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 52시간 근무' 고용 증가 효과 없고 경영성과 악화
'주 52시간 근무' 고용 증가 효과 없고 경영성과 악화
  • 이성은 기자
  • 승인 2023.03.15 0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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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입 이후 1인당 매출 유의미 변화 없어
주 52시간 근무제가 고용·기업 성과에 미치는 영향 분석. [표=한국경제연구원]
주 52시간 근무제가 고용·기업 성과에 미치는 영향 분석. [표=한국경제연구원]

주 52시간 근무제가 고용 증가 효과 없이 경영 성과만 악화시킨다는 분석이 나왔다.

15일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사업체패널조사(2017, 2019년)를 기초로 이중차분법(DID)을 활용해 주 52시간 근무제가 기업 성과에 미치는 영향을 실증 분석한 결과 고용 증가율은 0.67%포인트(p) 감소해 의미가 없었다.

기업의 생산성 지표인 1인당 매출액은 0.25 늘어 의미를 찾기 힘들었다는 분석이다. 주 52시간 근무제 도입으로 근로시간이 단축됐지만 기업 생산성 하락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기 때문이다.

한경연은 “주 52시간 근무제 시행 이후 기업들이 대응 방식 변화, 자동화·최신설비에 대한 투자 증가 등 제도의 장점 활용 등으로 노동시간 단축에 따른 생산성 저하에 대처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반면 주 52시간 근무제는 기업의 경영성과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됐다.

주 52시간 근무제 시행으로 총자산이익률(총자산에서 당기순이익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0.82%p 감소해 의미 있는 수치로 분석됐다. 주 52시간 근무제는 자기자본이익률(당기순이익을 자기자본으로 나눈 비율)도 3.01%p 감소해 의미 있는 영향을 미쳤다.

또 한경연은 삼중차분법(DDD)으로 주 52시간 근무제의 영향이 탄력·선택적 근로시간제를 시행하는 기업과 시행하지 않는 기업 사이 차이가 발생하는지 분석했다. 분석 결과 탄력·선택적 근로시간제 운영 여부가 기업 성과에 미치는 영향에는 한계가 있었다.

탄력·선택적 근로시간제를 운영하는 기업의 총자산이익률은 1.39%p 늘고 자기자본이익률은 0.39%p 증가했지만 유의미한 결과의 한계를 드러낸 것으로 분석됐다.

한경연은 “탄력·선택적 근로시간제는 주 52시간 근무제가 경영성과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을 완화시킬 수 있는 여지는 있지만 유의적 수치에 한계가 있다”며 “앞으로 탄력·선택적 근로시간제의 정책적 개선방안을 논의할 필요가 있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한경연은 주 52시간 근무제에 대해 “제도 개편을 통한 효율성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유진성 한경연 선임연구위원은 “탄력·선택적 근로시간제는 업계의 요구사항을 반영해 앞으로 탄력적 근로시간제의 단위기간을 최대 1년으로 확대하고 선택적 근로시간제의 정산기간도 최대 1년으로 연장하는 제도개선을 추진해 제도의 효과성을 높일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sele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