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은행 내홍 '점입가경'…해결사 김복규 '꼼수 복직' 뭇매 
산업은행 내홍 '점입가경'…해결사 김복규 '꼼수 복직' 뭇매 
  • 배태호 기자
  • 승인 2023.03.27 1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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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이전 두고 노사갈등 심화…김복규 수석부행장 과거 감사원 '주의'
산업은행 노동조합원들이 27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KDB 산업은행 본점 앞에서 부산이전 강행 규탄 결의대회를 열고 있다. 이들은 정부가 추진하는 산은 본점 부산이전 계획의 철회를 요구하며 강석훈 산업은행 회장을 규탄했다. (사진=연합뉴스)
산업은행 노동조합원들이 27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KDB 산업은행 본점 앞에서 부산이전 강행 규탄 결의대회를 열고 있다. 이들은 정부가 추진하는 산은 본점 부산이전 계획의 철회를 요구하며 강석훈 산업은행 회장을 규탄했다. (사진=연합뉴스)

산업은행 내홍이 심화하고 있다. 윤석열 정부의 부산 이전 공약 이행을 두고 300일 가깝게 노사 간 대립이 이어지는가 하면, 최근 해결사로 나선 수석부행장이 감사원 징계를 받고 회사를 떠난 인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산은 노사 갈등은 한층 격해질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산업은행의 부산 이전 반대를 외치며 290여일째 아침 집회를 하고 있는 산업은행노동조합이 27일 예정된 산은 경영협의회를 저지했다. 

산은은 이날 오전 10시 경영협의회를 열고 산업은행 이전안을 의결해 금융위원회에 제출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노조 측 저지로 경영협의회 주요 구성원이 발길을 돌리면서 예정된 경영협의회는 무산됐다.

산은 관계자는 “정부 공약인 만큼 검토 중인 사안이며, 경영협의회 재개와 관련해서는 아직 결정된 바가 없다”고 말했다.

산은 노조는 위원장을 비롯해 일부 조합원은 경영협의회 저지를 위해 지난주부터 8층 회장실 앞에서 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이에 따라 산은은 이날 서울 모처에서 경영협의회를 열고 부산 이전과 관련한 안을 의결한 것으로 전해졌다. 노조는 경영협의회 의결은 부당하다며 다음 날 금융위원회 앞에서 기자회견과 함께 의결안 효력을 중지하는 가처분 소송 등 물리적·법적 투쟁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게다가 노조는 지난 22일 임명된 김복규 신임 수석부행장(전무이사)에 대해서도 임명 철회를 요구하며 반발하고 있다.

김 수석부행장은 산은에서 정책기획부문장(부행장)을 지냈다. 이 기간 산은은 ‘선임부행장’ 직위를 내규 개정만으로 신설해 감사원으로부터 지적을 받았다. 감사원은 이와 함께 당시 정책기획부문장을 맡고 있던 김복규 신임 수석부행장에게 ‘주의’ 조치했다.

감사원으로부터 ‘주의’를 받은 김 부행장은 올해 초 임기 만료로 퇴직했고, 두 달 만에 다시 수석부행장으로 승진해 산은으로 돌아왔다.

수석부행장은 회장에 이어 산은 내부 서열 2위로, 산은의 부산 이전을 추진하는 이전준비단장을 겸하게 된다. 

이런 탓에 노조는 김복규 부행장의 복귀가 산은 이전에 속도를 내기 위한 결정으로 보고 △이전준비단 즉시 해체 △이전 준비 컨설팅 중단 △‘꼼수 부산지역 인사발령’ 금지 등을 요구하며 김복규 신임 수석부행장의 출근을 저지하기도 했다.

[신아일보] 배태호 기자

bth77@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