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임금 2조 증가…고용은 5000명 줄었다
대기업, 임금 2조 증가…고용은 5000명 줄었다
  • 장민제 기자
  • 승인 2023.03.30 15:1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2022년 인건비 3% 상승, 임직원수 0.6% 감소
산업계 임원연봉 톱 'SK하이닉스', 7억5500만원
인건비 가장 많이 늘린곳 '현대차', 11.1% 증가
임원 연봉 상위 기업.[이미지=CXO연구소]
임원 연봉 상위 기업.[이미지=CXO연구소]

국내 대기업의 인건비가 1년간 2조원 이상 증가했지만 고용은 5000명 가까이 줄었다. 일반 직원에게 억대 연봉을 주는 기업은 1년 만에 40% 이상 늘었다. SK하이닉스는 산업계에서 임원 연봉 톱을 기록했다.

30일 기업분석 전문 한국CXO연구소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국내 120곳 대기업의 임직원 숫자는 전년 대비 0.6% 감소한 77만2068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2019년 이후 가장 적은 숫자다. 대기업 임직원 수는 2019년 77만9365명에서 2020년 77만5310명으로 줄었다. 2021년 77만6628명으로 전년대비 0.2% 증가했지만 2022년 다시 감소세로 돌아섰다.

반면 지난해 총 인건비 규모는 3%(2조4011억원) 이상 상승했다. 120개 대기업에서 지급한 임직원 총 인건비는 2019년 64조3282억원, 2020년 66조2873억원, 2021년 74조7720억원, 2022년 77조1731억원으로 지속적으로 늘었다. 

대기업에서 인건비가 증가하면 직원 수가 많아진다는 고용 공식이 성립되지 않았다.

이에 따라 임직원 개인에게 지급되는 연봉 수준도 늘었다. 120개사 임직원의 평균연봉은 2021년 9628만원에서 지난해 1억196만원으로 5.9% 증가했다.

이번 조사와 관련된 임원은 등기임원을 제외한 미등기임원 기준이다. 일반 직원은 임원을 뺀 부장급 이하 기준이다.

120곳 대기업 중 임직원 인건비 규모가 증가한 곳은 101곳으로 집계됐다. 고용을 1명이라도 늘린 업체는 120곳 중 80곳이다. 30곳은 고용이 줄었는데도 인건비는 오히려 증가했다. 

오일선 한국CXO연구소 소장은 “자동화와 기계화 시스템 도입 증가 등으로 국내 대기업에서 단순히 인건비를 늘려서 일자리를 창출하는 방식은 이제 더 이상 통하지 않는 시대로 접어들었다”며 “다양한 신사업 발굴 등을 통해 기존에 없던 고용을 늘려나가는 것이 더욱 중요해졌다”고 말했다.

최근 1년 새 임직원 인건비 금액을 가장 많이 늘린 곳은 현대자동차다. 현대차의 임직원 급여 총액은 2021년 6조8872억원에서 2022년 7조6487억원으로 11.1% 늘었다. SK하이닉스도 같은 기간 3조3379억원에서 4조601억원으로 21.6% 증가했다.

120개 대기업 중 ‘임직원 연봉 1억 클럽’에 가입한 기업은 36곳으로 2021년(25곳)보다 11곳 증가했다.

산업분야에서 임원 평균보수가 최고인 기업은 SK하이닉스로 조사됐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임원 한명에 평균 7억5516만원을 보수로 지급했다.  이어 △포스코홀딩스(7억400만원) △삼성전자(7억320만원) △엔씨소프트(6억9359만원) △이마트(6억8700만원) △GS건설(6억6758만원) △GS글로벌(6억6180만원) △CJ제일제당(6억5500만원) △LG화학(6억1700만원) 순으로 조사됐다.

임원을 제외한 부장급 이하 일반직원의 연간 급여가 1억원을 넘긴 곳은 27곳으로 전년대비 8곳 늘었다.

산업계에선 S-Oil이 평균 1억6678만원으로 선두에 올랐다. 이어 △SK텔레콤(1억3733만원) △카카오(1억3696만원) △삼성전자(1억3079만원) 순으로 집계됐다. 임원 연봉 1위에 올랐던  SK하이닉스의 직원 연봉순위는 5위(1억2997만원)에 그쳤다.

jangstag@shinailbo.co.kr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