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가 상승과 사투 벌인 대형 건설사…엇갈린 1분기 성적표
원가 상승과 사투 벌인 대형 건설사…엇갈린 1분기 성적표
  • 서종규 기자
  • 승인 2023.05.01 1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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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현대·GS·현산, 신규 공정 본격화·신사업 매출로 위기 극복
DL이앤씨·대우건설, 물가 불확실성 속 영업이익 하락세 못 막아

대형 건설사들이 올해 1분기 불확실한 물가 상황 속 엇갈린 성적표를 받았다. 삼성물산과 현대건설, GS건설, 현대산업개발은 주요 현장 공정 본격화와 신사업 부문 활약에 따른 매출 증대로 수익성 악화 위기를 극복했다. 반면 전년 대비 매출 증대 폭이 크지 않은 DL이앤씨와 대우건설은 원가 상승분을 메우지 못하고 고전했다.

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작년 기준 시공능력평가(이하 시평) 10위권 건설사 중 코스피 상장 6개 사가 1분기 영업 잠정 실적을 지난달 발표했다.

시평 1위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1분기 매출액 4조6000억원과 영업이익 2920억원을 거뒀다. 1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작년 동기 대비 각각 52.4%와 88.4% 증가했다. 양질 프로젝트 공사가 본격화함에 따라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작년 1분기를 웃돌았다.

시평 2위 현대건설도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작년 동기보다 늘었다. 현대건설의 1분기 매출액은 6조310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45.5% 상승했고 영업이익은 1734억원으로 1.2% 증가했다. 최근 3년간 이어진 분양시장 호조에 따라 주택 부문 실적이 늘었고 사우디아라비아 네옴 러닝터널과 파나마 메트로 3호선 등 해외 대형 현장 공정이 본격화하며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증가했다.

시평 5위 GS건설은 1분기 매출액 3조5126억원과 영업이익 1588억원을 기록했다. 작년 동기와 비교해 각각 47.8%와 3.6% 증가한 실적이다. 매출액과 이익률이 모두 늘어난 신사업 부문이 실적 증대를 이끌었다.

시평 10위 HDC현대산업개발은 1분기 매출액 1조749억원을 기록하며 지난해 동기 대비 56.8% 증가한 실적을 거뒀고 영업이익 501억원을 거두며 전년 동기 941억원 영업손실에서 흑자 전환했다. 주요 도시정비 사업지 공정 본격화와 자체 사업지 준공에 따른 이익 발생으로 실적이 증대했다.

반면 시평 3위 DL이앤씨의 1분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22.1%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28.3% 줄었다. 인플레이션에 따른 주택 원가율 상승이 이어지며 매출 증대에도 불구하고 수익성이 악화했다.

시평 6위 대우건설 1분기 매출액도 2조608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5.9%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1767억원으로 전년 동기와 비교해 20.2% 감소했다. 작년 1분기 호실적에 따른 기저 효과와 주택건축 부문 원가율 급증이 영업이익 하락에 영향을 미쳤다.

투자업계에서는 해외 사업에 대한 불확실성과 국내 부동산 시장 침체 등이 지속하는 상황에 올해 건설사 실적에 대한 기대를 낮춰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이민재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매출은 계획된 공정률에 따라 예정대로 발생하지만 영업이익은 대외 변수들을 통제해야 한다"며 "해외 사업 불확실성 및 부진한 부동산 시장과 원가 압박 등이 지속하는 상황으로 건설업에 대한 기대를 낮출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seojk0523@shina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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