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 해외영토 확장 '가속'…현지 금융사와 협력 강화
시중은행, 해외영토 확장 '가속'…현지 금융사와 협력 강화
  • 문룡식 기자
  • 승인 2023.05.09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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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기간 해외 성적 지지부진…"장기수익 창출 기반확보"
(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국내 시중은행은 코로나19로 주춤했던 해외 영토 확장에 다시 박차를 가한다. 포화 상태에 다다른 국내 금융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글로벌 영업을 통해 지속적인 성장을 추구한다는 복안이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5대(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시중은행의 초국적화지수(TNI) 평균치는 13.20%다. 이는 코로나 사태 이전인 2019년 말(9.53%) 대비 3.49%포인트(p) 상승한 수치다.

초국적화지수는 은행 총자산 중 해외자산, 총수익 중 해외수익, 총인원 중 해외인원 등의 비율을 종합적으로 산출한 지표다. 금융감독원은 지난 2008년부터 해당 지표를 도입해 은행의 국제화 정도를 평가하고 있다.

지난 3년간 시중은행의 초국적화지수 평균치는 높아졌지만, 자세히 뜯어보면 국민·우리은행을 제외한 나머지 은행은 제자리걸음이다.

KB국민은행의 초국적화지수는 2019년 말 3.33%에서 지난해 말 18.33%로 무려 15%p 뛰었다. 지난해 수치는 우리은행과 함께 공동 1위다.

국민은행은 시중은행 가운데 해외 진출 부분에서 후발 주자에 속한다. 하지만 2010년대 중후반부터 아세안(ASEAN·동남아국가연합) 지역을 위주로 현지법인과 자회사를 늘린 결과, 현재는 초국적화지수에서 선두 경쟁을 할 만큼 해외부문이 성장했다.

우리은행의 초국적화지수는 같은 기간 14.67%에서 18.33%로 3.66%p 올랐다.

다른 은행들의 지수는 소폭 상승하는데 그치거나 되레 떨어졌다. 신한은행의 초국적화지수는 지난해 말 기준 15.33%로 2019년 말(15%)보다 겨우 0.33%p 올랐다. NH농협은행은 같은 기간 1.33%에서 0.34%p 상승한 1.67%에 불과해 5대 은행 중 글로벌 진출이 가장 더뎠다.

하나은행의 초국적화지수는 2019년말 13.33%에서 지난해 말 12.33%로 1.0%p 하락했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경기 악화와 교류 감소 등의 요소가 원활한 해외 진출을 방해했다는 게 은행권의 공통된 의견이다. 실제 해당 기간 초국적화지수가 가장 많이 오른 KB국민은행조차도 코로나19로 인해 인도네시아 KB부코핀은행 정상화가 늦춰지며 많은 적자를 보고 있다.

올해 코로나19가 엔데믹(감염병의 풍토병화)에 접어들고, 국제 교류가 다시 늘면서 국내은행은 다시 해외 진출 확장의 페달을 밟고 있다. 특히 현지 금융사와의 협력과 인적·기술교류를 통해 장기적인 진출 기반을 확보하려는 모습이다.

신한은행은 지난 8일 몽골 최대 은행인 칸은행과 디지털 금융 활성화를 위한 전략적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하나금융도 이달 7일 대만의 중국신탁상업은행(CTBC은행)과 글로벌 사업 확대를 위해 손을 잡았다. 

해외 시장 공략을 목표로 주요 글로벌 금융사들과 파트너십을 구축해 해외 소비사 대상 서비스를 고도화 한다는 복안이다.

금융당국 역시 국내은행의 해외 진출에 힘을 보탠다. 금융위는 올해 3월 ‘금융산업 글로벌화 태스크포스(TF)’를 발족하고, 금융 국제화 대응단을 신설해 국내 금융사의 해외 진출과 투자 확대 지원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단기적인 수익과 성과 위주의 접근보다는 현지 금융사와의 협력을 통한 장기적인 수익 창출의 기반확보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아일보] 문룡식 기자

moon@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