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부동산 PF 대출 증권사 우발채무 20조 넘겨…신용위험 노출
지난해 부동산 PF 대출 증권사 우발채무 20조 넘겨…신용위험 노출
  • 박정은 기자
  • 승인 2023.03.05 1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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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형 증권사 중심 재무건전성·자본적정성 악화 우려…모니터링 필요"
(자료=한국금융연구원)
(자료=한국금융연구원)

지난해 말 부동산 PF 대출 관련 증권사의 우발채무가 20조원을 웃돌았다. 특히 증권사가 부동산 PF 대출의 신용위험을 부담하는 매입확약 비중이 90% 이상으로 집계되면서 증권사의 건전성 악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부동산 PF는 부동산 개발을 위해 시행사와 시공사가 금융회사로부터 대출을 받아 건설하면서 분양대금으로 대출을 갚을 때 발생하는 대출채권이다.

또 PF 우발채무는 건설사가 시행사에 대해 보증한 PF 대출을 시행사 부도 등으로 인해 떠안게 되는 채무를 말한다. PF 우발채무는 규모가 크고 채무 상당 부분이 금융회사의 추가 차입에만 의존하는 것이어서 건설사 뿐 아니라 금융사에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5일 한국금융연구원이 발표한 부동산 PF 대출 관련 증권사의 우발채무 보고서에 따르면, 증권사가 보유한 부동산 PF 대출 관련 우발채무는 2022년말 20조9000억원이다. 이 중에서 매입확약은 19조6000억원으로 전체의 약 94.2%를 차지했다.

또 자기자본 기준으로 증권사를 대형사(자기자본 4조원 이상의 8개 증권사)와 중소형사(자기자본 4조원 미만의 17개 증권사)로 구분해 살펴보면, 대형사의 우발채무는 12조4000억원(전체 약 59.5%)으로 중소형사(8조4000억원)보다 약 4조원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중소형사가 보유한 우발채무 규모는 대형사보다 작지만, 매입확약 비중은 약 98.7%(8조3000억원)로 대형사의 약 91.7%(11조4000억원)를 상회했다.

증권사가 보유한 우발채무 중 매입확약 비중이 높다는 것은 그만큼 증권사가 부동산 PF 대출과 관련된 신용위험에 크게 노출돼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시공사 부실, 미분양 확대, 입주포기 증가 등에 따른 신용사건 발생 시 증권사의 우발채무가 확정채무가 될 가능성이 높으며 이로 인해 증권사의 재무건전성이 악화될 우려가 있음을 의미하기도 한다.

특히 중소형사는 우발채무의 상당부분이 고위험군 부동산 PF 대출을 기초자산으로 하고 있어 신용위험이 대형사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다는 지적이 우세하다.

또 중소형사 중 일부는 자기자본 대비 우발채무 규모가 과도하게 큰 것으로 나타나 신용위험 현실화 시 자본적정성 악화가 우려된다.

보고서는 17개 중소형사의 자기자본 대비 우발채무 비중은 평균 43.8%였다.

그러나 3개사는 해당 비중이 60%대였고, 2개사는 90%를 넘는 것으로 파악됐다.

박해식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고금리, 경제성장세 둔화, 부동산 시장 부진 등 비우호적 경제환경 지속 시 부동산 PF 대출 부실화로 고위험군 유동화증권에 대한 우발채무를 집중적으로 보유한 중소형 증권사를 중심으로 재무건전성과 자본적정성이 악화될 우려가 있어 모니터링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him565@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