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투표제 도입 기업 '역대 최대' 전망…경영·주가 관심↑
전자투표제 도입 기업 '역대 최대' 전망…경영·주가 관심↑
  • 이민섭 기자
  • 승인 2023.03.20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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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증권·예탁원 전자투표 활용 기업 매년 증가세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올해 정기 주주총회에서 전자투표제를 도입하는 기업은 역대 최대가 될 전망이다. 최근 주주행동주의가 활발해지면서 기업의 경영과 주가 등에 관심이 높아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전자투표제는 주주들이 PC, 스마트폰 등을 활용해 의결권을 행사하는 온라인 투표다.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받지 않아 주총 참여율을 높이고 의결권을 간편하게 행사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2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내 기업들에게 전자투표 플랫폼 서비스를 제공하는 곳은 한국예탁결제원과 삼성증권 등 2곳이다.

올해 주총에서 전자투표제 도입을 위해 삼성증권과 서비스 계약을 맺은 기업은 820곳으로 알려졌다. 삼성증권이 관련 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한 2020년(278곳)부터 2021년(466곳), 2022년(640곳)까지 전자투표제를 도입하는 기업은 가파르게 늘고 있다.

예탁원의 전자투표 시스템인 ‘케이보트(K-VOTE)’도 2018년 483곳을 시작으로 △2019년 564곳(전년比 16.7%↑) △2020년 659곳(16.8%↑) △2021년 843곳(27.9%) △2022년 974곳(15.5%) 등으로 매년 증가세다.

과거 기업들은 전자투표가 소액주주의 의결권 행사가 활성화될 경우 경영진이 원치 않는 방향으로 표 쏠림 현상이 나타날 수 있을 것을 우려했다. 하지만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이 이어지면서 기업들은 자발적으로 전자투표제를 채택했다.

여기에 기업들의 전자투표 도입 유도를 위해 전자투표제를 도입하는 기업에서 감사 등을 선임할 때 주총 결의요건을 완화하도록 하는 상법 개정이 2020년에 시행됐다.

전자투표제 도입 이후 소액 주주들은 본인들의 요구사항 관철을 위해 적극 표결에 나서고 있다.

실제 SK 소액주주연대는 장동현 SK 부회장이 주가 상승을 약속했지만 주가 하락에도 불구하고 고액 보수를 챙기는 것을 두고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며 장 부회장의 재선임에 반대표를 행사할 것을 독려하고 있다.

한편 일부에서는 최근 국내에서 활성화되고 있는 주주행동주의가 주주권 남용으로 이어져 회사에 손해를 야기시킬 수 있다는 주장이 관측됐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주주행동주의는 대리인 문제 감소를 통한 지배구조 개선 등으로 인해 시정효과가 나타날 경우 해당 기업의 주가 상승 등 순기능이 극대화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다만 전문성과 책임성을 갖지 않은 채 단기 수익만을 추구하기 위한 목적으로 추진된다면 다른 주주의 이익을 침해하거나 회사에 손해를 야기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minseob2001@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