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개월 만에 하락 멈춘 '세종 아파트값' 바닥 다지기 돌입
20개월 만에 하락 멈춘 '세종 아파트값' 바닥 다지기 돌입
  • 남정호 기자
  • 승인 2023.03.27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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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전국 시도 중 '나 홀로 상승'…최근 1억원 넘게 오르기도
매수 심리 빠르게 회복…전문가 "고금리 상황 완만한 상승 전망"
세종시 아파트 단지. (사진=신아일보DB)
세종시 아파트 단지. (사진=신아일보DB)

1년 반 넘게 하락세를 이어오던 세종시 아파트값이 지난주 전국 시도 중 유일하게 상승하며 방향을 틀었다. 최근 매매에서 직전 거래 대비 1억원 넘게 오른 단지들이 하나둘 나오는 가운데 매수심리도 빠르게 회복하는 모습이다. 전문가들은 세종 아파트값이 바닥 다지기에 들어갔다고 분석하면서 고금리 부담으로 상승세는 완만할 것으로 전망했다.

27일 한국부동산원 주간 시계열 자료에 따르면 지난주(20일 기준) 세종시 아파트값은 전주 대비 0.09% 올랐다. 

세종시 아파트값이 상승세로 돌아선 건 2021년 7월 셋째 주 후 20개월 만이다. 세종시는 지난주 전국 광역 시도 중 유일하게 아파트값이 상승한 곳이기도 하다.

세종시 아파트값은 2019년 11월 둘째 주 오름세로 돌아선 이후 2021년 5월 둘째 주까지 국회 이전 이슈 등에 힘입어 51.16% 급등했다. 그러나 단기 가격 급등에 따른 부담과 입주 물량 증가로 그해 5월 셋째 주 하락 전환한 이후 혼조세를 보이다가 2021년 7월 넷째 주부터 올해 3월 둘째 주까지 86주 연속 내렸다.

이 기간 세종시 아파트값은 총 27.02% 내렸는데 비슷한 시기 세종시에 이어 두 번째로 긴 71주째 하락세를 보인 대구시(-17.52%)와 비교해도 낙폭이 크다.

전문가들은 수요자들이 현재 세종시 아파트 시장 상황을 바닥으로 인식하는 모습이라고 분석했다. 2021년 중반까지 이어진 가격 급등에 따른 부담이 세종 아파트값을 다른 지역보다 빠르게 끌어내렸다고 해석했다.

서진형 경인여자대학교 MD상품기획비즈니스학과 교수는 "가격이 많이 빠졌다는 인식 때문에 실수요자들이 매수세에 가담하며 바닥 다지기에 들어가는 모습들이 나타나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경제연구소장은 "대구 등과 달리 공급 물량과 입주 물량이 적고 집값과 공시가격도 많이 빠져 세 부담도 줄어든 상황"이라며 "또 세종시는 앞으로 더 성장하면 성장했지 나빠지는 동네가 아닌 만큼 최근 수요가 유입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같은 분위기 반전은 매매수급지수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부동산원 통계를 보면 지난주 세종시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80.8로 전주 대비 10.4p 급등하며 지난해 8월 셋째 주(87.7)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12월 마지막 주 48.9까지 떨어졌던 지수는 지난달 첫째 주(54.6)부터 지난주까지 6주 연속 상승세다. 수급지수는 100을 기준으로 0에 가까울수록 수요보다 공급이 많다는 의미다. 

최근에는 직전 거래 대비 1억원 이상 오른 단지들도 속속 나타나고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을 보면 다정동 가온마을 5단지 중흥S-클래스센텀시티 84.98㎡(이하 전용면적 기준)는 지난 10일 6억4000만원(6층)에 거래돼 직전 거래인 2일 4억5000만원(10층) 대비 1억9000만원 올랐다. 

지난달 4일 6억원(1층)에 손바뀜한 반곡동 수루배마을 4단지 94.96㎡도 이달 16일 1억3000만원 오른 7억3000만원(18층)에 팔렸다. 새롬동 새뜸마을 3단지 롯데캐슬 84.94㎡ 역시 지난달 25일 6억2000만원(2층)보다 1억1000원 오른 7억3000만원(7층)에 이달 10일 거래됐다.

전문가들은 행정수도라는 특수성에 따른 실거주 수요 등으로 세종시 아파트값이 당분간 바닥 다지기를 거쳐 다시 상승 흐름으로 돌아설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고금리가 지속되고 있어 완만한 상승세를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김인만 소장은 "사람들이 바닥이라고 인지하고 시장에 들어가기 시작한 만큼 당분간 바닥 다지기를 거쳐 가격이 올라가는 흐름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서진형 교수도 "실질적인 수요와 함께 행정도시라는 특성에 따른 수요가 있기 때문에 어느 정도 상승 기조를 이어갈 것"이라며 "세계 각국이 고금리 유지 전략을 이어가는 만큼 급격하게 가격이 상승하기에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했다.

south@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