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진교통문화 정착, 양보와 배려에서 시작
선진교통문화 정착, 양보와 배려에서 시작
  • 유상하
  • 승인 2010.03.31 1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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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부터 경찰에서 집중 추진하고 있는 교통문화 선진화 정책은 현재진행형인 시책이다.

직진차량 우선통행권 등 이전까지는 시행되지 않던 각종 교통정책이 추진되면서 많은 시민들의 혼란이 야기되고 있는 현실이지만 어떠한 선진정책보다 먼저 이루어져야 할 전제조건은 양보와 배려의 수준 높은 교통문화이다.

직진차량 소통위주의 정책이 그 자체로 신속한 소통을 위한 조치가 되기 위해서는 “나먼저 교차로를 통과하겠다”는 이기심을 버려야 가능한 일이다.

작은 교차로에서 비보호 좌회전을 확대하겠다는 제도의 취지가 불필요한 신호체계를 최소화함으로써 효율적 소통을 이루려 하는 것이라면, 운전자는 신호가 바뀐 후 너나할 것 없이 좌회전을 시도하려는 이기심을 버리고 원활한 소통을 위해 다른 운전자를 우선 배려해야 하는 것이 제도의 취지에 맞는 바람직한 운전문화가 될 것이다.

개선된 직진신호는 좌회전 운전자까지 고려하여 이전보다 긴 시간동안 유지된다는 사실을 먼저 이해한다면 실질적인 소통시간은 더 절약된다는 당연한 합의를 이해하고 소통을 고려한 양보운전을 하는 것이 올바른 “직진위주 소통체계”에 대한 대응인 것이다.

교차로상 꼬리물기 또한 시급히 해결되어야할 의식개선과제이다.

차량의 소통이 정체되어 있는 구간의 문제점은 바로 이 꼬리물기가 얼마나 만연하는가에 비례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만큼 우리나라의 교차로 꼬리물기 실태는 이미 심각한 수준을 넘어서 있는 실정이다.

어떠한 좋은 제도와 어떠한 효과적인 단속을 실시한다고 하더라도 운전자들의 의식전환 없이는 소음과 짜증의 교차로는 1년 365일 우리를 피곤하게 만들 것이다.

신호가 바뀌어도 교차로 중간에 그대로 서있는 차량 때문에 교차로 전체가 마비에 이르게 되는 상황은 그간 숱하게 봐온 우리의 부정적 교통문화를 보여주는 실례이다.

다른 운전자를 우선 배려하는 양보운전문화가 정착되어야 할 필요성은 이러한 측면에서 어떠한 정책에 앞서 이루어져야 할 우리 모두의 숙제인 것이다.

몇 년전 모 공익광고에서 신호등 없는 유럽의 어느 교차로를 24시간 실시간으로 촬영한 장면이 방송된 적이 있었다.

신호등 하나 없고, 경찰관 하나 없는 교차로에서 원활한 소통이 가능했던 이유는 단 하나, 양보와 배려운전 때문이다.

먼저 교차로에 진입한 사람에게 나중에 진입한 사람이 진입을 늦추고 기다리는 모습, 그 모습이 우리의 10년 후 교통문화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바래보는 것은 공상일까? 아니면 우리가 반드시 이루어 내야할 비전(vision)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