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전쟁 1년… 민간인 사상자 2만명 넘었다
우크라 전쟁 1년… 민간인 사상자 2만명 넘었다
  • 권나연 기자
  • 승인 2023.02.22 1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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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HCHR 보고서… 사망 8006명‧부상 1만3287명
미 “러, 결코 승리 못해” vs 러 “전쟁은 서방탓”
러시아군 포격으로 부서진 헤르손의 버스정류장.(사진=로이터/연합뉴스)
러시아군 포격으로 부서진 헤르손의 버스정류장.(사진=로이터/연합뉴스)

“누군가는 음식을 사러가는 평범한 일상에서 목숨을 잃고 또 다른 이는 민가를 가리지 않는 무차별 폭격으로 다리를 잃었다.”

러시아의 침공으로 시작된 우크라이나 전쟁이 24일 1년을 맞는다.

전쟁의 원인을 ‘서방의 탓’으로 돌리고 있는 러시아와 ‘영토 수호’를 외치며 결사항전으로 맞서는 우크라이나의 긴 싸움이 이어지면서 전쟁지역의 민간인 사상자는 2만명을 넘어섰다.

21일(현지시간) 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OHCHR)가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2022년 2월 24일부터 2023년 2월 15일까지 우크라이나에서 발생한 사상자는 최소 2만1293명에 달한다고 연합뉴스가 보도했다.

사망자는 8006명, 부상자는 1만3287명으로 집계됐다. 마리우폴, 리시찬스크, 포파스나 등 지역에서는 조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점을 감안하면 실제 사상자 수치는 보고서를 훨씬 웃돌 것으로 보인다.

민간인 사상자의 대부분은 폭발 무기로 희생됐다. 러시아가 병원, 학교 등이 위치한 민가지역을 가리지 않는 대규모 공습을 강행하면서 민간인들은 비극의 중심에 놓였다. 일부는 지뢰와 폭발물 잔재로 팔다리를 잃거나 목숨을 빼앗기기도 했다.

러시아 군인의 총포 앞에서 공포에 떨고 있는 한 우크라이나 어린이의 사진은 전쟁의 참상을 여실히 보여주기도 했다. 전쟁기간 동안 어린이도 최소 487명이 사망하고 954명이 다친 것으로 파악됐다.

보고서는 “전쟁으로 민간인들이 엄청난 대가를 지불하고 있다”며 “사망한 민간인들은 집에 있거나 음식을 구하러 가는 등 삶을 영위하는 데 필요한 일을 하다가 변을 당했다”고 지적했다.

군인에서 민간인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희생자가 나왔지만 전쟁의 터널은 끝이 보이지 않는다. 미국은 우크라이나에 5억 달러(약 6500억원) 규모의 새 군사 원조 계획을 제시하며 본격적으로 전쟁에 뛰어든 형국이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날 폴란드 왕궁 정원의 쿠비키 아케이드에서 진행한 연설에서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는 그 어느 때보다 강력하다. 우린 나토의 모든 영토를 수호할 것이며 러시아는 결코 승리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미국은 우크라이나 전쟁 1년을 앞두고 러시아의 200여 개인과 독립 기관을 상대로 추가 제재를 예고하며 압박에 나섰다. 반면 러시아는 이번 전쟁의 책임은 전적으로 서방에 있다고 정면으로 맞섰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국정연설에서 “전쟁을 일으킨 것은 서방이고, 이를 억제하려 한 것은 우리였다”며 “국민 대다수가 돈바스 방어를 위한 우리 작전을 지지한다. 우리를 패배시키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미국이 새 유형의 핵무기를 개발 중이고 일부 미국 인사들이 전면적 핵무기 시험 가능성을 고려하는 것을 분명히 알고 있다”며 “미국이 핵실험을 할 경우 우리도 똑같이 할 것”이라며 전쟁에서 물러서지 않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kny0621@shinailbo.co.kr