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여성 사외이사 확대…ESG 강화 '잰걸음'
증권사, 여성 사외이사 확대…ESG 강화 '잰걸음'
  • 이민섭 기자
  • 승인 2023.03.30 1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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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리츠·대신·신한 첫 선임…"이사회 내 비중 더 늘려야"
(사진=신아일보DB)
(사진=신아일보DB)

국내 증권사의 여성 사외이사가 눈에 띄게 늘어나고 있다. 최근 메리츠증권과 대신증권, 신한투자증권 등은 올해 처음으로 여성 사외이사를 선임했다.

증권사 유리천장은 앞으로 더 낮아질 전망이다. 이사회 성비가 지배구조 평가에서 차지하는 중요도가 강조되고 있기 때문이다.

3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증권사들은 올해 정기주주총회에서 여성 사외이사를 신규선임하거나 재선임했다.

메리츠증권은 지난 17일 주총을 통해 양재선 법무법인 율촌 변호사를 사외이사로 신규 선임했다. 또 대신증권과 신한투자증권은 주총에서 조선영 광운학원 이사장과 주소현 이화여자대학교 소비자학과 교수를 각각 신규 선임했다.

기존 사외이사들 중 여성 사외이사를 재선임한 곳도 있다. 미래에셋증권과 NH투자증권은 각각 이젬마 경의대학교 국제학과 교수, 홍은주 한양사이버대학교 경제금융학과 교수를 재선임했다.

이 외 △한화투자증권 △키움증권 등도 주총에서 여성 사외이사 재선임 안건이 의결됐다.

증권사들이 여성 사외이사 선임에 공들이는 것은 전문성 확보를 통한 ESG 경영 강화와 지난해 8월 시행된 자본시장법 개정안을 의식했기 때문이다.

자본시장법에 따르면, 자산총액 2조원 이상 기업의 이사회는 남성으로만 구성하지 않고 1명 이상의 여성 이사를 두도록 규정했다. 다만 위반 시 별도의 처벌 규정은 없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자본시장법 개정을 근거로 과거와 달리 금융투자업계 이사회에 여러 경험을 갖춘 여성 사외이사의 진출이 많아지고 있다”며 “여성 인사 영입을 통해 ESG 경영 강화와 전문성을 확보하기 위한 행보”라고 설명했다.

증권사 이사회의 여성 사외이사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지배구조 측면에서도 이사회 구성원에 다양성이 요구되는 추세며 이를 통해 기관 투자자, 자문 기관 등이 의결권 행사 여부가 갈릴 수 있다.

실제 미국 투자은행(IB) 골드만삭스는 투자기업 이사회가 여성 이사를 두지 않을 경우 이사회 안건에 반대 의결권을 행사하는 원칙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사회의 성비가 ESG 가운데 지배구조를 평가하는 기준으로 자리 잡은 점도 이유로 꼽힌다. 기업의 ESG를 평가하는 기관들은 실제 지배구조 평가 요소에 이사회 내 여성 임원 여부 등을 명시해 기업 이사회 구성에 다양성을 갖추도록 유인하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ESG 경영평가에서 좋은 평가를 얻기 위해 이사회 내 여성 임원을 늘릴 것”이라며 “다만 업계의 실질적인 유리천장을 깨기 위해서는 이사회에서의 여성 비중을 늘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minseob2001@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