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총리 공관 현장 검증
오늘 총리 공관 현장 검증
  • 김두평 기자
  • 승인 2010.03.21 1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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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명숙 재판 분수령...이르면 내달 9일 선고

22일 총리공관 현장검증을 시작으로 한명숙 전 총리에 대한 뇌물수수 의혹을 규명하기 위한 재판 3라운드가 시작된다.

현장검증에는 한 전 총리 재판을 맡고 있는 서울중앙지법 형사27부(부장판사 김형두), 변호인단, 검찰 외에 변호인단에서 신청한 3명, 검찰에서 신청한 증인 2명이 참석한다.

총리공관 행해지는 첫 현장검증에서는 곽영욱 전 대한통운 사장이 한 전 총리에게 건네주기 위해 5만 달러가 든 봉투를 의자에 두고 왔다는 오찬장을 중심으로 오찬을 시작하기 전 공관에 들어서 오찬 후 나갈 때까지 동선과 당시 상황을 파악한다.


변호인단은 19일 한 전 총리의 수행비서 강씨, 의전비서 조씨 외에도 6차공판에서 "한 전 총리가 재임시절 손님들보다 늦게 오찬장을 나온 적이 없는 것 같다"는 중요발언을 한 경호원 윤씨를 추가로 증인으로 신청했다.


이에 검찰은 "경호원 윤씨가 검찰조사와 다른 발언을 해 당시 한 전 총리의 경호를 맡았던 경호원 4명을 다시 불러 조사한 결과 검찰 조사와 같은 내용을 진술했다"며 팀장을 비롯한 경호팀 4명을 증인으로 선청했다.

앞서 재판 1주차에는 곽영욱 전 대한통운 사장이 "한 전 총리에게 직접 돈봉투를 건네주지 않고 오찬장 의자에 두고 나왔다"고 진술해 재판의 흐름을 바꿔놨다.


2주차에는 강동석 전 건설교통부 장관, 곽 전 사장의 처 김모씨, 전 청와대 인사수석, 골프숍 직원, 전 대한통운 서울지사장, 오찬을 준비했던 호텔업체 직원, 곽 전 사장의 운전기사, 한 전 총리 재임시절 경호원, 수행비서, 의전비서 등이 증인으로 출석했다.


강 전 장관은 "한 전 총리가 곽 전 사장의 인사청탁을 한 적이 없는 것으로 기억한다", 전 청와대 인사수석 역시 "한 전 총리가 재임 중 특정인을 공기업에 추천한 적이 있느냐"는 변호인의 질문에 "없는 것으로 기억한다"고 답변했다.

이번 공소시효가 끝난 2002년 한 전 장관이 여성부 장관 재임 당시 곽 전 사장에게 998만원 어치의 일제골프채세트를 받았다는 의혹과 관련해서는 골프숍 직원은 곽 전 사장이 어떤 골프채를 구입했는지조차 기억하지 못했고, 전 대한통운 서울지사장은 자신이 갖다준 수표로 곽 전 사장이 골프채 대금을 치렀는지 여부에 대해 '모른다'고 진술했다.

특히 6차 공판이 열린 18일 재판부가 사실상 검찰에 공소장을 손질하라는 권유를 하고 나서는 일까지 벌어졌다.

재판부는 한 전 총리에 대한 공판에서 뇌물공여자인 곽영욱 전 대한통운 사장이 진술을 번복한 점을 지적하며 검찰에 "공소장에는 돈을 건네줬다고 했는데, (의자에 놓고 나왔다고 수정하는 등) 공소장 특정여부를 검토해 보라"고 권유했다.


재판부는 "검찰은 이 사건 공소사실에 돈을 건네줬다고 표현했는데 '의자에 놓고 나오는 방법으로 건네줬다'라는 것도 포함하는 공소취지라고 주장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는 테이블에 돈을 놓고 나온 것, 다른 사람을 통해 건네주는 것 등 모두 포함되는 표현으로 특정이 안 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검찰은 재판부의 권유에 앞서 변호인이 "공소장을 변경해야 한다"고 지적하자 "곽 전 사장의 진술이 명확하지 않아 방법을 특정하지 않고 '건네줬다'라고 표현했으며, 여기에 건네주는 방법이 포괄적으로 담겨있어서 공소사실을 변경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한편 3주차 재판에서는 총리공관 현장검증 이후 이국동 전 대한통운 사장(24일), 정세균 의원(26일) 등이 증인으로 출석한다.

한 전 총리의 재판은 3월 넷째주 피고인 신문, 의견 진술 및 변론 종결을 끝으로 이르면 내달 9일 선고로 마무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