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美 의회 연설에 한일중 정상회의 복원까지… '북핵 외교전'
尹, 美 의회 연설에 한일중 정상회의 복원까지… '북핵 외교전'
  • 김가애 기자
  • 승인 2023.03.28 1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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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달 국빈 방미 때 '상·하원 합동회의 연설' 조율
윤대통령 "한일중 3자 정상회의 다시 가동할 것"
김기현, 中 대사 만나 "시진핑 방한 빨리 됐으면"
(사진=대통령실)
(사진=대통령실)

 

윤석열 대통령이 다음 달 미국 국빈방문에서 상·하원 합동회의 연설을 조율하고 있는 것으로 28일 알려졌다.

윤 대통령은 다음 달 26일 미국을 국빈 방문해 조 바이든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한다. 한국 대통령의 미국 국빈 방문은 12년 만이다. 윤 대통령의 미국 국회 연설이 성사되면 지난 2013년 당시 박근혜 대통령 이후 10년 만에 이뤄지게 된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이날 보도에서 한국계인 영 김(공화·캘리포니아) 하원의원이 마이클 매콜 외교위원장 등과 함께 윤 대통령의 합동회의 연설을 요청하는 공동 서한을 케빈 매카시 미 하원의장에게 보냈다고 밝혔다. 

공화당 소속인 김 의원은 한미 외교 현안을 다루는 외교위원회 산하 인도 태평양 소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다. 

김 의원은 이 신문에 현재 윤 대통령의 연설에 대한 협의가 진행되고 있다면서 매카시 하원의장이 윤 대통령을 공식 초청하는 것을 "시간문제로, 매우 낙관적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도 이날 기자들과 만나 "국빈 방문이고 한미동맹 70주년이기 때문에 미국에서 윤 대통령을 예우하기 위해 많은 프로그램이 준비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니혼게이자이는 미국 국회가 윤 대통령을 환대하는 것은 대북 정책을 높이 평가하기 때문이라며 "북한과 중국에 대응하는 한미 동맹 강화를 뒷받침하는 차원"이라고 평가했다. 

윤 대통령은 연설에서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맞서 강력한 한미동맹을 강조하는 메시지를 던질 것으로 예상된다. 또 북한 인권 문제와 관련한 메시지도 발신할 가능성도 높다.

실제 윤 대통령은 이날 국무회의 모두발언에서 북한 인권보고서 공개 발간 소식을 알리며 "내일(29일) 시작되는 민주주의 정상회의와 현재 진행 중인 유엔인권이사회를 계기로 북한 인권 실상이 국제사회에 널리 공개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러한 가운데 윤 대통령이 북핵 대응에 중국의 협력을 끌어내기 위한 한일중 정상회의도 재가동하겠다는 의지를 내보여 주목된다.

실제 윤 대통령은 지난 21일 국무회의와 27일 재외공관장 초청 만찬에서 "한일중 3자 정상회의를 다시 가동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여기에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는 이날 취임 후 처음으로 싱하이밍 주한중국대사를 만나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방한과 한일중 정상회의 복원을 타진하기도 했다. 

김 대표가 "시진핑 주석께서 코로나 상황이 안정되면 한국을 방문하겠다는 말씀을 주신 걸로 안다. 좀 빨리 잘 됐으면 한다"고 말하자, 싱하이밍 대사는 "두 분이 '우리는 떼려야 뗄 수 없는 이웃이고 영원한 협력 파트너'라는 마음이 있으시니 그런(협력) 방향으로 계속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또 김 대표가 "최근 윤 대통령이 일본을 방문해 셔틀외교를 복원하면서, 동아시아 3국간 관계가 좀 더 원활해지길 바라는 기대를 담고 있다"며 한중일 3국 정상회담 재가동을 타진하자 싱하이밍 대사는 "중한일 삼국 정상회의에 대해 중국은 지지한다"며 "성과를 기대하며 한국과 잘 협력하겠다"고 답했다.

김 대표는 또한 "중국이 북한으로 하여금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위해 비핵화 대화에 나올 수 있게 건설적인 역할을 해달라"고 요청했다.

한일중 정상회의는 지난 2008년부터 '일본→중국→한국' 순으로 의장국을 번갈아 맡으며 연례적으로 개최돼 왔다.

그러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등으로 인해 2019년 12월 중국 청두에서 열린 이후 중단된 상태다.

[신아일보] 김가애 기자

gakim@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