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수출 제한, 글로벌 생산량 하향 전망
글로벌 설탕가격이 올 들어 지속적으로 오르고 있다. 상승세가 계속 이어진다면 과자·빵·음료 등 설탕을 원료로 하는 식료품 가격의 줄인상 우려가 나온다. 고물가로 소비자 장바구니 부담이 커진 가운데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슈거플레이션(설탕과 물가상승)’ 압박까지 더한 형국이다.
1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지시각 11일 런던 국제금융선물거래소에서 백설탕 선물가격은 1톤(t)당 702.5달러(약 92만원)로 치솟았다. 2011년 11월 이후 12년 만에 최고치다. 올 초 530달러(69만원)와 비교하면 30% 웃도는 증가세다.
또 유엔식량농업기구(FAO)가 발표한 올 3월 세계 설탕가격지수는 127.0으로 올 1월 116.8보다 9%가량 올랐다. 최근 6개월로 간격을 넓히면 지난해 10월 108.6에서 약 17% 상승했다.
설탕값 폭등은 인도, 태국, 중국을 비롯한 주요 산지에서 생산량 감소 전망과 연관이 깊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세계 최대 설탕 생산국인 인도는 최근 이상고온과 폭우로 생산량이 급감하자 자국 수요를 맞추고자 설탕 수출량을 제한하고 있다. 태국과 중국 등은 공식적으로 생산량 전망치를 하향 조정했다. KOTRA(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에 따르면 전 세계 12위 설탕 생산국인 이집트는 국내 수요 초과분을 제외한 모든 종류의 설탕 수출을 향후 3개월간 금지했다.
국제 설탕값 상승은 국내 식품업계의 원가부담 가중으로 이어져 제품가격 인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특히 가공식품 대부분은 설탕이 필수로 들어간다.
식품업계 한 관계자는 “제당업체와 가격협상을 통해 단가를 정했기 때문에 현재 제품값 인상 계획은 없다”면서도 “글로벌 설탕가격 인상 추이가 지속된다면 생산비 압박으로 제품 가격 인상에 영향을 끼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