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부동산 시장 경착륙을 막기 위해 부동산 규제 완화 드라이브에 나서면서 침체 일로를 걷던 주택시장이 꿈틀거린다. 한국부동산원 주간아파트값 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마지막 주 -0.76% 변동률을 기록했던 전국 아파트값은 지난주 -0.22%까지 낙폭을 줄였다.
특히 서울 25개 자치구 중 서초구와 강동구가 하락세를 멈추고 보합으로 돌아섰고 동작(-0.02%)도 보합에 한 발 더 다가섰다. 세종(0.09%)도 빠른 속도로 낙폭을 줄이며 20개월 만에 상승 전환했다. 이외 수도권 지역과 지방 광역시, 지방 도 지역도 올해 들어 하락 폭이 줄고 있지만 서울과 세종에 비해선 속도가 더딘 모습이다.
이 같은 온도 차는 분양시장에서도 포착된다.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을 통해 올해 1월1일부터 지난 19일까지 청약받은 전국 민간분양 아파트 중 서울은 평균 57대1 경쟁률을 보였다. 반면 인천과 경기는 각각 1.5대1, 1.1대1 경쟁률에 머물렀고 전국 평균 경쟁률도 6.1대1에 그쳤다.
세부적으로 보면 이달 7일 1순위 청약 받은 '영등포자이 디그니티' 아파트는 특별공급 제외 98가구 모집에 1만9478건이 몰려 평균 198.76대1 경쟁률을 보인 반면 비슷한 시기 인천과 경기, 지방에서는 계획만큼 입주자를 모으지 못하는 단지들이 여럿 나타났다.
이와 관련해 규제지역 해제와 중도금 대출 분양가 상한 기준 폐지 등 규제 완화로 인한 효과가 서울 등 일부 지역에 집중되면서 시장 참여자들의 관심 역시 이들 지역으로 몰리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거시경제 여건이 나아질 경우 서울 등 규제 완화로 인한 혜택을 받은 지역에서 주택시장 분위기가 점차 회복세를 보이면서 접경지역으로 이런 분위기가 퍼져나가며 전국적으로 시장이 회복세를 보일 수 있다는 견해를 내놓고 있다.
정부는 이 같은 흐름을 염두에 두고 서울 등을 중심으로 시장 연착륙을 위한 분위기 조성에 한창인 모습이다. 그리고 그 결실도 조금씩 나타나고 있다. 그러나 시장이 연착륙하기 위해서는 서울과 일부 지역뿐 아니라 미분양이 집중되고 있는 지방에 대한 정책적 안배도 필요하다.
서울 주택시장 상황만 바라보고 있기에는 지난해 10월 이후 매월 앞자리를 바꾸며 미분양 6만호를 넘긴 지방 주택시장 상황이 심각한 수준으로 향하고 있다. 규제 완화를 통해 시장 회복을 위한 긍정적인 여건이 하나둘 생기고 있는 서울 같은 지역처럼 지방에도 이런 여건을 만들어 나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