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룡號 선택과집중-①] 우리금융, 새 진용 구축…지주 축소, 자회사 영업 강화
[임종룡號 선택과집중-①] 우리금융, 새 진용 구축…지주 축소, 자회사 영업 강화
  • 배태호 기자
  • 승인 2023.03.08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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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주 전체 인력 20% 줄이고 회장 비서실 폐지…경영 자율성 최대한 존중

우리금융그룹이 새로운 수장을 맞을 준비에 한창이다. 불안정한 대내외 금융환경 속에서 ‘과감한 쇄신’을 주문받은 임종룡 신임 회장 내정자는 ‘신기업문화 정립’을 약속하고 오는 24일 예정된 정기주주총회에 앞서 우리금융 미래 설계에 한창이다. 조직 혁신과 윤리경영 강화, 미래 먹거리 발굴이라는 숙제를 풀기 위한 임종룡호(號)의 과제와 해법을 살펴본다. <편집자 주>

임종룡 우리금융그룹 회장 내정자 (사진=금융위원회)
임종룡 우리금융그룹 회장 내정자 (사진=금융위원회)

차기 우리금융을 이끌 임종룡 회장 내정자는 ‘신기업문화 정립’을 위한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지주 조직은 대폭 간소화하고, 대신 자회사의 실행력은 강화했다. 지주는 전략 중심, 자회사는 영업 부문 강화라는 ‘선택과 집중’ 전략으로 기업 본연의 가치 실현에 힘쓴다는 방침이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임종룡 우리금융그룹 회장 내정자는 취임에 앞서 전날인 7일 지주와 은행 등 계열사 인사를 일괄 실시하는 대대적인 조직 개편으로 새 진용을 구축했다.

우선 ‘자회사 대표이사 후보 추천위원회(자추위)’를 통해 카드는 물론 캐피탈과 종금 등 2년 이상 재임하고 임기 만료를 앞둔 자회사 대표 대부분을 교체했다.

지난해 국내 금융 환경 여건으로 자회사별 실적이 엇갈린 상황에서 대부분의 대표이사를 물갈이한 것은 지주는 전략 중심, 자회사는 영업 중심이라는 본원적 가치 실천을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실제 우리금융은 각 자회사 신임 대표가 부임하는 즉시 신임 회장이 구상하는 기본 전략에 맞춰 추가로 인사와 조직 개편을 단행한다.

이런 방침은 자회사의 경영 자율성을 최대한 존중하고 보장해야 한다는 내정자의 경영 철학이 반영된 결과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실적이 좋지 못했던 자회사는 그렇지만, 어려운 업황 속에서도 좋은 실적을 냈던 자회사 대표 이사까지 새 인물을 등용한 것은, 그만큼 세대교체를 통한 조직 혁신을 확고히 하겠다는 의지”라고 설명했다.

반면 지주사는 정예화를 통한 슬림화에 나선다. 지주사의 역할을 △전략 수립 △시너지 창출 △조직문화 혁신으로 분명히 하고 이에 주력한다는 계획이다.

우선 총괄 사장제(2인)와 수석 부사장제는 폐지하고, 11개 부문을 9개로 축소한다. 이에 따라 지주 임원도 11명에서 7명으로 줄이는 한편, 임원 대부분인 6명을 교체 임명했다. 

아울러 지주 전체 인력도 약 20% 정도 줄이고 회장 비서실(본부장급)도 폐지했다. 

지주 슬림화와 정례화로 줄어드는 인력은 30~40명 수준으로 알려졌는데, 이들 대부분이 은행 소속인 만큼 현업으로 복귀시켜 은행 영업력 강화에 힘을 더한다는 계획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지주에서 근무했던 인력들은 그룹 전체 사업을 두루 살피고, 다양한 기획을 진행했던 인재들인 만큼 은행으로 돌아와 현장에 배치되면 그만큼 은행 경쟁력도 강화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조직 개편에 앞서 임종룡 내정자는 우리은행 노동조합을 만나 파트너십을 강조한 점도 조직 쇄신에는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은행 노조 관계자는 “우리은행 경영진과 노조는 서로를 가장 중요한 파트너 중 하나로 생각하고 있고, 이런 관계를 (회사와 노조 모두) 큰 자산으로 생각한다”며 “내정자가 (노조와의 만남에서도) ‘그런 부분을 이해하고, 파트너십을 갖고 잘해보자’고 말하며 새로운 시작을 준비하고 있는 만큼 달라질 조직에 대해 지켜볼 것”이라며 긍정적인 입장을 전했다.

[신아일보] 배태호 기자

bth77@shina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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