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명숙 前총리 첫 재판 “돈 안받았다”
한명숙 前총리 첫 재판 “돈 안받았다”
  • 김두평 기자
  • 승인 2010.03.08 1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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혐의 전면 부인… 한명숙-검찰, 표적수사 날선 공방
곽영욱 전 대한통운 사장에게서 인사청탁 명목으로 돈을 받은 혐의로 기소된 한명숙 전 장관은 8일 “검찰의 공소사실은 사실이 아니라 날조된 것”이라며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한 전 장관은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부장판사 김형두) 심리로 열린 첫 공판에서 모두발언을 통해 “제가 살아온 삶과 양심을 돈과 바꿀 만큼 세상을 허투루 살아오지 않았다”며 이같이 밝혔다.

특히 “돈을 받아 챙기는 그런 일은 해본 적도, 할 줄도 모른다”며 “더구나 총리공관에서, 비서관과 경호관들이 지켜보는 자리에서 돈을 받는다는 것은 저로서는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2006년 12월20일 총리공관 오찬은 (당시) 정세균 산자부 장관의 사의표명 후 지인들끼리 가진 송년회 성격의 조촐한 점심식사 자리였다”며 “퇴임하는 장관에게 인사청탁이 말이 되느냐”고 반문했다.

또한 “(한 전 총리에게 뇌물을 준 곽영욱 전 대한통운 사장과) 정세균 장관의 만남을 주선하기 위해 오찬자리를 마련했다는 검찰의 사건구성 설정 자체가 본말이 전도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국무총리의 자세가 흐트러지면 공무원의 기강도 무너지고 나라의 질서도 어지러워진다”며 “저는 이런 막중한 책임감과 중압감 속에 항상 자기관리를 철저히 해왔다”고 덧붙였다.

한 전 총리는 법정에 출석하기에 앞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살아온 인생을 걸고 법정에서 진실을 밝히겠다”며 “성실한 자세로 (재판에 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한 전 총리는 2006년 12월20일 서울 삼청동 총리 공관에서 곽 전 사장 등과 오찬을 가진 뒤 인사청탁 명목으로 2만달러와 3만달러가 각각 담긴 편지봉투 2장을 받은 혐의로 기소됐다.

검찰과 한 전 총리 측은 동일인물 2명을 포함해 한 전 총리에게 뇌물을 건넨 혐의를 받고 있는 곽 전 사장 등 31명을 증인으로 신청, 뇌물수수 의혹을 둘러싼 날선 법정 공방을 예고했다.

22일 오후 2시에는 뇌물을 주고 받은 장소로 알려진 총리공관에 대한 첫 현장검증도 진행될 예정으로, 내달 9일 선고에 앞서 이번 재판의 심리는 이르면 이달 26일께 끝날 전망이다.

서울시장 출마가 거의 기정사실화되어 가고 있는 상황에서 열리는 이번 공판의 결과는 한 전 총리의 정치생명에 결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한 전 총리에 대한 다음 공판은 11일 오전 10시30분 서울중앙지법 311호에서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