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 완화·급매물 소진…점점 작아지는 서울 아파트값 낙폭
규제 완화·급매물 소진…점점 작아지는 서울 아파트값 낙폭
  • 서종규 기자
  • 승인 2023.03.22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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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4분기 대비 올해 1분기 동일 단지·면적 거래 절반 '가격 상승'
전문가 "공시가 내려 다주택자 종부세 부담↓…매물 잠김 가능성"
서울 여의도 아파트 단지. (사진=신아일보DB)

올해 초부터 이어진 정부의 대대적 부동산 규제 완화와 주택 시장 냉각에 따른 급매물 소진으로 서울 아파트값 낙폭이 5주 연속 축소했다. 작년 4분기에 이어 올해 1분기에도 거래된 동일 단지·면적 물건 중 절반은 가격이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서울 아파트 가격 향방을 예측하면서 공시가격 하락과 이에 따른 다주택자 종부세 부담 축소가 매물 잠김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데 주목했다.

22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3월 둘째 주(13일 기준) 서울 아파트값은 전주 대비 0.16% 하락했다.

서울 아파트값은 규제지역 해제 등이 담긴 1·3 부동산대책이 발표된 올해 1월 첫째 주부터 낙폭을 줄이다가 2월 첫째 주 다시 하락 폭을 키운 바 있다. 이후에는 하락 폭이 5주 연속 축소했다.

가격 하락 폭 둔화와 함께 직전 대비 오른 가격에 거래된 물건도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R114가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자료를 통해 올해 1분기(1월1일~3월14일)와 작년 4분기(10월1일~12월31일) 서울 동일 단지·면적 계약 물건 531건을 비교한 결과 전체의 52.2%인 277건의 1분기 가격이 직전 분기 대비 상승한 것으로 조사됐다.

전문가들은 정부의 규제 완화책과 특례보금자리론 등 대출 상품으로 매수세가 늘며 급매물이 빠르게 소진된 점이 낙폭 축소에 영향을 미쳤다고 봤다.

여경희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정부의 대대적인 규제 완화와 봄 이사 수요가 맞물리면서 가격이 크게 빠진 물건을 중심으로 급매물이 소진됐다"며 "서울 아파트 거래 시장 분위기가 사뭇 달라지고 있다"고 말했다.

김효선 NH농협은행 부동산수석위원은 "특례보금자리론과 시중은행 금리 조정 등으로 매수 문의가 늘고 있는 상황"이라며 "이에 따라 일부 급매물이 소진되며 하락 폭이 둔화 중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공동주택 공시가격 하락에 따른 매물 잠김 가능성이 서울 아파트 가격 향방을 좌우할 수 있다고 봤다. 공시가격 하락으로 종부세 부담이 낮아진 다주택자들이 호가를 낮춰 팔기보다는 물건을 보유할 가능성이 높다는 견해다.

서진형 경인여자대학교 MD상품비즈니스학과 교수는 "공시가격이 하락하면 다주택자의 종부세 부담이 주는데 이에 따라 물건을 보유하려는 경향이 강해질 수 있고 이 같은 점이 가격 향방을 좌우할 수 있다"며 "호가를 높이면 거래가 되지 않는 등 매도자와 매수자 간 힘겨루기가 지속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여경희 수석연구원은 "공동주택 공시가격 하락으로 주택 보유에 따른 부담도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며 "이에 호가를 낮춰 급히 처분하지 않고 상황을 관망하는 매도자들이 늘어날 전망"이라고 말했다.

seojk0523@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