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순신 낙마… 검사 출신 포진한 인사 시스템 '구멍'
정순신 낙마… 검사 출신 포진한 인사 시스템 '구멍'
  • 이인아 기자
  • 승인 2023.02.27 07:2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정순신(57) 변호사에 대한 '부실 검증' 여론이 거세지고 있다. 

국가수사본부장에 임명됐던 정 변호사는 임기 하루 전인 25일 아들 학교폭력 사건으로 사의했다.

윤희근 경찰청장은 공모 당시 지원자 3명 중 윤 변호사를 최종 후보로 낙점해 윤석열 대통령에게 보고했고 윤 대통령이 이를 받아들였다. 

검찰 출신이 국수본부장에 임명되자 경찰 내부에서는 검찰이 수사권을 통째로 장악했다는 불만이 포출되기도 했다. 임명 후 정 변호사 아들이 과거 학교폭력 가해자였다는 사실이 드러나며 논란이 더해졌다. 

정 변호사 아들은 고교재학 시절 기숙사 같은 반 동급생에게 9개월 간 언어폭력을 가해 교육청의 재심에 재심을 거쳐 전학 처분을 받았다. 

국수본부장 채용 과정에서 학교폭력 사건이 걸러지지 않은 데에 후보자를 부실하게 검증했다는 비판이 일게 됐다. 일각에서는 검사 출신이 주로 포진한 정부의 인사 시스템에 원인이 있다고 봤다. 

현재 정부의 공직 후보자 인사 임명은 추천과 1차 검증, 2차 검증을 거친다. 인사 추천 업무는 대검찰청 사무국장 출신의 복두규 기획관이 있는 대통령 인사기획관이, 1차 검증 실무는 법무부 인사정보관리단, 2차 검증은 검사 출신인 이시원 공직기강비서관이 맡고 있다. 검사 출신이 전담하는 셈이다. 

후보자가 같은 검찰 출신이라 검증이 철저하게 이뤄지지 않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제 식구에 대한 믿음 때문에 객관적인 검증이 부족했다는 지적이다.

또 윤석열 정부가 도입한 공직예비후보자 사전질문서에 후보자가 아들 학교 폭력 전력을 기술하지 않고 숨겼다는 점에서 사전질문서의 실효성에 대한 의문도 커졌다. 

대통령실 부실 검증을 인정하며 개선 방안을 찾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도운 대변인은 "공직자 검증은 공개된 정보, 합법적으로 접근 가능한 정보, 세평 조사를 통해 이뤄지는데 자녀와 관련한 문제다 보니 인사 검증에 미흡한 점이 있었다"며 합법적 범위에서 개선 방안이 있는지 찾아보겠다"고 말했다.  

inahle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