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기업 10곳 중 7곳 "정책 금융 확대 체감 낮다"
수출기업 10곳 중 7곳 "정책 금융 확대 체감 낮다"
  • 최지원 기자
  • 승인 2023.04.05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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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협, '자금조달·정책금융 실태조사' 결과 발표
응답자 60% 전년대비 회사자금 사정 '악화'
국내 수출기업 정책금융 체감도(왼쪽)와 애로사항(오른쪽). [자료=무역협회]
국내 수출기업 정책금융 체감도(왼쪽)와 애로사항(오른쪽). [자료=무역협회]

국내 수출기업 대다수가 정책금융 확대 정책에 대한 실질적인 체감이 낮다고 평가했다. 이들은 정보 파악 어려움, 지원한도 부족 등을 주요 원인으로 꼽았다.

5일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수출기업 577개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제2차 무역업계 자금조달 및 정책금융 실태조사’ 결과 응답자 49.4%는 최근 연이은 정책금융 확대 발표에 대한 체감도에 대해 ‘잘 모르겠다’고 답변했다. 21.0%는 ‘전혀 체감되지 않는다’고 답변했다 이번 조사의 응답기업의대부분은 중소기업(95%)이다.

정책금융 신청 시 주요 애로사항으로는 △지원조건의 높은 문턱 △정보 파악의 어려움 △복잡한 신청 절차 등이 꼽혔다.

기업들은 정책금융 지원 외 필요한 제도로 ‘금리 부담 완화(49.6%)’를 가장 많이 꼽았다. 그외 ‘대출 한도 확대(34.8%)’, ‘만기상환 유예(26.9%)’ 등을 요청했다.

기업들은 이밖에도 정책 금융 제도와 관련해 △단기대출 상품 확대 △신용보증기금과 기술보증기금에서 대출 보증 중복 신청 가능 △정책 금융 정보 제공 통합 포털 구축 △홍보 및 안내 강화 △서류 제출 절차 전산화 등을 건의했다.

응답자 59.8%는 전반적인 자금사정이 전년 대비 ‘매우 또는 다소 악화됐다’고 답변했다. 이들은 자금 사정 악화의 원인으로 △금리 인상(55.3%) △원부자재 가격 상승(53.9%) △매출 부진(44.7%) 등을 꼽았다.

직급별로는 최고경영자(CEO)의 ‘자금 사정 악화’ 응답비율(73.5%)이 전체 평균(59.8%)을 크게 상회했다. 기업을 직접 경영하는 경영자가 느끼는 금융 애로가 실무자보다 큰 것으로 드러났다.

한편 지난해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자금 사정 악화’ 응답 비율은 45.7%다. 3개월 동안 ‘자금 사정 악화’ 응답이 14.1%포인트(p) 증가(59.8%)하며 최근 기업들의 금융 환경이 어려워졌음을 나타냈다.

기업들이 부담하는 이자비용 수준이 영업이익을 초과한다고 응답한 비율은 25.3%로 지난 조사(15.1%) 대비 10.2%p 증가했다. 대내외 고금리 기조가 지속되며 기업들의 재무건전성이 악화됐다는 지적이다.

무역협회는 앞으로 방문 인터뷰, 권역별 무역업계 간담회 등을 통해 기업 체감도 높은 금융지원 정책 건의를 발굴해 금융당국에 건의한다. 또한 금융기관별 무역금융 프로그램을 업계에 직접 설명해 무역업계와 금융기관 간 정보 비대칭을 해소하는 간담회를 연속해 마련할 계획이다.

정만기 무역협회 부회장은 “지난 연말 대비 올해 수출 기업들의 금융 애로가 가중됐다”며 “수출기업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연초부터 무역협회가 금융 당국에 전달한 정책 건의 사항이 반영돼 연이은 금융지원이 발표돼 다행”이라며 “다만 수출기업들이 이를 체감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만큼 관련 홍보와 정보 제공을 통해 많은 업체가 수혜를 볼 수 있도록 해야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frog@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