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협회, 숙제는 '수출역동성' 높이기 최선 방침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과 구자열 한국무역협회 회장이 경제단체장 마지막 임기를 맞는다. 이들 회장은 대외 불확실성과 위기 극복 해법 찾기를 통해 존재감을 부각시킬 전망이다.
23일 재계에 따르면, 최 회장과 구 회장은 각각 지난 22일 열린 정기총회를 통해 공식적인 임기 3년차에 돌입했다. 공통 키워드로 '소통'을 앞세운다는 게 똑같다.
지난 2021년 3월 취임한 최 회장은 대한상의를 경제계 대표 경제단체로 변모시켰다. 특히 국내 4대 그룹 총수 중 처음으로 대한상의 회장을 맡은 최 회장은 경제계 변화를 주도했다는 평가다.
변화의 중심은 소통이다. 최 회장은 취임 당시부터 소통을 강조했다. 최 회장은 취임 당시부터 취임식 대신 비대면 타운홀 미팅을 열고 “이해관계자와 함께하는 소통 채널을 만들고자 한다”며 소통을 경제 위기의 해법 중 하나로 제시했다.
최 회장은 우선 대한상의 직원과 소통했다. 그는 취임 직후인 지난 2021년 3월 대한상의 직원들과 ‘온라인 상견례’를 열고 자유롭게 대화하는 시간을 가졌다.
TV 예능 프로그램에도 데뷔했다. 최 회장은 지난해 SBS TV 토크쇼 ‘식자회담’에 출연해 MC로 활약했다. 이 프로그램은 대한상의가 ‘한식의 산업화’를 주제로 진행한 ‘국가발전 프로젝트 시즌2’의 일환이었다. 앞서 최 회장은 지난 2021년 진행한 국민 아이디어 공모전으로 열린 프로젝트 시즌1에서 심사위원과 멘토로 나서기도 했다.
특히 최 회장은 국내외 대통령 참석 행사를 주최하며 민관 경제협력의 다리 역할을 톡톡히 했다는 평가다. 대한상의는 지난달 스위스에서 열린 다보스포럼 내 ‘한국의 밤’ 행사를 처음으로 주최했다. 이와 함께 최 회장은 윤석열 대통령의 아랍 에미리트(UAE)·스위스 순방길을 동행하며 한국 대표 경제단체장으로서 존재감을 드러냈다.
최 회장 임기는 내년 3월까지다. 최 회장은 임기를 고려하면 사실상 올해 안에 역점 사업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해야 한다. 특히 최 회장이 재계에서 주도적으로 추진하는 2030 부산 세계박람회(엑스포) 유치는 올해 현지 실사, 4·5차 경쟁 PT를 거쳐 오는 11월 최종 결정된다.
지난 2021년 2월 제31대 무역협회 회장에 오른 구 회장도 무역업계를 대변하기 위해 소통에 직접 뛰어들었다. 무역협회는 2006년 이후 15년 만에 관료 출신이 아닌 민간 출신 회장을 맞았다.
구 회장은 무역업계 애로사항 청취와 해결책 도출에 적극 나서왔다. 그는 지난 1월 경북 포항 포스코 포항제철소 부두에 위치한 중소기업 화물 합적·운송 현장을 방문했다. 벌크화물 수출 기업들의 사업 만족도와 애로사항을 직접 청취하며 중소기업 수출입 물류난 해소 지원을 약속했다. 구 회장은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상생이 물류난 극복의 해법”이라며 “무역협회는 기업 지원 확대와 물류애로 해소를 위해 정부와 긴밀한 협조를 이어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구 회장은 지난해 11월 존 오소프 미국 조지아주 상원의원을 만나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대한 국내 무역업계 우려를 전달했다. 당시 구 회장은 “미국에 진출한 한국 기업들이 부당한 차별을 받지 않도록 신경 써 달라”며 “현대차 등 한국 기업들이 조지아주를 비롯해 미국 내 대규모 투자를 통해 생산과 고용 창출에 기여하고 있는 점을 감안해 IRA 시행 시기를 3년 이상 유예하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모색해달라”고 요청했다.
구 회장은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2023년도 무역협회 정기총회’에서 올해 사업목표로 ‘무역 패러다임 전환을 위한 신 수출 동력 발굴’을 제시했다. 또 △무역현장 애로 발굴 및 중소‧중견기업 맞춤형 지원 △신 통상질서 대응 및 글로벌 네트워크 강화 △디지털 기반 서비스 강화 및 무역 인프라 확충 △글로벌 무역 환경 변화에 따른 수출 경쟁력 강화 △신성장 수출 산업 육성 및 무역의 부가가치 제고 등 5대 전략과 세부 계획을 공개했다.
구 회장의 임기도 내년 초(2월)까지다. 구 회장은 급변하는 무역환경 변화에 대응해 수출 역동성을 높이는 데 최선을 다할 방침이다. 무역현장 애로 해소에 특화된 온라인 플랫폼 도입, 빅데이터와 인공지능을 활용한 맞춤형 무역정보 서비스 확대, 기업의 통상 마찰 대응 밀착 지원 등으로 수출 외연 확대에 집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