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미면 대곡1,2리 주민 100여명 건설폐기물사업장 반대 집회
시, 국제성지 순례길과 관련 도로 정비, 순례길 조성, 설계 등 행정력 집중
교황청, 2020년 11월 국제성지로 지정
충남 서산시 해미면 대곡리 일원에 들어설 예정인 건설 폐기물사업장과 관련 지역 주민들의 반대 여론이 들끓어 결과의 향배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와 관련 31일 오전 서산시 해미면 대곡1리 주민 50여명이 모여 건설폐기물사업장 인근에서 반대집회를 가진 데 이어 오후 1시 대곡2리 주민 100여명이 2차로 가세해 반대집회를 이어가고 있다.
시에 따르면 건설폐기물사업장 예정지는 현재 석산 및 레미콘공장이 입주한 곳으로 오래전부터 인근 주민들이 분진 등 환경 피해에 노출된 곳으로 최근 한 사업자가 같은 장소에 각종 건설폐기물 재처리업 사업신청서를 제출하면서 문제의 발단이 불거졌다.
이날 대곡2리 김민숙 이장은 "현재 시에서는 국제성지 순례길과 관련 도로정비, 순례길 설계 등 대곡리 생활 인프라 여건에 대해 행정적 협조를 하고 있는데 폐기물사업장이 들어설 옆으로 순례길 도로가 나 있고 인근에 석산을 비롯해 폐차장, 레미콘공장, LPG가스, 고물상, 유기견센터 등이 있는데 또 여기에 폐기물이 들어와 적극적 반대에 나선다"고 집회 반대 이유를 밝혔다.
특히 "일부 주민이 식수원으로 사용하는 산수저수지가 장마철 석산, 폐차장 등에서 유입되는 물로 인해 농사도 못질 정도로 심각하게 오염됐다"며 "인근 한서대 학생도 1000여명 넘게 서명운동에 참여하고 학교 측도 적극적 반대 입장"이라고 밝혔다.
한 주민은 "귀촌을 꿈꾸고 대곡리에 보금자리를 마련했다"며, "교황도 다녀가신 성지순례길이 자리한 이곳에 건설폐기물업체라니 가슴이 미어지고 답답함을 금할길이 없네요. 꼭 이 조용하고 아름다운 이곳 대곡리에 이런 업체를 들여야만 할까요"라고 안타까운 심정을 토로했다.
이에 대해 서산시 관계자는 "석산과 레미콘 공장이 자리한 위치에 최근 폐기물재처리업 업체 측에서 1만㎡(약 3000평) 면적에 건설폐기물사업장 사업계획서를 제출한 상태"라며 "4월11일까지 처리기한으로 심도하는 과정에서 최대한 주민들의 여론을 수렴해 충분히 반영하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한편 서산시가 2016년부터 추진해서 완료한 해미면 대곡리 한티고개부터 해미순교성지로 이어지는 약 11.3km의 해미 천주교 순례길은 1800년대 병인박해 등 천주교 박해 당시 내포지역의 수많은 천주교 순교자들이 서산해미읍성과 해미순교성지(여숫골)로 압송됐던 경로다.
교황청은 이곳을 거쳐 순교한 신자들의 유해가 보존돼 있는 해미순교성지를 지난 2020년 11월 국제성지로 지정했으며, 시는 종교관광 콘텐츠를 접목한 지역관광 활성화를 통해 성지순례하는 방문객들에게 각광받고 있는 코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