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SG증권 사태' 재발 막아야
[기자수첩] 'SG증권 사태' 재발 막아야
  • 이민섭 기자
  • 승인 2023.05.19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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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주식 시장은 차액결제거래(CFD) 몸살을 앓고 있는 가운데, 금융당국은 초동 대응에 늦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삼천리와 서울가스, 대성홀딩스 등 무더기 하한가를 기록한 종목 주가는 지난 2019년부터 올해 초까지 별다른 호재가 없이 비정상적으로 꾸준히 상승해왔다. 하지만 금융당국을 비롯한 관계 기관은 이상 징후를 포착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증권사 영업점에서 근무하는 이들은 해당 종목들에 대해 연초 세일즈에 나서려 했지만, 신사업, 실적 등 주가를 부양하는 호재가 없다고 판단해 투자자들에게 판매하지 않았다는 후문이다.

통상 금융감독원, 한국거래소 등은 시장이 혼탁해지는 것을 막는 감시자의 역할을 한다.

최근 한 매체는 금감원이 3년 전 키움증권에 대한 CFD 검사를 부실하게 실시해 SG증권발 주가 조작 사태를 막지 못했다는 내용을 담은 기사를 내보냈다.

이에 금감원은 “해당 기간 키움증권에 대해 CFD 거래 운용실태 검사를 실시한 바 없다”며 “개인전문투자자 등록 운영 실태 등 업무감독 차원의 현장점검을 실시했다”고 해명했다.

이를 두고 금융투자업계에서는 “금감원이 괜히 조사에 나갔겠나”, “금감원도 어느 정도 눈치를 채고 검사에 나갔을 것으로 보인다”는 등의 추측이 무성하다.

더욱이 CFD 사태로 주식 시장이 혼탁한 가운데 이복현 금감원장은 최근 국내 금융사들의 제안을 수락해 해외 출장길에 오른 점도 금융당국이 초동 대응에 늦었다는 지적에 힘을 보태고 있다.

특히 이 원장의 해외 출장을 두고 이달 열린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질타가 나왔다.

박재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금 SG증권발 주가조작 문제로 혼란스러운 상황에서 금감원장이 금융회사와 해외 IR에 나간다는 게 과연 맞는 일”이라며 지적했다.

이어 “금감원은 금융에 대한 감독을 하는 기관으로 이런 일이 다시는 없도록 해야 한다”고 짚었다.

이후 이 원장은 해외 출장 복귀 후 임원회의를 열고 SG증권발 주가조작 사태를 계기 삼아 관련 조직과 기능을 원점에서 재검토하는 등 불공정거래 단속에 드라이브를 걸었다.

현재 주가 조작 사태로 국내 주식 시장은 혼탁하다. 특히 CFD를 둘러싼 위험이 여전히 남아있다는 증권가의 조언도 이어지고 있다.

금감원을 비롯한 금융당국, 유관 기관 등은 이번과 같은 사태가 재발하지 않도록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다만 앞으로 주가 조작으로 주식 시장이 또다시 혼탁해지지 않도록 본연의 업무에 더 충실해야 한다.

minseob2001@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