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기업들이 지난해 실적 악화 탓에 기부금을 줄인 것으로 조사됐다. 기부 100억 이상 고액 기부 기업수가 약 15% 줄었고 전체 기부금액도 소폭 감소했다. 다만 영업이익이 감소했지만 기부를 늘린 기업도 많았다.
11일 전국경제인연합회에 따르면, 코스피 기업들의 연도별 기부금을 분석한 결과
전체 기부금액은 2021년 1조2602억원에서 지난해 1조1883억으로 줄었다. 이는 지난해 건설·제조업 등 기업들의 실적이 악화돼 고액 기부 기업수가 감소한 영향이다. 100억 이상 고액 기부를 한 100억 클럽은 2021년 27개사에서 지난해 23개사로 4개사 줄었다.
다만 지난해 영업이익 대비 기부금 비중은 전년대비 47.4% 늘었다. 코스피 570개사의 영업이익은 2021년 108조1909억에서 2022년 69조3077억원로 35.9% 축소된 반면 총 기부금은 5.7% 감소하는데 그쳤기 때문이다.
영업이익이 감소한 기업 중 절반 이상이 기부금액을 늘렸다. 조사대상 570개사 중 전년대비 지난해 영업이익이 줄어든 곳은 234개사였다. 이들 234개사의 영업이익은 1년 만에 87.8% 감소했다. 그러나 영업이익이 줄어든 기업 중 53%(124개사)는 기부금을 전년 동기대비 30.2%(890억) 늘렸다.
전경련 관계자는 “기부금은 이익의 사회공헌 차원에서 이뤄지기 때문에 절대적인 기부금액보다 영업이익 대비 기부금 비중이 의미하는 바가 크다”며 “사회공헌은 경기에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음에도 기업들이 기부를 통해 사회공헌활동을 적극적으로 수행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 코로나 기간에도 2년 연속(2020~2022년) 기부금을 늘린 기업은 142개 사로 전체기업의 24.9%에 달했다. 142개사의 기부금은 2년 간 117.4%(1435억원) 증가했다.
이상윤 전경련 CSR본부장은 “기업의 사회적 책임활동(CSR)에 대한 사회적 중요도가 커지면서 기업들의 기부문화는 확산하는 추세”라며 “기업들의 기부확대를 위해 경기활성화는 물론 우리 사회의 많은 관심과 응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