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제유가는 미국 은행인 퍼스트리퍼블릭의 위기에 따른 금융 불안 재점화 영향으로 이틀째 급락했다.
26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6월물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 거래일 대비 2.77달러(-3.59%) 내린 배럴당 74.30달러에 마감했다.
런던 국제선물거래소(ICE)에서 7월물 브렌트유는 전장보다 2.88달러(-3.57%) 낮은 배럴당 77.72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국제유가는 미국 퍼스트리버플릭의 ‘어닝 쇼크’ 영향에 이틀째 급락하며, 이달 초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주요 산유국이 자발적인 추가감산을 단행하기 전 수준으로 떨어졌다.
퍼스트리퍼블릭은 1분기 실적 보고서를 통해, 3월말 기준 총 예금이 1044억7400만달러라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말 대비 40.8% 쪼그라든 수준이다. 퍼스트리퍼블릭은 지난달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여파로 위기에 몰렸던 은행이다.
지난달 JP모건 등 대형 은행 11곳으로부터 300억달러를 지원받은 것을 고려하면 퍼스트리퍼블릭의 실제 예금 감소액은 1000억달러가 넘는 셈이다. 이 은행 역시 대규모 뱅크런이 발생했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이 소식에 퍼스트리퍼블릭의 주가는 전날 50% 폭락한 데 이어 이날도 30% 급락했다.
은행권 위기는 유동성 축소 위험을 불러일으키며 경기에도 부담을 줄 수 있는 만큼 유가에도 하방 압력을 가하는 모습이다.
한편, 이날 발표된 미국의 원유재고는 시장의 예상보다 더 많이 줄었다. 하지만 은행발 위기로 인해 유가에 큰 영향을 미치진 못했다.
미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지난 21일로 끝난 한 주간 원유 재고는 전주 대비 505만4000배럴이 감소했다. 이는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예상한 전망치인 70만배럴 감소보다 더 많이 줄어든 수준이다.
휘발유 재고도 예상치(70만배럴 감소)보다 훨씬 많은 240만8000배럴이 줄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