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한국타이어 조현범, 자신 혁신이 우선
[기자수첩] 한국타이어 조현범, 자신 혁신이 우선
  • 이성은 기자
  • 승인 2023.03.03 0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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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가 소란하다. 오너 리스크 때문이다. 조현범 회장은 공정거래위원회, 검찰의 조사 대상이 됐다. 조 회장은 회장에 오르기 전부터 형제 간 경영권 분쟁으로 세간의 집중을 받은 후 다시 법원을 드나들고 있다.

조 회장은 지난해 1월 회장에 오른 뒤 같은 해 11월 계열사 부당지원으로 공정위로부터 과징금 80억원과 검찰 고발 조치됐다. 한국타이어가 계열사 MKT(한국프리시전웍스)로부터 타이어 몰드를 고가로 구매해 이익을 몰아주며 부당지원했다는 이유다.

부당지원이 이뤄진 지난 2014년 2월부터 2017년 12월까지 MKT는 매출액 875억2000만원, 영업이익 323억7000만원을 기록했다. 매출이익률은 42.2%로 경쟁사 대비 12.6%포인트(p) 높았다. MKT는 지난 2016년부터 2017년 조 회장에게 65억원 등 총수일가에 총 108억원의 배당금을 지급했다.

조 회장의 집무실은 검찰의 압수수색 대상이 됐다. 조 회장 집무실과 함께 한국타이어, 지주사 한국앤컴퍼니, MKT 등이 모두 압수수색을 받았다.

검찰은 조 회장을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를 벌였다. 검찰은 조 회장이 계열사에 부당하게 이득을 몰아주는 과정에서 지시·관여했는지 등을 조사했다. 또 검찰은 한국타이어가 MKT에 몰아준 이익이 조 회장 등 총수 일가에 흘러간 것으로 의심했다.

조 회장의 혐의는 횡령·배임으로 이어졌다. 검찰은 계열사 부당지원과 별개로 조 회장이 회삿돈을 사적으로 유용한 정황을 포착하고 조 회장의 자택을 압수수색했다. 검찰은 조 회장이 회사자금을 개인 집수리, 수입차 구입 등에 사용한 것으로 봤다. 또 현대자동차 협력사인 리한의 박지훈 대표에게 MKT 자금 130억원가량을 부당하게 빌려준 혐의를 받는다.

조 회장은 횡령·배임으로 다시 검찰에 출석했다. 조 회장은 지난달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사부에 출석해 압수당한 휴대전화의 디지털 포렌식 작업에 참관했다.

조 회장은 앞으로도 계속 검찰 조사에 신경을 쓸 수밖에 없다. 한국타이어는 사실상 경영 리더의 부재가 우려된다. 다른 대기업 오너들이 대외 경영위기를 타파하기 위해 노력하는 반면 조 회장은 스스로 위기를 만들었다.

조 회장은 지난해 5월 충남 태안군에 아시아 최대 규모 테스트 트랙 ‘한국테크노링’을 오픈하며 “혁신하지 않으면 도태될 수밖에 없는 현실을 누구보다 가슴 깊이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조 회장은 기업 혁신에 앞서 자신의 혁신이 더욱 시급하다. 오너 리스크를 없애기 위해 지금까지 이어온 경영 방식과 인식의 혁신을 가슴 깊이 느껴야 한다. 검찰 조사만 받으면 도태된다.

sele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