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홀딩스가 정기 주주총회를 통해 최정우 회장 라인업을 강화한다. ‘최정우 사람들’로 불리는 인사들을 사내이사로 선임, 새로운 이사회를 꾸린다는 계획이다. 최근 KT 구현모 대표가 외부 압박에 연임을 포기한 것을 거울삼아 우호적 인사들로 구성하겠다는 계획으로 보여진다.

8일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홀딩스는 오는 17일 서울 강남구 포스코센터에서 제55기 정기주총을 개최하고 사내외이사 후보 추천과 본사 소재지 이전 등의 안건을 부의한다.

이사회는 신임 사내이사로 정기섭 경영전략팀장(사장)과 김지용 미래기술연구원장(부사장)을 추천했다. 또 유병옥 친환경미래소재팀장(부사장)을 재추천했다. 이들은 모두 최 회장과 오랜 기간 호흡을 맞춘 측근이다.

정기섭 사장은 포스코인터내셔널, 포스코, 포스코에너지 등 핵심 그룹사를 두루 거쳐온 재무통으로 꼽힌다. 그는 포스코인터내셔널 경영기획실장, 포스코 재무위원, 포스코홀딩스 가치경영센터 국내사업관리 실장을 역임하며 최 회장과 함께 일해왔다. 

김지용 부사장은 포스코 신소재사업실장, 인도네시아 PT·KP 법인장, 광양제철소장, 안전환경본부장 등을 거치며 현장조업부터 판매를 아우르는 현장경험을 지녔다. 이를 기반으로 그룹 신성장 연구개발(R&D) 역량 제고에 기여할 전망이다.

유병옥 부사장은 포스코 경영전략실장, 구매투자본부장 등을 거쳐왔다. 지난해 포스코홀딩스 친환경미래소재팀장으로 선임되며 최 회장이 7대 미래 핵심사업으로 꼽은 ‘친환경 소재’ ‘수소’ 사업을 함께 영위해왔다.

따라서 이번 주총 이후 최 회장 체제에 힘이 실릴 것으로 관측된다. 포스코 회장직은 2000년 민영화 이후 끊임없는 외풍에 시달려왔다. 8.3%의 지분을 가진 국민연금공단이 포스코 최대주주로 정부의 통제권 아래에 있어서다. 최 회장은 임기는 오는 2024년 3월까지로 아직 1년 가량 남았다. 최 회장 측근으로 구성된 이사회는 그의 임기 완료와 더 나아가 연임까지 가능하게 할 내부 포석인 셈이다. 

핫이슈로 떠오른 본점 소재지 이전도 안건에 오른다. 당초 포스코는 지주회사로 전환하면서 사업회사인 포스코는 포항에 본점을, 포스코홀딩스 본점은 서울 강남구로 옮긴 바 있다. 포항 지역 시민단체는 상경 시위 등을 통해 포스코홀딩스 본점 주소지의 포항 이전을 촉구했다.

이번 주총에서 본점 소재지 포항 변경 안건 통과는 무리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포스코홀딩스는 지난 2월20일 이사회를 열어 해당 안건을 의결한 상태다. 다만 이사회는 주주가치 제고와 포스코그룹의 중장기 성장 전략을 고려해야 한다는 이유로 본점 소재지 이전에 대한 우려를 표명했다.

포스코 관계자는 “본점 소재지만 포항으로 옮기는 것으로 인력 변동이나 조직 이동은 없다”며 “소재지 이전 안건은 통과할 가능성이 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현대제철(22일)과 동국제강(24일)도 주총을 연다. 현대제철은 신규 사내이사로 김경석 전략기획본부장과 김원배 고로사업본부장을 추천했다. 동국제강도 최삼영 부사장을 신규 사내이사 후보로 추천했다.

한편 조선업계도 정기주총을 앞뒀다. 삼성중공업(17일)은 이번 주총에서 최성안 부회장을 신규 사내이사로 선임한다. 대우조선해양(21일)은 재무제표 승인의 건·이사 보수한도 승인의 건을 주총 안건으로 올렸다. HD현대의 조선중간지주사 한국조선해양(28일)은 ‘HD한국조선해양’으로의 사명변경 안건을 검토한다.

[신아일보] 최지원 기자

최지원 기자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