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비즈니스 글쓰기 역량을 키우려면
[기고] 비즈니스 글쓰기 역량을 키우려면
  • 신아일보
  • 승인 2023.03.1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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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계수 세명대학교 경영학과 교수(사회과학대학장)
김계수 세명대학교 경영학과 교수(사회과학대학장)

글은 얼굴이고 페르소나다. 글은 자신의 표상이다. 타인은 글을 통해 나를 판단한다. 이에 자기 경험과 생각을 자유롭게 지면에 옮길 수 있는 재능을 가지고 있다면 축복이 아닐 수 없다.

2020년 초부터 시작된 코로나19로 마스크 착용이 일상이 되었다. 주변에서 ‘콜록’대는 소리에 긴장하고 혹시 ’코로나!‘라는 의심의 눈초리로 긴장의 나날을 보냈다. ‘팬데믹’이라는 단어가 낯설지 않게 들리더니 비대면 서비스 환경인 ‘온택트’라는 단어에도 익숙해졌다. 가상공간의 ’메타버스‘라는 단어까지는 견딜 만했다. 새로운 대화형 인공지능 챗GPT(ChatGPT, Chat Generated Pre-trained Transformer)는 가위 혁명적이다.

작년 11월부터 서비스를 시작한  Open AI(개방형 인공지능)의 ChatGPT로 실제 코딩이나 글쓰기 등 다양한 것을 시도해 본 결과 인공지능이 인간 지능을 능가하는 특이점이라 불러도 손색이 없을 정도이다. ChatGPT는 앞서던 것을 기억하고 오류를 수정하는 학습기술로 ‘사람’과 대화하는 것처럼 자료를 정리해 주고 글을 써주고 그림도 그려 준다. 가까운 미래에 ChatGPT가 나의 일자리를 위협하진 않을지 싶은 것은 나만의 걱정일까?

코로나로 인한 비대면 규제가 최근 완화되며 대학가는 생기발랄한 신입생들로 활기가 넘쳐나고 있다. 신입생들을 보면서  대학 1학년을 목표 없이 허송세월로 보낸 필자의 대학 1학년 시절이 생각났다. 학생 앞에 선지 많은 해가 흐르면서 매년 다양한 학생을 만난다. 만나는 학생마다 ‘대학에서 무엇을 해야 하나요?’ ‘미래를 위해 어떻게 준비해야 하나요?’ 등 다양한 질문을 한다. 필자가 신입생들에게 답변하는 것은 예나 지금이나 비슷하다.

첫째, 경험을 많이 해야 한다. 다양한 경험을 뜨겁게 적극적으로 축적해야 한다. 돌이켜보면 삶의 질은 젊은 시절부터 경험한 것에 비례했다. 다양한 사람을 만나야 배울 것이 있다. 멘토로 삼을 수 있는 사람을 찾아 나서야 한다. 아르바이트와 현장실습 또는 인턴생활을 하면서 삶의 현장에 자신을 치열하게 던져 놓고 경제 활동이 어렵다는 사실도 터득해 봐야 한다. 젊은 세대가 미래에 맞이할 세상은 지금까지 받아온 부모님의 도움으로 해결될 만만한 곳이 아니다. 대학 시절 축적한 다양한 경험은 삶의 깊이를 결정할 것이고, 자신을 삶의 주인으로 만들어 줄 것이다.   

둘째, 읽기를 해야 한다. 읽기는 습관이 되어야 한다. 우리는 살기 위해서 매일 먹듯이 살기 위해서 읽어야 한다. 앞에서 이야기한 ChatGPT의 기세가 대단하다. ChatGPT에 자신이 궁금해하는 내용을 문의하면 곧바로 다양한 지식과 정보를 제공해 준다. 컴퓨터 스크린에 쏟아져나오는 내용에 ‘우와!’ 감탄사를 연발하며 이런 생각을 해 본다. ‘이것이 나의 진정한 지식인가?’, ‘나는 ChatGPT가 주는 정보를 주체적으로 소화하고 이를 삶에 유용하게 사용할 준비가 되어 있는가?’. 마음속에서 ‘아니다!’라는 울림이 들리면 다양한 책이 비치된 도서관으로 달려가야 한다. 사색과 함께 책을 주도적으로 읽으며 좋은 내용은 메모도 하고, 되새김질을 해야 한다. 책의 내용이 빠르게 휘발되지 않도록 음미해야 한다. 그리고 다시 ChatGPT의 정보를 들여다보면 성장해 있는 자신을 마주할 것이다.  

셋째, 글쓰기 연습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필자는 1학년 강의에서 ‘비즈니스’ 글쓰기를 강의한다. 여기서는 치열한 글쓰기를 강조한다. 삶 자체는 비즈니스이다. 비즈니스에는 거래가 있다. 인간은 누구나 사회생활을 하면서 거래라는 비즈니스를 하고 자신이 만든 제품과 서비스를 판매한다. 오죽하면 ‘파는 것이 인간이다!’라는 책이 발간되었을까? 대학 4년 동안 대학에서 연마한 자신의 역량을 통해 사회에서 가치 창출을 하여 경제적인 자유를 얻고, 자아실현을 하기 위해 학생들은 직업 또는 창업 전선에 나서야 한다.

가만히 있으면 타인이 나를 절대로 알아주지 않는다. 자신의 소중한 경험과 역량을 잘 기술한 이력서와 자기소개서를 통해서 자신을 알려야 한다. 이때 필요한 글쓰기는 결국 습관에서 나온다. 차후에 프로젝트 계획서 작성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지 않으려면 성공 습관을 키우고 싶다면 글쓰기 연습을 당장 하고 매일 꾸준히 해야 한다.

영국 작가 앤서니 트롤럽은 매일 출근 전 3시간 동안 글을 써서 평생 6권의 소설을 완성했다. 앤 타일러는 아이가 낮잠 자는 동안 혹은 가사를 하면서 자투리 시간에 글을 썼다. 작품 한 편을 한 번에 완성한 경우도 거의 없다. 일본의 무라카미 하루키는 장편 소설 한 편을 완성하는 데 6개월이 걸리고 퇴고만 수십 번을 한다고 밝혔다. 처음부터 프로는 없다. 자신이 관심을 두는 부분에 꾸준한 적응력을 키워야 할 시기가 대학 시절이다.

걱정이나 생각만으로는 절대로 이루어질 수 없는 것이 인간사이다. 글을 잘 쓰려면 일단 무엇이라도 읽고 자신의 문장을 계속 써야 한다. 춥고 낙후된 창고에서 매일 오전 10시부터 밤 12시 반까지 글을 썼던 버지니아 울프처럼, 컨디션에 상관 없이 하루에 원고지 20장씩 꾸준히 글을 쓰는 하루키처럼 오랫동안 천천히 끊임없이 써야 한다. 그리고 치열하게 다듬고 또 다듬어야 한다. 뇌로 천천히 하는 생각을, 몸이 반사적으로 작동하도록 치열하게 하는 훈련이 글을 잘 쓰는 비결이다.

김계수 세명대학교 경영학과 교수(사회과학대학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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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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