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50억 클럽’ 정조준… 박영수 前특검 압수수색(종합)
檢, ‘50억 클럽’ 정조준… 박영수 前특검 압수수색(종합)
  • 권나연 기자
  • 승인 2023.03.30 15:11
  •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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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무담당 양재식 변호사도 대상 포함… 재수사 본격화
한동훈 “서울중앙지검, 독하고 집요하게 끝까지 수사”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검찰이 박영수 전 국정농단 사건 특별검사에 대한 압수수색에 나서며 이른바 ‘대장동 50억 클럽’을 향한 수사의 칼날을 세웠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은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이 집요하게 수사할 것”이라며 성역 없는 수사와 철저한 진실규명에 대한 자신감을 보였다.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1부(엄희준 부장검사)는 30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수재 등 혐의로 박 전 특검과 양재식 변호사의 주거지와 사무실, 우리은행 본점·성남금융센터·삼성기업영업본부 등에 검사와 수사관을 보내 은행 거래 내역 등을 확보했다.

‘50억 클럽’은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 씨가 사업 과정에서 도움을 받고 대장동 수익을 나눠주기로 약속한 인물들을 일컫는다.

박 전 특검은 지난 2014년 우리은행 이사회 의장으로 재직하면서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 씨 등이 대장동 개발사업 공모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컨소시엄 구성 등에 도움을 주고 50억원을 받기로 한 혐의를 받는다.

박 전 특검 딸인 A씨는 2019년 9월부터 2021년 2월까지 화천대유에서 일하면서 11억원을 받기도 했다.

박 전 특검 측은 대가성 뇌물이라는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3년 기한의 정상적인 대출로 연이율 4.6%를 적용해 회사 회계 장부에 대여금으로 처리됐다는 주장이다.

박 전 특검 측의 주장에도 A씨와 ‘대장동 일당’의 연결고리가 드러나면서 의혹은 짙어졌다. A씨가 대장동 아파트를 분양받아 8억원가량의 시세차익을 얻은 정황이 포착됐다.

검찰은 이번 압수수색을 통해 철저한 의혹 규명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압수수색 대상에 양재식 변호사를 포함시킨 것도 이 같은 맥락에 따른 결정이다.

양 변호사는 박 전 특검이 대표변호사로 있던 법무법인 강남에서 근무했다. 박 전 특검이 김씨의 대장동 개발사업 공모를 도와줄 당시 민간업자와 실무 업무를 담당했다.

정영학 회계사의 녹취록에도 대장동 일당이 양 변호사 영입을 두고 ‘신의 한수’라고 표현하는 내용이 담겨있다. 검찰은 이날 확보한 자료를 분석한 뒤 참고인 조사를 거쳐 양 변호사와 박 전 특검을 소환해 조사할 방침이다.

한 장관은 검찰의 ‘50억 클럽’ 수사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그는 이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이 이 사건을 독하고 집요하게 끝까지 수사할 수 있는 능력과 의지를 가진 팀”이라며 “김만배 씨에 대한 이례적인 재구속, 끝까지 재산을 한 푼 한 푼 찾아가는 식의 수사, 오늘 압수수색 등 로비 의혹 수사가 이뤄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50억 클럽’ 의혹 관련 특별검사 도입 추진에 대해 “진실규명에 방해가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한 장관은 “특검이라는 것은 검찰의 수사 능력, 의지, 인력이 부족한 경우에 보충적으로 해야 한다”며 “지금 단계에서 특검이 진행되는 경우 사실상 앞부분의 비리 본질을 밝히는 수사가 사실상 중단될 우려가 크다”고 말했다.

kny0621@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