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일정으로 동포간담회 참석… "미래지향 위해 역할 해주길"
번화가 긴자서 2차례 만찬 겸 친교행사… 日 언론도 "이례적"
윤석열 대통령은 16일 일본을 방문해 첫 일정으로 동포간담회를 열었다. 재일동포들의 현지 생활의 어려움을 직접 듣고, 살피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으로 풀이된다.
윤 대통령은 이날 도쿄 시내 한 호텔에서 재일동포 오찬 간담회를 열고 "지금 한일 양국은 더 나은 미래로 나아가기 위한 출발점에 서 있다"며 한일관계 발전을 위한 적극적인 역할을 당부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김건희 여사도 참석했다.
윤 대통령은 "조국에 대한 여러분의 변함없는 애정과 성원은 미래지향적인 한일관계를 만들어나가는 데 큰 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일본 동포 사회는 우리 민족 근현대사의 아픈 상처와 함께 시작했지만, 지금은 한일관계의 가장 탄탄한 버팀목으로 성장했다"며 "미래 지향적인 한일관계를 위해 여러분들께서 더 큰 역할을 해주실 것이라고 믿는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 수 년간 정치, 경제, 인적 교류 등 거의 모든 분야에서 (한일) 양국 간 교류와 협력이 정체됐다"면서 "지금과 같은 세계적인 복합위기, 미사일 위협 등 엄중한 안보 상황은 자유, 인권, 법치의 보편적 가치를 공유하는 국가 간의 보다 더 강력한 연대와 협력을 요구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특히 "이웃 일본과의 연대와 협력은 어느 때보다 중요해지고 있다"면서 "그래서 강제징용 문제 해법을 발표했고, 한일 양국이 미래를 향해 함께 협력할 것을 제안한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오늘 기시다 총리와 마주 앉아 이러한 취지를 재확인하고 양국의 미래를 위한 협력을 더욱 강화해 나갈 방안에 대해 의견을 나눌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재일동포 77명이 참석했다.
일본 도자기 명가 '심수관 가'의 제15대 심수관(본명 오사코 가즈데루)씨가 참석해 윤 대통령 부부에게 도자기를 선물하기도 했다. 심씨는 지난해 윤 대통령 취임식에도 참석한 바 있다.
심수관 가는 1598년 정유재란 때 일본으로 끌려가 정착한 심당길(본명 심찬)과 그 후손들이 일군 가고시마현의 도공 가문으로, 한일 문화교류에 기여해왔다.
오찬을 마친 윤 대통령은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정상회담을 가진 후 만찬에 참석한다.
일본을 대표하는 번화가 긴자에서 열리는 만찬은 이례적으로 두 차례에 걸쳐 열릴 것으로 알려졌다.
1차 만찬은 스키야키 식당에서, 2차 친교 회담은 '렌가테이'(煉瓦亭)라는 이름의 돈가스·오므라이스 전문점에서 진행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일본 언론도 두 차례에 걸쳐 만찬 겸 친교행사를 한 것은 이례적이라고 평가한다. 국빈을 맞이할 때는 통상 2500만 엔(약 2억5000만원)가량의 경비가 들기 때문에, 예산 면에서 연 2명 정도 국빈으로 초청하는 것이 일반적이라는 게 일본 매체들의 설명이다.
오므라이스를 좋아하는 윤 대통령의 취향을 고려한 것으로 전해지는데 윤 대통령이 과거 렌가테이에서 먹은 오므라이스의 맛을 잊지 못한다고 일본 측에 전하자, 배려 차원으로 선택한 것으로 알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