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씁쓸한 흥행' 소액 생계비 대출, 한 달 새 2.3만명 이상 몰려
'씁쓸한 흥행' 소액 생계비 대출, 한 달 새 2.3만명 이상 몰려
  • 김보람 기자
  • 승인 2023.05.01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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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143억원 지원…1인당 평균 61만원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급전이 필요한 취약계층에 최대 100만원을 당일 빌려주는 '소액생계비 대출'은 출시 한 달 만에 2만3000여명이 몰렸다.

연 15.9% 높은 금리에도 당장 100만원을 구하기 어려운 취약계층이 그만큼 많았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1일 금융위원회(금융위)와 서민금융진흥원에 따르면, 지난 3월27일 소액생계비 대출 출시 이후 지난달 26일까지 대출 신청은 2만3532명, 대출금액은 총 143억3000만원으로 집계됐다.

1인당 평균 대출금액은 61만원이다.

50만원 대출 건은 1만7940건, 주거비·의료비 등 특정 자금 용도가 증빙돼 50만원 초과 대출 건은 5592건이다. 

소액생계비 대출은 금리가 높고, 한도도 적었지만 출시 초반부터 수요가 폭발했다.

금융위는 소액생계비 대출이 단순 급전 창구가 아니라 복지·취업 지원 등과 연계한 취약계층의 경제적 자립을 지원하는 역할을 수행했다고 강조했다.

실제 복합 상담이 이뤄진 건수는 총 2만3474건으로 채무조정(8456건), 복지연계(4677건), 취업 지원(1685건) 등이다.

수백~수천% 금리의 불법 사금융과 관련해 채무자 대리인 안내나 금융감독원 신고 조치 등이 병행된 사례도 463건에 달한다.

한편 금융위는 소액생계비 대출 흥행에 금융권 국민행복기금 초과 회수금을 활용해 대출 재원 640억원을 추가로 확보하기도 했다.

당초 연내 1000억원 공급을 목표로 했으나 현재 대출 속도라면 재원이 오는 9~10월께 조기 소진될 것으로 예상된 데 따른 것이다.

여당을 중심으로는 대출 한도를 상향하고 금리를 인하해야 한다는 건의도 이어지고 있다.

구체적으로는 한도를 현재 100만원에서 2배로 상향을 하는 방안 등도 거론되고 있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소액생계비 대출이 새로운 제도다 보니까 이 제도가 가진 의미가 무엇인지 앞으로는 어떤 식으로 가져가야 하는지 내부적으로 계속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금융위는 안정적인 제도 운용을 위해 금융권 기부만으로는 한계가 있고 정식 예산 배정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qhfka7187@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