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 쌓이는 주택 미분양, 10년 만에 최다 물량 적체
계속 쌓이는 주택 미분양, 10년 만에 최다 물량 적체
  • 남정호 기자
  • 승인 2023.02.28 1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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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전국 7만5000호 돌파…1년 4개월간 5배 넘게 급증
전문가 "정책적 지원 없으면 당분간 증가세 계속될 것"
경기도 김포시 일대 아파트 단지. (사진=신아일보DB)
경기도 김포시 일대 아파트 단지(*기사 특정 내용과 무관). (사진=신아일보DB)

전국 미분양 주택 수가 7만5000호를 넘기며 10년 만에 최다치를 기록했다. 2021년 9월 이후 1년 4개월 만에 5배 넘게 급증했다. 고금리와 부동산 경기 악화 상황이 지속되고 있어 정책적 지원 없이는 당분간 미분양 증가세가 이어질 전망이다.

28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 미분양 주택은 7만5359호로 전월 6만8148호 대비 10.6% 늘었다. 지난 2012년 11월 7만6319호 기록 후 10년 2개월 만에 가장 많다.

전국 미분양 주택은 2021년 9월 역대 최소인 1만3842호까지 감소했다가 이후 오름세로 돌아섰고 이후 1년 4개월 만에 5.4배 급증했다. 지난해 5월부터 9개월 연속 증가세며 특히 작년 9월부터는 매달 전월 대비 10% 넘는 증가율을 보였다.

지역별로는 지방 6만3012호, 수도권 1만2257호로 지방 미분양 물량이 전체의 83.7%를 차지했다. 지방과 수도권 미분양 물량은 2021년 9월과 비교해 각각 5.1배와 8.7배 늘었다.

전문가들은 현재 고금리와 경기 침체에 위축된 주택·분양시장 분위기에서 취득세 감면이나 양도소득세 비과세 등 미분양 물량을 대상으로 한 정책적 지원 없이는 당분간 미분양 물량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고 전망했다.

김성환 한국건설산업연구원(건산연) 부연구위원은 "분양가 상승이 불가피하고 가격 상승에 대한 시장 기대감도 떨어진 상태에다가 금리 영향 등에 이자 부담도 커진 상황"이라며 "앞으로도 분양 물량이 계속 나오면 시장 기대가 떨어진 상황에서 당분간 미분양 물량이 계속 늘어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도 "현재로서는 미분양을 대상으로 한 직접적인 제도적 장치가 나오기 전까지는 소진이 쉽지 않아 더 적체될 수 있을 것"이라고 봤다.

이런 상황에서 앞으로 분양시장은 가격과 입지 등에 따른 양극화가 더욱 심화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김성환 부연구위원은 "시장이 안 좋다는 건 수요가 줄어 상위 상품 외 열위 상품까지 볼 여력이 없다는 것"이라며 "양극화는 더 심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될 것으로 본다"고 했다.

이와 함께 이날부터 시행된 무순위 청약 무주택·거주지 요건 폐지는 1주택 갈아타기 수요를 시장에 끌어들여 미분양 증가세를 일정 부분 억제할 요인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고금리에 따른 이자 부담 증대로 다주택자들의 분양시장 진입에는 제약이 있을 전망이다.

권일 팀장은 "분양가가 앞으로도 계속 오르는 만큼 미분양으로 눈을 돌릴 여지가 생기는 것"이라며 "미분양 발생을 다소 둔화시킬 요인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봤다.

south@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