구축을 지원했다.
삼성전자는 스마트공장 구축 지원 기업을 선정할 때 장애인 고용 기업, 여성 대표 기업, 사회적 기업을 우대해 사회 양극화 해소와 약자 배려에 노력하고 있다. 스마트공장 사업은 개별 기업의 성장은 물론 국가적 위기 극복에도 기여했다.
삼성전자는 코로나 19 확산으로 방역 물품 부족 현상이 빚어졌을 때 △마스크 △PCR 진단키트 △LDS 주사기 △자가진단키트 등을 제조하는 중소기업의 스마트공장 구축을 지원해 생산성을 비약적으로 끌어올리며 코로나 위기 극복에 힘을 보탰다.
이재용 회장은 취임 직후인 지난해 11월에 스마트공장 지원을 받은 부산광역시 도금기업 ‘동아플레이팅’을 찾아 “건강한 생태계를 조성해 상생의 선순환을 이뤄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9월 중소기업중앙회 연구 결과에 따르면 스마트공장 사업 지원을 받은 국내 중소기업들은 지원을 받지 않은 기업(동일 업종·규모 기준) 대비 2017~2020년 사이 평균적으로 매출은 23.7%, 고용은 26%, 연구개발(R&D) 투자는 36.8%만큼 각각 더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충남 아산에 위치한 비데 전문기업 '에이스라이프'는 코로나 때문에 전세계에서 화장지 대란이 발생하고 비데 수요가 급증하면서 스마트공장 사업의 지원을 받았다.
에이스라이프는 코로나 기간에 비데 수주물량이 월 3만2000대까지 치솟아 기존 생산능력(월 2만대)으로 감당하기 어렵게 되자 삼성의 도움을 받았다. 특정 라인에 지나치게 제품 생산이 몰렸던 불균형 공정을 개선하고 자동화 검사 시스템을 구축해 월 4만2000대로 생산능력을 끌어올렸다.
전남 여수에 있는 식품기업 ‘쿠키아’는 공장 설비 불량으로 연평균 1억5000만원 상당의 두부과자 폐기물이 발생하고 납기 지연으로 고객의 불만이 제기됐었다. 이에 스마트공장 지원을 통해 제조현장 데이터를 실시간 수집해 최적 온도에서 두부과자 제품을 만들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쿠키아의 연매출은 스마트공장 구축을 시작한 2016년 3억원에서 지난해 24억원으로 8배 성장했다. 같은 기간 임직원 수도 10명에서 25명으로 늘었고 기존 공장의 2배 크기 신공장도 지난해 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