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비수도권에 60조…'지역 균형발전' 지원
이재용, 비수도권에 60조…'지역 균형발전' 지원
  • 장민제 기자
  • 승인 2023.03.15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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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계열 소재지역 중심 투자, 지역별 특화사업 지정
지역기업 상생 프로그램 추가, 10년간 3조6000억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사진=신아일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사진=신아일보]

이재용 삼성 회장이 향후 10년간 약 60조원을 비수도권에 투자한다. 윤석열 정부의 지역 균형 발전 계획에 발맞춘 행보로 ‘용인 클러스터’를 넘어 ‘국토 균형 발전’에 힘을 보탠다는 방침이다.

삼성은 전국 위치한 계열사 사업장을 중심으로 향후 10년 간 총 60조1000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고 15일 밝혔다.

이번 투자 계획은 지역 풀뿌리 기업과 산업 생태계의 경쟁력을 높이고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어 지역 산업진흥과 균형 발전을 지원하기 위해 마련했다.

특히, 삼성은 반도체 패키지, 최첨단 디스플레이, 차세대 배터리, 스마트폰, 전기부품, 소재 등 지역별로 특화 사업을 지정해 투자를 집행한다. 이를 통해 각 지역이 해당 분야에서 글로벌 수준의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아울러 투자 외 지역 기업의 자금, 기술, 인력 등을 입체적으로 지원·육성해 회사와 지역 경제가 더불어 성장하는 ‘지속가능한 상생 모델’을 구현할 방침이다.

삼성전자·삼성디스플레이·삼성SDI·삼성전기 등 삼성 계열사들은 향후 10년 간 충청·경상·호남 등에 위치한 주요 사업장을 중심으로 제조업 핵심 분야에 총 60조10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 충청권 반도체·디스플레이·배터리 투자 

충청권에는 △반도체 패키지 특화단지 △첨단 디스플레이 클러스터 △차세대 배터리 마더 팩토리(Mother factory) 등을 조성한다.

삼성전자는 천안·온양 사업장의 차세대 연구개발 역량을 강화해 반도체 패키지 분야 경쟁력을 제고한다. 또 생산량 확충을 위해 시설 투자도 확대할 예정이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아산에 ‘디스플레이 종합 클러스터’를 구축하고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QD(퀀텀닷) 등 최첨단, 고부가가치 제품 생산 비중을 확대할 계획이다.

삼성SDI는 차세대 배터리 기술 연구 및 양산 체제를 강화하기 위해 천안에 기존의 리튬이온 배터리에 비해 용량이 크고 더욱 안전한 '전고체 배터리' 마더 팩토리 등을 구축할 예정이다.

'마더 팩토리'는 '글로벌 표준 공장'이자 '핵심 생산 기지'다. 첨단 생산 기술과 핵심 공정을 선제적으로 개발·적용해 해외 생산 공장으로 확산시키는 역할을 수행한다. 

삼성전기는 세종에 고부가가치 패키지 기판 생산 거점을 확대한다. 전자회로 패키지 기판 산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고 제품 부가가치 극대화가 목적이다.

◇ 경상권 ‘차세대 MLCC’, ‘고부가 선박’ 생산

경상권은 △차세대 MLCC 생산 거점 △글로벌 스마트폰 마더 팩토리 △고부가가치 선박 생산 거점으로 육성할 예정이다.

삼성전기는 부산을 '첨단 MLCC 특화 지역'으로 육성할 예정이다. MLCC용 핵심 소재 내재화를 위한 연구에 집중 투자한다. MLCC(적층 세라믹 캐피시터)는 현재 일본 업체들이 글로벌 시장의 약 60%를 점유하고 있는 시장이다. 이번 투자는 급성장하는 MLCC 시장에서 삼성을 비롯한 한국 기업들의 글로벌 영향력 확대로 이어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MLCC는 전자 회로가 안정적으로 작동할 수 있도록 전류 흐름을 일정하게 조절하고 부품 간 전자파 간섭을 막아주는 핵심 부품이다. 대부분 전자제품에 들어가 '전자산업의 쌀'로 불린다.

삼성 지역별 투자계획.[그래픽=고아라 부장]
삼성 지역별 투자계획.[그래픽=고아라 부장]

삼성전자는 구미사업장을 ‘글로벌 스마트폰 마더 팩토리’로 구축할 계획이다. 구미사업장은 현재 갤럭시S23, 폴더블폰 등 삼성전자의 프리미엄 플래그십 스마트폰을 연간 1600만대 생산 중이다. 삼성전자는 구미에서 개발한 생산 기술을 전 세계의 생산 공장으로 확산시킬 예정이다. 또 삼성전자는 경북대 등 지역 대학들과 계약학과를 운영해 지역 IT 인재 양성을 지원하고 지역 내 고용도 확대한다.

삼성SDI는 구미를 QD 등 반도체·디스플레이용 첨단 소재 특화 생산거점으로 육성한다. 삼성SDI는 TV, 반도체, 스마트폰, 디스플레이 생산에 사용되는 전자 소재 경쟁력을 강화하고 차세대 에너지용 첨단 소재까지 다양한 분야로 사업을 확대하기 위해 추가 투자를 집행키로 했다. 또 삼성SDI는 울산에서 배터리 성능을 결정짓는 '양극활 물질' 등 배터리 핵심 소재에 대한 연구와 생산 시설 투자를 확대할 방침이다.

삼성중공업은 LNG 운반선 등 고부가 제품 중심으로 수주를 확대해 수익성을 개선하고 양질의 일자리 창출로 거제 지역 경제 활성화에 기여할 방침이다.

호남권은 스마트 가전제품 중심으로 생산량을 확대해 삼성의 미래 가전 사업에서 더욱 큰 역할을 담당할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현재 광주사업장에서 생산 중인 가전제품을 프리미엄 스마트 제품 중심으로 확대·재편해 ‘글로벌 스마트 가전 생산 거점’으로 육성할 방침이다.

◇ 생태계 육성 지역 산업 생태계 지원 활동 강화

삼성은 투자 외 지역 기업을 위해 △반도체 생태계 육성 프로그램 △기술 및 자금 지원 △지역 인재 양성 지원 등을 입체적으로 전개해 지역 산업 부흥에 기여할 계획이다. 추가 상생 프로그램에는 향후 10년 간 총 3조6000억원을 투입할 예정이다.

우선 국내 반도체 생태계 활성화에 나선다. 국내 협력회사·중소 팹리스 지원을 확대한다. 삼성은 반도체 설비·소재 경쟁력 강화 및 국산화 확대를 위해 국내 협력회사들과의 공동 연구개발에 10년간 5000억원을 지원한다.

중소 팹리스 기업에 대한 MPW도 지원해 국내 반도체 생태계 활성화에 나선다. MPW는 팹리스 업체의 제품개발에 필수적인 반도체 시제품 생산지원 서비스다. 삼성전자는 10년간 5000억원을 MPW에 투입한다.

아울러 삼성은 국내 반도체 클러스터에 글로벌 소재·부품·장비 선도 업체들의 투자 유치를 추진할 예정이다.

◇ 지방 중소업체 기술·자금 지원

삼성전자는 앞으로 10년간 5200억원을 들여 스마트공장 구축 지원 사업을 고도화한다. 2~3차 협력회사를 우선 지원하고 지역 중소기업 내실화와 지역 균형 발전에 기여할 방침이다.

또 중소기업의 온실가스 감축 및 ESG 투자를 지원하기 위한 ‘ESG 펀드’를 1조원 규모로 조성해 운영할 예정이다. 수도권에 비해 환경이 열악한 지역 중소기업의 비중을 대폭 확대해 집중 지원할 계획이다.

삼성은 국가적인 물 부족 사태 해결을 지원하기 위해 오폐수를 공업용수로 전환하는 '오폐수 재이용 기술'을 전국 지역 산업단지 입주 중소기업들과 공유하고 컨설팅을 실시할 계획이다.

또 광주에도 벤처기업 육성을 위한 C랩 신규 거점을 구축하고 지역 스타트업 기업들과 사업 협력을 확대할 예정이다. 여기엔 향후 10년간 730억원이 지원된다.

삼성은  반도체 계약학과를 지방 소재 대학에도 신규 개설해 지역 반도체 인재를 육성한다. 지방 청년층 대상으로 삼성청년SW아카데미(SSAFY) 교육 기회도 확대한다.

아울러 △기술개발 지원 △경영 혁신 컨설팅 △인력 채용·교육 등 지역 중소기업에 대한 지원도 확대 운영하고 지역 청년들을 위한 △청년활동가 지원 △보호종료 청소년 자립 지원 사업도 지속한다.

jangstag@shina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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