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반값 전기차 구현 방법은
[기고] 반값 전기차 구현 방법은
  • 신아일보
  • 승인 2023.03.10 05:3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대림대학교 김필수 미래자동차학부 교수(자동차연구소 소장)
 

전기차 시대에 접어들며 더욱 치열한 시장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작년 판매된 글로벌 전기차는 약 980만대 수준으로 거의 1000만대에 이른다.

벌써 테슬라를 필두로 가격 인하정책을 본격화하며 이제 전기차 가격이 가장 중요한 화두가 됐다. 테슬라의 가격 인하 정책으로 글로벌 제작사들은 연속으로 가격을 인하하고 있다. 물론 높은 영업이익률을 가진 테슬라는 약 20%의 가격을 인하해도 흑자 유지가 가능하지만 다른 일반 글로벌 제작사들은 영업이익률이 약 5∼6%에 불과해 낮출 수 있는 요소가 한정적이다. 그러나 포드도 전가차의 가격을 약 8.8% 인하하겠다고 발표를 했고 다른 제작사들도 인하 정책에 동조하는 경우가 나타나고 있다.

이른바 ‘반값 전기차’는 가능할까? 방법은 여러 가지다. 우선 고가의 리튬이온 배터리를 가격이 저렴한 리튬인산철 배터리로 바꾸는 부분이다. 전기차의 가격 중 약 40%가 배터리 비용인 만큼 배터리의 가격 인하는 중요한 포인트다. 인산철 배터리는 중국 CATL 등이 가장 큰 경쟁력을 갖고 지난 중국 시장의 선점과 더불어 이제 본격적으로 글로벌 시장으로 발돋움 하는 배터리다. 물론 에너지 밀도가 떨어지고 무게나 부피가 큰 한계가 있으나 리튬이온 배터리 대비 약 30% 낮은 가격이 무기다.

이에 발맞춰 포드가 먼저 중국산 인산철 배터리 탑재를 공식화했다. 인산철 배터리의 한계성을 높이기 위해 셀투팩(Cell to Pack) 공법 등 다양한 기술로 에너지 밀도를 높이는 방법도 병행하고 있다. 최근 포드가 그동안 배터리 동맹을 벌였던 SK온과 사이가 벌어진 부분도 중국산 인산철 배터리를 사용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모든 것이 전기차 가격 인하를 위한 포석이라는 것이다.

미래 게임 체인저로 불리는 전고체 배터리도 있지만 대량 생산과 경제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오는 2030년을 훌쩍 넘겨야 가능한 일이다.

또 한 가지 방법은 게임 체인저 기술로 언급되는 전기차 자동변속기 탑재다. 약 7년 전 필자가 처음 언급할 당시 “전기차 변속기가 왜 필요하냐”고 반문했으나 최근 포르쉐 ‘타이칸’ 2단 변속기 탑재, 아우디 ‘e트론’ 2단 변속기 탑재, 대만 고고로의 전기이륜차 2단 변속기 탑재가 이어져 양산형으로 판매된다. 올해는 미국 이튼의 4단 변속기가 전기버스에 탑재된다.

전기차용 변속기를 탑재하면 단수가 높을수록 경제성이 뛰어나 같은 배터리로 주행거리가 30∼50% 연장되고 등판능력의 획기적 개선, 모터 등 각종 장치의 온도 유지 등으로 냉각장치가 필요 없는 1석10조 효과가 나타난다.

물론 전기차용 변속기 개발은 이제 시작이어서 글로벌 제작사가 덤벼든 상황이나 아직 시간이 많이 필요하다. 그러나 지난 11년간 전기차용 변속기 개발에 뛰어든 국내 벤처기업이 전기 이륜차용 7단 자동변속기를 세계에서 처음으로 소형 개발하는데 성공해 당장 올해 후반부터 동남아 시장의 대표 모델인 인도네시아에 5만대를 공급한다.

이러한 변속기를 전기차에 응용할 경우 리튬이온 배터리를 작은 용량 그대로 사용하면서 주행거리의 획기적 연장 등 다양한 장점으로 우리가 앞서 언급한 ‘반값 전기차’가 구현될 수 있다. 전기차의 격은 물론 무게가 낮아지면서 타이어 수명 연장, 모터 내구성 유지는 물론 기계식 주차장이나 정비용 리프트 유지, 아스팔트 수명 유지 등 다양한 인프라적 장점도 부각될 수 있다.

/김필수 대림대학교 미래자동차학부 교수(자동차연구소 소장)

※ 외부 기고는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master@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