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소희의 P.S⑨] 당뇨병 치료제 시장, 전쟁 서막 열렸다
[김소희의 P.S⑨] 당뇨병 치료제 시장, 전쟁 서막 열렸다
  • 김소희 기자
  • 승인 2023.04.13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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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시가' 특허 만료에 국내 제약사, 복제약·개량약 발매
9월 '자누비아' 만료 후 2차전…각 회사 영업력이 '관건'

‘김소희의 P.S’는 정부가 미래 신성장 산업으로 낙점한 제약바이오 산업 전반을 둘러싼 다양한 이슈 스토리를 다루는 코너다. 이슈의 시작과 의미, 배경과 전망을 담는다. 목요일, 새로운 제약바이오 스토리로 독자들을 찾는다. P.S는 Pharma(ceutical) Story의 약자면서 추신(postscript)의 약자다. <편집자주>

 

국내 제약사들이 아스트라제네카(AZ) ‘포시가’ 시장을 두고 총공세를 펼칠 예정이다.

포시가는 다파글리플로진을 주성분으로 한 SGLT-2(나트륨-포도당 공동수송체-2) 억제 기전의 제2형 당뇨병 치료제다. 포시가는 신장에서 SGLT-2를 억제해 포도당의 재흡수를 감소시키고 포도당을 소변으로 배출해 혈당 강하 효과를 낸다.

포시가는 지난해 국내에서만 약 45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SGLT-2 억제제 전체 약 900억원 규모 중 절반가량을 차지하는 계열 1위 제품이다. 포시가는 당뇨병 치료 외에 만성심부전과 만성 신장(콩팥)병 치료 적응증도 확보했다. 추가적인 시장 진출과 그에 따른 매출 신장이 기대되는 대목이다.

또 보건당국은 이달부터 당뇨병 치료 시 여러 약을 함께 처방·복용하는 방식의 병용요법에 대해서도 보험급여를 적용하고 있다. 당뇨병 치료 시장 내에서의 점유율 확대도 가능해졌다.

이런 가운데 포시가의 물질특허 1개가 이달 7일 만료됐다. 2024년 1월8일로 만료되는 또 다른 물질특허 1개의 경우 국내 제약사들이 아스트라제네카를 상대로 한 소송에서 최종 승소하며 회피에 성공했다. 다만 만성심부전과 만성 신장병에 대한 부분은 남아 있다.

포시가 복제약(제네릭)과 개량약으로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허가를 획득한 제품은 12일 의약품통합정보시스템 등록 기준 100여개다. 대표적으로 △GC녹십자 ‘네오다파·폴민다파’ △종근당 ‘엑시글루’ △HK이노엔 ‘다파엔·다파엔듀오’ △동아에스티 ‘다파프로’ △동국제약 ‘동국다파글리플로진’ △국제약품 ‘포시디’ 등이 있다. 유유제약은 1941년 창립 후 첫 당뇨병 치료제로 ‘뉴시가’를 발매했다.

LG화학과 보령은 두 가지 이상의 약물을 합친 복합제로 승부수를 띄웠다. LG화학은 DPP-4(디펩티딜 펩티다아제-4효소) 억제 기전의 제2형 당뇨병 치료제인 ‘제미글로’ 개발사다. LG화학은 제미글로의 주성분인 제미글립틴과 포시가의 다파글리플로진을 합친 ‘제미다파’를 출시했다. LG화학 관계자는 “각 계열 선두 제품이 만난 제미다파만의 경쟁력으로 국내 당뇨병 치료 시장을 선도하겠다”고 말했다.

보령은 자사 대표 제품인 항고혈압제 ‘카나브’와 포시가를 결합한 고혈압·당뇨병 치료제 개발에 나섰다. 보령은 지난 11일 카나브의 주성분인 피마사르탄과 다파글리플로진으로 이뤄진 ‘BR1019’ 임상 3상 시험계획 승인을 식약처에 신청했다고 공시했다. 보령은 두 약물의 병용투여 안전성·유효성을 평가해 고혈압·당뇨병 환자의 복약 순응도를 개선시킨다는 계획이다.

업계 안팎에서는 기존에 이미 출시된 제품 성분으로 후발주자들이 대거 시장에 도전하는 만큼 출혈경쟁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더욱이 오는 9월에는 미국 머크가 개발한 DPP-4 억제 기전의 당뇨병 치료제 ‘자누비아’의 특허도 만료된다. 업계는 포시가 시장에서 경쟁을 펼친 제약사들이 자누비아 시장에서도 혈전을 벌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 당뇨병 치료 시장의 규모가 고령화로 날로 커지는 상황에서 블록버스터 의약품들의 특허가 잇달아 만료된다. 약효나 안전성 면에서는 차별점이 없기 때문에 각 제약사들의 영업력이 관건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ksh333@shina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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