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포커스] 이재명 체포동의안 A-Z… 여론, 어디로 쏠릴까
[정치포커스] 이재명 체포동의안 A-Z… 여론, 어디로 쏠릴까
  • 강민정 기자
  • 승인 2023.02.25 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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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 당사자는 '민생' 당은 '적극 엄호' 투 트랙
지지층 결집하나 중도는 '글쎄'… 여론전 총력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4일 열린 국회 본회의에 출석해 있다. (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4일 열린 국회 본회의에 출석해 있다. (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에 대한 체포동의안이 24일 국회 보회의에 보고, 오는 27일 표결이 예정돼 여의도 공기가 더욱 얼어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민주 "檢, 하루에 한 번 꼴로
李 압수수색… 집요 탄압·비정상"

민주당은 이 대표 체포동의안에 대비, '투 트랙 전략'을 펼치는 모습이다. 검찰의 구속영장 청구의 부당함을 재차 강조하며 당내 단일대오 기조가 굳건함을 거듭 내비쳤다.

당 지도부와 대변인단은 24일 이 대표 엄호 총력전에 나섰다. 이 대표를 향한 검찰의 공세를 개인에 한정하지 않고 사실상 '당'을 향한 공세로 본 것이다. 

박찬대 최고위원은 "지난 대선 이후 이 대표와 관련한 압수수색은 무려 332건이나 있었다. 오늘이 대통령 선거일로부터 352째 되는 날"이라면서 "대선 이후로 하루에 한 번 꼴로 압수수색했단 말이다. 독재국가에서도 이처럼 집요한 탄압은 사례를 찾아보기 힘들다"고 지적했다.

박 최고위원은 "민주화 이후 대선 경쟁 후보를 탄압한 사례는 지금껏 한 번도 없었다"며 "이 대표가 돈 받은 게 없으니 배임이니, 제3자 뇌물죄니 혐의를 뒤집어씌우고 시민을 위해 열심히 일해서 성과를 낸 게 대역죄라도 되는 것처럼 몰아세우고 심지어 제1야당 대표라서 구속해야 된다고 한다. 이게 윤석열 대통령이 생각하는 공정과 상식이냐"고 날을 세웠다.

서영교 최고위원은 "332번, 이 대표가 안 아플리가 있나. 이 대표 가슴이 찢어지지 않을 리가 있나. 주변에 압수수색 당한 그 수많은 사람들이 지금 어떻게 살고 있을지 상상이나 가시냐"면서 "이런 압수수색을 마구 해대는 검찰, 332번. 절대로 이 검찰은 정상적인 검찰이 아니다"고 비판했다.

안호영 수석대변인은 "검찰의 구속영장 청구는 윤석열 정권의 무능과 실정을 향한 이 대표의 비판에 대한 두려움 때문"이라며 "하지만 이 대표를 구속해 정권을 향한 비판을 막으려는 거찰의 시도는 실패할 것"이라고 일축했다.

◇이재명, 별다른 언급·해명 없이
尹정부 실책 지적… '민생' 강조해

이재명 대표는 전날(23일) 기자 간담회를 열어 자신의 무고를 적극 피력한 것과 달리, 체포동의안이 본회의 보고되는 이날엔  별다른 언급 없이 윤석열 정부의 실책을 꼬집는 데 집중했다.

이 대표는 "정부의 진영편향적인 종속 외교가 대한민국의 안보 리스크를 키우고 있다"며 "현재까지 정부의 외교 노선을 보면 '친구 아니면 적', '모 아니면 도' 식의 단세포적 접근법을 갖고 있는 것 같다. 국익이 완전히 실종되고 있다"고 거세게 비판했다.

그러면서 '다케시마의 날에 한·미·일 연합훈련이 열린 것', '미·일 공식 보도자료에서 동해(east sea)가 아닌 일본해라고 적힌 것' 등을 꼬집은 뒤 "북한의 도발에 맞서서 대비하는 건 좋지만, 우리가 일본의 발밑으로 들어가는 건 결코 정당화될 수 없다'면서 "미·일의 아바타가 되려고 하지 말라. 국익 중심의 균형 잡힌 실리외교를 펴야 한다"고 질타했다.

이 대표는 이날 의원총회에서도 별도 모두발언을 하지 않았다.

박홍근 원내대표는 여야 간 쟁점 법안인 '양곡관리법'을 꺼내들었다. 민주당은 정부의 쌀 매입 의무화 기준을 완화한 양곡관리법 수정안을 제출한 상태다.

이에 대해 정부·여당은 과잉 생산을 부추길 우려가 있다며 반대 의사를 표해 대립하고 있다.

박 원내대표는 "민주당은 이를(양곡관리법 개정안) 27일 본회의에서는 반드시 처리할 것"이라면서 "의장 중재안을 심도 있게 논의해 왔고, 정부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애초 개정안에서 양보했고, 끝까지 정부·여당과 소통하기 위한 의지를 반영했다"고 선 그었다.

아울러 "오늘(24일) 본회의 처리도 가능하나, 27일 본회의에서 양곡관리법을 처리하려는 건 정부와 여당에 좀 더 숙고하고 수용할 수 있는 시간을 주기 위함"이라며 "쌀값 안정과 농가소득 보전이 시급한 상황에서 정부와 집권당이 이렇다 할 대책을 내놓지 않고 법안 처리를 차일피일 미루는 사이, 그 피해는 오롯이 노민과 국민의 몫이 되고 있다. 다시 한 번 정부여당의 책임 있는 답변을 촉구한다"고 압박했다.

이 대표가 공식 석상에서 검찰의 수사에 대한 언급을 자제하고 민생 어젠다를 내세우는 건 지속된 언급으로 자신의 '사법 리스크'에 대해 집중이 쏠리는 걸 미연에 방지하고, 대안정당으로서 모습을 강조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이 국회에서 과반 의석을 차지한 제1당이라는 것도 영향을 끼친다. 체포 동의안은 국회 재적의원 과반 출석, 과반 찬성으로 통과되는데 현재 총 299명 가운데 민주당 소속 의원이 169명이므로 사실상 체포 동의안 부결에 무게가 실린다.

아울러 이 대표와 민주당 측은 검찰이 '사법 리스크' 관련해 결국 기소할 것이라 보고 있는데, 법정 다툼으로 넘어가는 상황도 염두에 두고 있는 걸로 보인다. 그 경우 이 대표의 발언이 노출될 수록 오히려 불리해질 수 있는 상황이 빚어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24일 열린 국회 본회의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체포동의안 등에 대한 의사국장의 보고가 이뤄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24일 열린 국회 본회의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체포동의안 등에 대한 의사국장의 보고가 이뤄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與 "실질영장심사 받으라" 압박
3월 임시국회, 쉼 없이 1일에 열어

국민의힘은 이재명 대표에 대한 맹공을 멈추지 않고 있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24일 "우리가 보면 말도 안 되는 일이지만 그래도 또 선전 여하, 홍보 여하에 따라서 국민들이 어떻게 받아들일지는 다르게 느껴질 수 있기 때문에 이 대표나 민주당의 지금까지의 행태나 발언이 기존 입장과도 전혀 다르고, 자신들이 한 말과 다르고, 실질적으로 특권을 요구하는 것이고 있어서는 안 되는 일이라는 점을 우리 당이나 우리 의원님들이 적극적으로 국민들에게 홍보하는 일이 꼭 필요한 것 같다"고 여론전에 신경써야 한다는 취지로 언급했다.

주 원내대표는 "우리 머릿속으로만 '저거, 말도 안 되는 것 저래서 되겠나' 이렇게 하지 마시고 우리 당원들이나 주변에 카드뉴스라든지 정리된 우리의 논리를 널리 홍보해 주기 바란다'면서 "법리적인 면에 대한 설명과 자료 배포가 있을 텐데, (이를) 적극 활용해서 국민들이 제대로 이 현안을 이해하도록 해 주길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여야는 3월 임시국회 개회일을 두고도 실랑이를 한다. 민주당은 현행 국회법에 따라 1일에 바로 이어 열 것을 주장하나, 국민의힘은 6일을 들었다.

'개회일'을 두고 이들의 의견이 갈리는 건 불체포특권 때문이다. 이 대표는 현역 의원으로 국회가 열린 동안에는 불체포특권을 받는다. 이번 체포동의안 보고 역시 이에 따른 절차다. 

이와 달리 국회 문이 닫혀있다면 불체포 특권이 발동하지 않으니 그 기간 동안 영장실질심사를 받으면 된다는 게 국민의힘의 주장이다.

강원랜드 사태 당시 불체포특권을 포기하고 영장실질심사를 받은 전력이 있는 권성동 의원은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이 대표가) 본인의 혐의에 대해 자신이 없는 거다. 그 혐의를 부인하기 힘들기 때문에 그런거 아니냐"며 "영장실질심사를 했을 때 구속 가능성이 높다고 본인 스스로 판단하는 게 아니냐, 그렇게 생각한다"고 쏘아붙였다.

이어 "지금 이 대표는 백 마디 말보다는 단호한 결단력 있는 행동이 필요한 시점"이라면서 스스로 영장실질심사를 받거나, 체포동의안 부결시 3월 임시국회 개회를 지연해 불체포특권을 받지 않을 것을 주장했다.

김미애 원내대변인은 논평에서 "3월1일까지 이 대표 방탄을 하겠다는 민주당의 후안무치에 개탄하지 않을 수 없다"며 '국민의힘은 이 대표가 법원의 영장실질심사를 받을 수 있는 기간을 주자고 줄곧 주장했으나 민주당은 아랑곳하지 않았다"고 질타했다.

아울러 "3월1일부터 시작하는 임시국회는 민생과는 전혀 상관없는 것으로, 거대 야당 민주당이 범죄혐의자인 이재명 비호에 다 걸기한 묻지마식 의회 폭거다"고 몰아세웠다.

김진표 국회의장은 헌법 제47조1항에 의거, 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를 비롯한 의원 전원 명의로 집회요구서가 제출됨에 따라 다음달 1일 오후 2시 국회의사당에서 3월 임시국회를 연다고 이날 밝혔다.

◇정의·시대전환-기본소득 입장 달라
'부결' 무게 실리나 이탈표 발생 소지도

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체포동의안 가·부결 관련, 민주당을 제외한 정의·기본소득당의 입장이 다른 것도 주목할 대목이다.

먼저 정의당은 검찰의 공정함에 대해서는 일부 의견이 일치하나, 이 대표가 대선후보 시절 공약했던 것처럼 불체포 특권을 내려놓고 스스로 영장실질심사를 받을 것을 촉구했다.

정의당 이은주 원내대표는 24일 국회 본회의 비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체포동의안은 유무죄에 대한 평결이 아니며, 불체포특권을 해지해 영장심사를 받게 하자는 것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면서 "그간 이 대표는 무고를 주장하며 검찰 수사에 협조해 왔다. 말대로라면 영장심사를 거부할 이유가 없다"고 압박했다.

시대전환 조정훈 의원도 앞서 인터뷰 등에서 이 대표에게 불체포특권을 내려놔야 한다는 취지로 주장해 왔다.

기본소득당 원내대표인 용혜인 의원은 이날 국회 기자회견에서 "정의당과 일각 정치인들은 불체포특권이 '특권'이기에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이 대표에게 '불체포특권을 스스로 내려놓으라'고 요구하기도 한다"며 "나는 불체포특권을 폐지해야 할 부당한 특권으로만 바라보는 태도에 동의할 수 없다"고 선 그었다.

용 의원은 "입법부는 국민의 대표로서 행정부를 견제하고 감시할 의무가 있고, 이를 위해서는 의정활동의 독립성이 반드시 보장돼야 한다"며 "국회의 동의 없이 국회의원을 체포 및 구금할 수 없도록 한 불체포특권은 행정부의 부당한 권력행사로부터 입법부를 보호하기 위해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즉, 불체포특권은 개인이 '내려놓을' 수 있는 주관적인 권리가 아니라, 국민의 대표인 국회가 행정부의 사정권력에 굴하지 않고 제 기능을 하기 위해 고안된 헌법적 장치"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나는 이 대표 체포동의안에 부동의 의사를 표하고자 한다. 검찰이 제시한 이 대표의 체포사유가 불체포특권을 내려놓고 구속돼야 할 만큼 심각하다고 판단하지 않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이를 종합하면 현재 국민의힘(119석)과 정의당(6석), 시대전환(1석) 등 총 126석은 이 대표의 체포동의안에 대해 가결표를 던질 확률이 크다.

반대로 민주당(169석)과 기본소득당(1석) 등 170석은 부결에 무게를 실을 것으로 보인다.

현 기준 무소속 의원은 김진표(국회의장), 김홍걸, 민형배, 박완주, 양정숙, 양향자, 윤미향 의원 등으로 모두 민주당 출신이다. 
양향자 의원 경우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입법 과정에서 당과 마찰을 빚은 바 있어 가·부결 중 어디에 표를 행사할지 미지수이나, 그를 제외하더라도 약 6표 정도가 부결에 표를 보탤 것으로 관측된다.

그렇다면 '부결'은 총 176표가 된다. 

앞서 밝혔듯 이 대표의 체포동의안이 국회에서 가결되기 위해선 재적의원 과반 출석, 그중 과반 찬성을 얻어야 한다.

오는 27일 본회의에 의원 전원이 참석한다 가정했을 때 대략 150석가량의 가결표를 획득해야 하는 것이다. 시뮬레이션대로 투표가 진행되더라도 대략 14석이 부족한 상황이다.

사실상 민주당이 거대 의석을 보유한 제1당인 만큼 어려운 실정이나, 이번 투표가 무기명으로 진행되는 만큼 '이탈표'가 발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순 없다.

특히 당내서도 일부 소신파를 중심으로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와 당을 분리해야 한다, 이 대표가 스스로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민주당이 거듭 '결연한 의지'나 '단일대오' 등을 강조하는 것도 사실상 표 단속이 배경인 것으로 풀이된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4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자리에 앉아 있다. (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4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자리에 앉아 있다. (사진=연합뉴스)

 

◇민주당, '李 공세'에 지지층 집결해
여론, '이재명 구속'에 다소 쏠려 있어

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체포동의안 국면 관련 여론조사 동향을 살펴보면 이 대표와 민주당 지지층은 결집 현상이, 중도층은 미온적인 태도가 드러난다.

24일 공표된 한국갤럽 여론조사(지난 21~23일, 전국 성인남녀 1000명)에 따르면 정당 지지도는 △국민의힘 37% △민주당 34% △정의당 4% △기타 1% △무당층 24% 등으로 집계됐다.

직전 조사(2월 3주, 지난 14~16일)와 비교하면 국민의힘은 동률인 반면 민주당은 2%p 상승한 게 눈에 띈다. 민주당과 검찰 간 갈등이 심화될 수록 지지층이 결집한 것이다. 

전날(23일) 리얼미터가 미디어트리뷴 의뢰로 지난 21~22일 전국 성인남녀 1004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정당 지지도 여론조사에 따르면 국민의힘 40.9%, 더불어민주당 45.7%, 정의당 1.8% 등을 각각 나타냈다.

민주당 정청래 최고위원은 이날 "어제 발표된 여론조사에서 민주당 45.7%, 국민의힘 40/9%. 민주당이 1등을 하면 언론도, 정치권도 다들 조용하다. '민주당 지지율 1등'이라는 기사는 눈 씻고 찾아봐도 찾을 수가 없다"고 비꼬았다. 지지층 결집, 혹은 우호적인 국민 여론을 에둘러 내비치는 것으로, 여론전의 일부로 해석될 소지가 있다.

한국갤럽 여론조사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직무 수행 평가에 대한 긍·부정 평가 변화 추이도 주목할 부분이다.

윤 대통령의 직무 수행에 대한 긍정 평가는 2월 2주차(지난 7~9일) 59%→ 2월 3주차(지난 14~16일) 58%→2월 4주차 56%로 하락세를 보였다. 부정 평가는 2월 2주차 32%→2월 3주차 35%→2월 4주차 37%로 올랐다. 

이 대표는 지난 17일 구속영장 내용을 직접 반박하며 결백을 거듭 강조했고, 전날에는 기자 간담회를 열어 재차 해명하는 자리를 마련한 바 있다.

다만 같은 여론조사에서 이 대표를 '구속 수사해야 한다'는 49%, '안 되나'는 41%로 각각 집계됐다.

한편 기사에 인용된 모든 여론조사의 오차범위는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p,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를 참조하면 된다.

mjkang@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