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VB 여파로 금융 불확실성 확대…안전자산 '금' 관심↑
SVB 여파로 금융 불확실성 확대…안전자산 '금' 관심↑
  • 배태호 기자
  • 승인 2023.03.21 13:1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열흘 새 7.48% 올라…금 관련 ETF·ETN 수익률도 상승
(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사태 이후 글로벌 금융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확산한 가운데 대표적인 안전 자산인 금으로 투자심리가 쏠리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Fed)가 최우선으로 인플레이션에 대응하며 펼쳤던 긴축통화 기조에 대한 변화 가능성이 커지면서 이런 분위기는 한층 강화될 것으로 풀이된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KRX 금시장에서 금 1그램(g)당 가격은 8만3760원으로 전 거래일(8만850원, 지난 17일 종가)보다 2910원(3.60%) 올랐다. 

SVB 파산 소식이 국내에 전해지기 이전인 10일(7만7930원)과 비교하면 불과 열흘 새 5830원(7.48%) 오른 수준이다.   

금 시세가 오르면서 금 관련 상장지수펀드(ETF)와 상장지수증권(ETN) 상품 수익률 역시 동반 상승했다. 

지난 10일 1만5290원으로 거래를 마쳤던 에이스(ACE) 골드선물 레버리지(합성H) ETF는 20일 1만7860원으로 2570원(16.80%) 급등했다. 또, 타이거(TIGER) 골드선물(H) ETF는 1만2840원에서 1만3935원으로 1095원(8.52%) 뛰었다. 코덱스(KODEX) 골드선물(H) ETF 역시 같은 기간 1만1995원에서 1만3015원으로 1020원(8.50%) 올랐다.

레버리지 KRX 금현물 ETN은 13.46%나 뛰었고, 삼성 KRX 금 현물 ETN은 6.48%, KB레버리지 금 선물 ETN(H)과 메리츠 금 선물 ETN(H)는 각각 18.07%, 8.73% 올랐다. 

금값과 금 관련 상품 수익률 상승은 SVB 사태를 겪은 금융시장이 안전자산으로 쏠린 결과란 분석이 나온다.

투자업계는 미 연준이 줄곧 강조했던 통화 긴축정책이 SVB 사태로 완화되고 이런 흐름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연준은 이달 초까지만 하더라도 인플레이션 장기화를 우려하며 다시 0.50%포인트(p) 기준금리 인상(빅스텝) 가능성을 시사했고, 시장도 이를 당연하게 받아 들였다.

하지만 SVB 사태에 이어 미 시그니처 은행(Signature Bank) 폐쇄, 스위스 대형 은행인 크레디트 스위스(Credit Suisse, CS) 매각, 미국 퍼스트 리퍼블릭 은행(First Republic Bank) 유동성 위기 등이 터지면서 시장에서는 연준이 0.25%p 인상에 그칠 것이란 관측은 물론 동결까지 내다보는 비율이 늘었다.

실제 21일(한국시각) 오전 11시50분 기준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동결 전망은 27.7%, 0.25%p 인상(베이비스텝)은 72.3%로 나타났다.

불과 한 달여 전만해도 81.90%는 베이비스텝을, 18.10%는 빅스텝을 예상했지만 연준의 기조가 이번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누그러질 것이란 전망이 우세해진 셈이다.

오광영 신영증권 연구원은 “일련의 은행권 부실은 연준의 고강도 긴축 통화정책의 후유증이 되고 앞으로 연준의 통화정책 스탠스 변화를 기대할 수 있다”며 “금융권 부실 등으로 인해 예상보다 빠르게 연준의 긴축 통화정책 기조가 완화하면, 달러 강세는 완화되고 금 가격은 오를 것”이라고 주장했다.

[신아일보] 배태호 기자

bth77@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