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는 더디지만 진보'...여야, ‘盧14주기’ 봉하 집결
'역사는 더디지만 진보'...여야, ‘盧14주기’ 봉하 집결
  • 진현우 기자
  • 승인 2023.05.23 1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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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대통령 추모화환, 국회의장·국무총리 추도사…文 전 대통령 2년 연속 참석
이재명 “몸이 상처투성이가 되면서도 앞으로 나아갔던 그 결기 기억해야”
23일 오후 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에서 열린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4주기 추도식에서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오른쪽)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헌화하고 있다. 사진 가운데는 문재인 전 대통령. (사진=연합뉴스)
23일 오후 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에서 열린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4주기 추도식에서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오른쪽)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헌화하고 있다. 사진 가운데는 문재인 전 대통령. (사진=연합뉴스)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4주기인 23일 여야 정치권이 경남 봉하마을에 집결했다.

'역사는 더디다, 그러나 진보한다'라는 주제로 봉하마을 대통령 묘역 인근 생태문화공원에서 엄수된 14주기 추도식에는 권양숙 여사와 아들 노건호 씨 등 가족, 여야 지도부 등 전현직 정치인이 대거 참석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진복 정무수석과 화환을 보내 고인을 추모하고 애도의 뜻을 전했고, 문재인 전 대통령은 부인 김정숙 여사와 함께 2년 연속 참석했다.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 등 당 지도부와 참여정부 때 국무조정실장과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국무총리를 지낸 한덕수 총리는 지난해에 이어 봉하마을을 찾았다.

김기현 대표는 “대한민국 정치 선진화를 위해서는 더 이상 전직 대통령에 대한 흑역사가 반복돼선 안 된다는 확신을 갖고 있다”면서 “노 전 대통령에 대해 생각과 철학이 다르다 하더라도 대한민국 전직 대통령으로서 예우하고 그에 대한 존중의 뜻을 표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민주당은 이재명 대표를 비롯해 지도부와 소속 국회의원 100여명이 대거 추도식에 참석했다.

이재명 대표는 이날 오전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추모글에서 “너무 더딘 것 같아도, 또 패배감과 무력감에 다 끝난 것처럼 보여도 역사는 반드시 전진한다”며 “기득권에 맞아 온 몸이 상처투성이가 되면서도 당당히 앞으로 나아갔던 그 결기를 기억하자”고 호소했다.

박광온 원내대표도 추모메세지에서 “높은 도덕성은 민주당의 정체성”이라며 “엄격한 잣대로 자기개혁을 해나가겠다”고 다짐했다.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과 ‘김남국 의원 코인 투기 논란’ 악재 속에서 당력을 모으자는 데는 한 목소리였지만 당의 쇄신을 위한 구체적인 해결책을 두고는 친이재명(친명)계와 비이재명(비명)계 간 이견차가 뚜렷했다. 민주당은 조만간 당 차원의 혁신기구를 구성해 구체적인 혁신안을 내놓을 계획이다. 

친명계 권리당원들이 주축이 돼 결성된 '민주당 혁신행동 준비모임'은 지난 22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오전 대의원제 폐지와 선출직 중앙위원 컷오프제 폐지를 요구했다. 이들은 현행 대의원제는 대의원 1명의 표 가치가 일반 권리당원 60명의 표 가치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대의원제 폐지를 통해 표의 등가성을 보장해야한다고 주장했다.

이재명 대표 역시 전날 원외지역위원장 간담회에서 “정당 내 민주주의를 확보하는 일 또한 매우 중요한 과제”라며 이들의 제안에 긍정적인 입장을 취하기도 했다.

반면, 비명계 의원들은 이재명 대표가 나서서 ‘개딸’로 일컬어지는 강성 지지층과의 절연을 선언할 때라고 강조했다. 김종민 의원은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민주적인 정당에서 정말로 꼭 필요한 게 생각이 서로 다른 사람을 존중해주는 것”이라며 이 대표가 이들과 결별 선언에 나서지 않는다면 “(민주당은) 늪에 빠지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hwjin@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