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임' 서울우유 문진섭, 연매출 2조 약속 지켰다
'연임' 서울우유 문진섭, 연매출 2조 약속 지켰다
  • 박성은 기자
  • 승인 2023.04.03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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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총매출 1조9977억…사업다각화·프리미엄 주효
소비위축·수입산 무관세 '위기'…"혁신제품으로 차별화"
지난해 9월 양주신공장 준공식 당시 인사말을 하는 문진섭 서울우유 조합장. [사진=서울우유]
지난해 9월 양주신공장 준공식 당시 인사말을 하는 문진섭 서울우유 조합장. [사진=서울우유]

문진섭 서울우유협동조합장이 우유 소비위축, 코로나19에도 불구하고 임기 내 ‘연매출 2조원’ 약속을 지키며 유업계 1위 자리를 공고히 했다.

3일 서울우유협동조합의 2022년 경영공시에 따르면, 지난해 매출액(영업수익)은 1조9684억원으로 전년 1조8434억원 대비 6.8% 늘었다. 영업이익은 18.7% 줄어든 473억원에 그쳤다. 이는 지난해 원윳값을 비롯한 원·부자재 가격 부담이 작용한 탓으로 분석된다. 다만 이 수치는 자회사 ‘에스엠트랜스포’ 손익이 포함되지 않는 수치다. 이 회사는 지난해 매출액 293억원, 영업이익 7100만원을 기록했다. 이를 포함할 경우 서울우유 총 매출액은 2조원에 육박한 1조9977억원이 된다.

서울우유와 경쟁 관계인 매일유업과 남양유업의 지난해 매출액(연결기준)은 각각 1조6856억원, 9647억원이다. 매일유업보다 3000억원 가량 매출이 더 많은 서울우유는 유업계 1위를 유지했다. 

문 조합장은 2019년 3월 취임하면서 임기 내 매출 2조원 달성을 약속했다. 임기 첫 해 서울우유 매출액은 1조7245억원을 기록했다. 이후 코로나19가 시작된 2020년 1조7548억원, 코로나 2년차였던 2021년에는 1조8434억원으로 매년 외형을 키워왔다.

◇단백질·가정간편식 신사업 도전

낙농진흥회 등에 따르면 국내 1인당 우유 소비량은 2001년 36.6킬로그램(㎏)에서 2021년 32㎏으로 감소했다. 저출산에 따른 인구절벽으로 주 소비층인 영유아 수가 크게 줄어든 영향이 크다. 코로나19 장기화로 학교 우유급식도 타격을 입었다.

서울우유는 흰우유 기준 시장점유율 40%를 웃돈다. 학교급식시장은 50%가 넘는 1위 사업자다. 문 조합장은 우유 소비위축을 이겨내고 외형 성장을 위해 포트폴리오 다각화에 주력했다. 

지난해에는 창사 첫 단백질 음료 ‘클릭유 화이트프로틴’을 선보이며 성장세가 두드러진 단백질음료시장에 도전했다. 1인 냉동피자를 앞세워 가정간편식(HMR) 시장도 공략했다.

그렇다고 주력인 우유를 소외시킨 것은 아니다. 영국왕실 전용 우유를 만드는 품종 저지(Jersey) 소에서 생산한 국산 원유 100%의 ‘골든 저지밀크’, 락토프리 우유 ‘내속이 편안한 우유’를 선보이며 프리미엄 카테고리 확장으로 소비층을 세분화했다. 특히 내속이 편안한 우유는 누적 판매량 300만개를 돌파했다. 발효유는 빅 브랜드 ‘비요뜨’와 대용량 제품의 선전에 힘입어 작년 매출이 전년보다 108%가량 늘면서 1위 자리를 지켰다. 

문 조합장은 대형 식자재업체 CJ프레시웨이와 신제품 공동 개발, 판매채널 확대를 위한 ‘동맹’을 맺으며 윈윈 모델을 구축했다. 이는 판매망 확대는 물론 디저트, 간편식까지 포트폴리오를 빠르게 넓히는 발판이 됐다.
 
여기에 국내 최다 카페 매장을 운영하는 이디야커피를 비롯한 B2B(기업 간 거래) 물량과 대용량 우유의 온라인 판매가 늘어난 점도 매출 증대의 또 다른 이유로 꼽힌다.

◇미래성장 달린 '양주 신공장' 

문 조합장은 이 같은 성과로 지난달 제21대 서울우유 조합장 선거에서 득표율 63.7%로 연임에 성공했다. 임기는 2027년 3월까지 늘어났다. 

문 조합장은 취임사에서 “2026년 FTA(자유무역협정) 유제품 완전 개방에 대비한 서울우유만의 차별화한 혁신 제품을 출시해 고객 중심의 초일류 서울우유로 거듭나겠다”고 공언했다. 2026년부터는 상대적으로 값싼 수입산 우유에 무관세가 적용되면서 국내 유업계 어려움이 더욱 커질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아시아 최대 규모의 유가공 생산시설인 서울우유 '양주 신공장' [사진=서울우유]
아시아 최대 규모의 유가공 생산시설인 서울우유 '양주 신공장' [사진=서울우유]

서울우유는 지난해 9월 아시아 최대 규모의 유가공 생산시설 ‘양주 신공장’을 본격 가동했다. 서울우유 미래성장이 달린 양주 신공장은 공사기간만 7년, 총 사업금액 3000억원이 투입됐다. 하루 최대 원유 처리량은 1690톤(t)이다. 국내 전체 목장 일(日)생산 원유량의 약 1/3에 달하는 규모다. 이 곳에서는 흰우유 대표 제품 ‘나100%’와 떠먹는 발효유 ‘비요뜨’를 포함한 버터, 연유, 유음료 등 60여종의 유제품을 생산한다. 문 조합장은 양주 신공장을 앞세워 차별화한 제품을 지속적으로 선보이며 성장을 거듭하겠다는 계획이다. 

그는 이에 발맞춰 올해 사업 예산을 약 2조1951억원으로 편성했다. 창립 이래 사업규모 예산을 2조원 넘게 편성한 것은 처음이다.

parkse@shina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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