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총수' KG 곽재선, '제2의 현대차' 만드나…‘차+철강’ 시너지
'현재 총수' KG 곽재선, '제2의 현대차' 만드나…‘차+철강’ 시너지
  • 최지원 기자
  • 승인 2023.04.13 0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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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빌리티·스틸 수직계열화 '충분'…'현대차·현대제철' 유사
M&A승부사, 1∼2년 한 번꼴 단행…모든가능성 열고 추진

2003년 '경기화학' 인수 첫발, 기사회생 주도…사업간 융합
'2023 서울모빌리티쇼'에선 자동차 대표로 데뷔…사업확장
곽재선 KG그룹 회장이 지난 4월 열린 ‘KG모빌리티 비전 테크 데이’에서 인사말하는 모습. [사진=KG모빌리티]
곽재선 KG그룹 회장이 지난 4일 열린 ‘KG모빌리티 비전 테크 데이’에서 인사말하는 모습. [사진=KG모빌리티]

곽재선 KG그룹 회장이 ‘제2의 현대자동차그룹’을 만든다. ‘현대자동차와 현대제철’처럼 ‘KG모빌리티와 KG스틸’ 간 수직 계열화를 전개할 것으로 보인다. 이를 통해 그룹 전체 시너지를 이끈다는 복안이다.

13일 KG그룹에 따르면, 곽재선 회장은 KG모빌리티 미래 성장동력 확보에 총력을 가한다.

곽 회장은 지난 2022년 4월 인수가 무산된 쌍용자동차의 인수전에 뛰어들며 주목받았다. 인수를 마무리 지은 후 과감히 쌍용차 사명을 지우고 새 이름 ‘KG모빌리티’와 CI를 공식 선포(3월30일)했다.

당초 업계에서는 KG그룹이 지난 30년간 다져온 쌍용차의 브랜드 파워를 감안해 ‘쌍용’을 유지하는 ‘KG쌍용모빌리티’라는 사명을 선택할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이는 쌍용차가 지닌 기존 내연기관 자동차 이미지를 탈피하고 모빌리티 기업으로 탈바꿈하겠다는 의지와 KG그룹 회장으로서의 포부를 담았다는 평가다.

곽 회장은 공격적인 인수합병(M&A)으로 그룹 규모를 키워온 ‘M&A 승부사’로 평가 받는다. 우선 지난 2003년 회생절차를 밟고 있던 비료회사 경기화학(현 KG케미칼)을 인수해 정상궤도에 올려놓으면서 사업 확장 기틀을 마련했다. 법정관리 중이던 경기화학은 M&A 이후 매년 20%가 넘는 성장세를 보였다.

이어 곽 회장은 △시화에너지(2005년) △옐로우캡(2008년) △에코서비스코리아, 골드파로스(2010년) △이니시스, 모빌리언스(2011년) △이데일리(2012년) △웅진패스원(2013년) △KFC코리아(2017년) △동부제철(2019년) △할리스커피(2020년) 등 다양한 업종에 대한 M&A를 추진했다. 1∼2년에 한 번 꼴로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화학, 택배, IT, 전자결제, 미디어, 교육, 철강. 식음료 등에 걸친 이색 M&A를 단행한 셈이다.

곽 회장이 M&A로 다양한 계열사를 거느린 만큼 KG모빌리티와의 시너지에 이목이 집중된다. 시너지가 예상되는 분야는 자동차 강판 분야다. KG그룹 주요 계열사인 KG스틸은 냉연강판, 아연도금 등 냉연판재류를 생산한다.

KG스틸이 자동차 강판을 생산하고 이를 KG모빌리티에 공급한다는 시나리오다. KG스틸은 거대한 제품 캡티브 마켓(Captine Market; 계열사 간 내부 시장)을 얻을 수 있다. KG모빌리티는 자동차 강판을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게 된다.

곽 회장이 그리는 자동차와 철강 분야의 시너지는 현대차그룹과 유사하다는 분석이다. 현대차그룹은 △현대제철(강판) △현대위아(부품) △현대모비스(생산라인) △현대글로비스(물류) △현대차(제조) 등으로 이어지는 수직계열화 구조를 갖췄다. 현대제철이 자동차 강판을 만들고 이를 현대차에 공급하는 체제다.

다만 KG스틸은 현재로선 자동차 강판을 생산할 충분한 능력을 보유하고 있지 않다. KG스틸이 지닌 노후한 압연설비로는 우수한 품질의 강판 생산이 현실적으로 힘들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특히 KG스틸은 철스크랩(고철)을 전기로에 녹이는 방식으로 제품을 생산하고 있어 고강도 자동차용 소재로 사용하기에는 제한적이라는 분석이다. KG스틸은 현재 투자 대부분을 컬러강판 설비 구축에 집중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재계 한 관계자는 “곽 회장이 KG모빌리티 육성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며 “노후된 기존 설비를 개선하거나 자동차 부품용 강판 공급을 늘리는 등 앞으로 기술확보에 한층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라고 내다봤다.

곽 회장은 최근 열린 '2023 서울모빌리티쇼'에서 자동차 대표로 데뷔전을 치뤘다. 여기서 곽 회장은 “KG모빌리티는 좀 더 탄탄하게 체력을 비축해야 하는 시기”라며 “전동화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세단 모델 제작 등 다양한 사업 확장 방안을 고려할 것”이라고 미래 계획을 밝혔다.

frog@shina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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