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 국민보다 장관님…국토부의 빗나간 정책 홍보
[데스크칼럼] 국민보다 장관님…국토부의 빗나간 정책 홍보
  • 천동환 기자
  • 승인 2023.03.13 08: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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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이 쏟아지는데 국민 삶은 쉬이 나아지지 않는다. 왜일까? 국토교통부의 초점 나간 정책 홍보가 이 질문에 답한다.

국토부는 지난 7일 국토부 공식 유튜브 채널에 '국토교통부X자취생으로 살아남기'라는 커뮤니티 콘텐츠를 올렸다. "집 구할 때 꼭 알아야 할 어플(앱)을 모아 알려드린다"며 '마이홈'과 '부동산 테크', '부동산 전자 계약' 등 앱을 소개했다. 이 중 '마이홈'에는 전월세 계약 전 다양한 주택 정보를 알아볼 수 있다는 설명을 붙였다. 

마이홈은 LH(한국토지주택공사)가 2014년 11월부터 운영해온 임대주택포털을 2015년 12월 확대 개편한 통합 주거 지원 안내 시스템이다. 공공분양을 비롯해 △주택금융 △청년주거지원 △신혼희망타운 △행복주택 △공공지원 민간임대주택 △주거급여 등 다양한 주거복지 정책을 홍보하고 공공주택 청약을 돕는다.

이곳저곳에 흩어진 주거정책 정보를 한곳에 모아 국민이 더욱 쉽게 주거복지를 누릴 수 있게 한 플랫폼이 마이홈이다. 그런데 새로운 플랫폼이 탄생하고 7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정보 통합과 정리는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대표적인 예로 정보 제공 창구가 마이홈으로 통합된 '공공지원 민간임대주택'은 여전히 'www.molit.go.kr/pr-housing/'을 주소로 한 대표 누리집을 따로 가지고 있다. 공공지원 민간임대주택 이용자는 마이홈과 대표 누리집 모두에서 관련 정보를 얻을 수 있다. 

문제는 새로운 통합 플랫폼이 출시된 후 기존 대표 누리집은 정보 추가 없이 방치되고 있다는 것이다. 신아일보가 지난 1월 이런 사실을 보도한 후 대표 누리집에 공공지원 민간임대 관련 보도자료와 택지 정보가 일부 업데이트되긴 했지만 다른 정보 대부분은 여전히 몇 년 전에 머문다. 카드뉴스 메뉴의 최신 콘텐츠는 2017년 12월6일에 제작된 것이고 정책Q&A 메뉴는 하염없이 '제작 중'이다.

공공지원주택 사랑방이라는 메뉴는 도무지 정체를 알 수 없다. 이 메뉴로 들어가면 'pr-housing.co.kr'이라는 주소를 가진 누리집으로 연결되는데 정부가 운영하는 누리집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조잡하고 어떤 정보를 제공하려는 건지도 모르겠다. 이 누리집에는 '경기행복주택'과 '기존주택 매임임대주택', '장기전세주택' 등 관련 글이 올라와 있는데 작성자와 작성일 모두 불분명하다. 중간중간 민간 분양광고 배너도 붙어 있는 게 마치 부동산 홍보 업체가 운영하는 사이트 같다. 아니 상업적 홍보 사이트도 이렇게 신뢰도 떨어지는 구성으로 호객 행위를 하지는 않는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국토부는 공공지원 민간임대주택 대표 누리집에 '블로그' 메뉴도 띄어 놨는데 블로그는 왜 존재하는지 이유를 모르겠다. 카드뉴스나 청약정보, 보도자료 메뉴에는 2017~2018년 자료가 최신 정보로 올라와 있고 '맞춤정보신청'이라는 메뉴는 비활성 상태다.

좋다. 백번 이해하려 노력해서 다시 '마이홈'으로 돌아가 보자. 이 플랫폼이라도 제대로 돌아가면 다행이련만 안타깝게도 옛말 틀린 게 없다. 집에서 새는 바가지 밖에서 새고 하나를 보면 열을 안다.

마이홈에서 공공지원 민간임대주택 소개 페이지로 들어가 봤다. '8년 거주 보장'이라는 문구가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다. 기존에 8년이던 공공지원 민간임대주택의 임대 의무 기간은 2020년 8월18일 이후 10년으로 늘어났지만 이 페이지 어디에도 이런 얘기는 없다. 시작부터 이런 상태인데 아래로 이어 붙인 정보들에 대해서 신뢰가 생길 리 만무하다.

이왕 여기까지 온 거 더 가보자. 신청 절차를 소개하는 글에선 한국부동산원의 옛 이름 '한국감정원'이 사용됐고 '공공지원 민간임대주택 상세 안내'라는 항목에서는 앞서 언급했듯 차라리 없느니만 못 한 대표 누리집과 블로그의 링크를 걸어놨다. '청약홈' 링크는 옛 이름 '아파트 투유'라는 이름으로 올려놨다.

'주거서비스 인증 제도'는 엉터리 정보의 정점을 찍는다. 마이홈 공공지원 민간임대 소개 페이지에 올라온 주거서비스 인증 제도는 공공지원 민간임대주택의 과거 버전인 '뉴스테이'에 머물러 있다. '뉴스테이 주거서비스 예비인증 현황(2017.12월 말 현재, 인증순)'이라는 제목의 표가 참으로 낯부끄럽다.

국토부는 원희룡 장관 취임 후 유튜브 영상을 활용한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국토부 공식 유튜브 채널을 보면 요즘 뜨겁다는 쇼츠(SHORTS) 영상 대표 이미지가 원 장관 얼굴로 도배돼있다. 

국토부는 정책 홍보의 초점을 과연 어디에 맞추고 있는 걸까? 일에 우선순위도 경중도 없다. 디테일은 실종됐다. 장관은 바뀌지만 국민은 영원하다. 장관 모시는 열정의 아주 일부라도 국민에 쏟는다면 이렇게까지 엉망이진 않을 텐데. 허탈하고 아쉽다.

cdh4508@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