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공정과 상식에 맞지않는 알뜰주유소 정책
[기고] 공정과 상식에 맞지않는 알뜰주유소 정책
  • 신아일보
  • 승인 2023.03.17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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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주유소협회 유기준 회장
 

우리 주유소업계는 유가안정화라는 미명하에 시행돼온 알뜰주유소 정책을 비롯한 과거 정부의 무분별한 주유소간 가격경쟁 촉진 정책으로 인해 매년 200여개의 주유소가 폐업하는 실정이다. 많은 주유소들이 최악의 경영난에 직면하고 있다.

이에 그동안 공정과 상식을 강조해온 윤석열 정부의 바람직한 석유유통정책의 변화에 대한 많은 기대를 가져왔지만 지난 정부의 잘못된 정책을 되풀이하며 우리 주유소업계의 기대와 희망을 무참히 짓밟고 있다.

정부의 알뜰주유소 정책은 지난 2011년 당시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서고 국내 휘발유가격이 2000원을 넘어서는 등 초고유가 시기에 도입됐다.

“기름값이 묘하다”는 당시 이명박 대통령의 발언과 함께 기름값을 잡기 위한 정부의 특단 대책이 잇따랐고 알뜰주유소도 이 때 도입됐다. 특히 고유가 상황에서 석유시장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만과 불신이 알뜰주유소를 도입하게된 중요한 원인이 됐다.

그런데 알뜰주유소 도입이 10여년이 지난 지금 러시아 사태 등이 발생하면서 국제유가의 급등과 원달러 환율 상승 등의 영향으로 인해 또 다시 고유가 상황을 맞았다.

이에 정부는 일반 주유소들 보다 지나치게 저렴한 가격으로 알뜰주유소에 공급하고 유류세 인하 시에는 알뜰주유소에만 선공급하는 등 차별정책으로 인해 알뜰주유소에 비해 상대적으로 비싼 일반 자영주유소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만과 불신은 10여년전 알뜰주유소를 도입하기 이전보다 더욱 커진 상황이다.

정부의 알뜰주유소 정책의 부작용으로 소비자들의 불만과 불신을 더욱 키운 것과 동시에 주유소의 경영난을 가중시켰다.

실제 알뜰주유소를 제외한 대다수 주유소들은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급락해 휴업과 폐업이 증가하고 있는 반면 알뜰주유소들은 장사가 너무 잘돼 기존 주유기를 셀프주유기로 교체하고 탱크도 증설하고 있는 상황이다.

물론 시장에서 경쟁은 필수적이다. 경쟁에 따른 업계의 어려움은 당연하다. 하지만 정부의 갑질횡포와 차별정책으로 인해 피해를 받는 일반주유소 사업자들은 정부를 원망하고 정책을 수용하기 어려운 것은 매우 당연한 것이다.

정부가 알뜰주유소 정책을 통해 알뜰주유소 사업자들에게는 이득을 줬지만 반대로 이들과 경쟁하는 일반주유소 사업자들은 정책적 피해를 준 것과 다름없다고 할 수 있다.

우리 주유소업계가 요구하는 것은 ‘지금 업계가 너무 어려우니 무엇을 지원해달라는 게 아니다. 단지 공정하게 경쟁해서 열심히 사업하는 분들이 노력한 만큼 성과를 낼 수 있도록 주유소시장에서의 불평등, 불공정을 해소해 달라는 것이다.

윤석열 정부가 강조하는 공정과 상식 바로 그것이다. 공정과 상식에 맞지 않는 과거 정부의 잘못된 정책인 알뜰주유소 정책을 폐지해야 한다.

정부는 과거부터 지금까지도 알뜰주유소가 주변 주유소의 가격상승을 억제해 소비자 혜택으로 돌아가고 있다고 홍보해왔다.

하지만 정부가 국민혈세를 통해 알뜰주유소에 퍼부어준 특혜 만큼 소비자 혜택으로 얼마만큼 돌아가고 있는지, 정부의 알뜰주유소 정책이 과연 국민을 위한 정책으로 잘 기능하고 있는지, 이로 인한 일반주유소들과의 불공정 문제 등 부작용은 무엇인지 정부와 정치권, 그리고 국민 모두가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다.

/유기준 한국주유소협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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